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오윤 작가의 대표 공공미술 작품 가운데 하나인 서울 구의동 테라코타 벽화가 재건축 과정에서 철거 위기에 놓이면서 시민사회와 문화예술계의 보존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문제가 된 작품은 서울 광진구 구의동 우리은행(옛 산업은행) 지점 건물 내·외벽에 설치된 테라코타 부조다.
이 작품은 1974년 당시 28세였던 오윤 작가가 노동자들과 함께 흙을 빚고 구워 만든 공공미술 작품으로, 노동자의 삶과 공동체 정서를 담아낸 초기 민중미술 작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건물 매각과 재건축 계획이 추진되면서 벽화 역시 철거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시민들과 예술계는 “한국 현대 공공미술사의 중요한 유산이 사라질 위기”라며 작품 보존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시민들은 최근 차기 서울시장에게 작품의 이전 보존을 요청하는 온라인 청원 운동을 시작했으며, 오는 5월 20일까지 1만 명 서명을 목표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청원 참여자들은 “이 작품은 단순한 건물 장식이 아니라 한국 공공미술의 초기 역사를 보여주는 희귀 문화유산”이라며 “안전한 해체 후 공공기관이나 미술관으로 이전 보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윤은 한국 민중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평가받는다. 회화·판화·조각 등 400여 점의 작품을 남겼으며 사회 현실과 민중의 삶을 예술로 담아낸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2005년 옥관문화훈장을 추서받았고, 2006년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대규모 회고전이 열리기도 했다.
특히 구의동 테라코타 부조는 노동자들과 함께 제작한 과정 자체가 작품 의미의 일부로 평가된다. 예술성과 함께 공공성과 공동체 정신을 담아낸 상징적 작품이라는 점에서 보존 가치가 크다는 의견이 나온다.
오윤 유족 역시 해당 작품이 사적으로 매각되기보다 시민 자산으로 보존되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와 문화예술계는 오는 8월 예정된 철거 이전에 서울시와 관계 기관이 작품의 역사성과 공공성을 공식 검토하고 보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재개발과 도시정비 과정에서 공공미술과 문화유산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개발 논리 속에서 사라질 위기에 놓인 문화 자산을 시민의 기억과 공공의 유산으로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도시는 끊임없이 새로 지어지지만, 한 시대의 기억과 공동체 정신은 한번 사라지면 다시 복원하기 어렵다.
오윤의 구의동 테라코타 벽화 논란은 단순한 철거 문제가 아니라 개발과 문화 보존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는지를 묻는 상징적 사례다.
특히 노동자들과 함께 만든 공공미술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 벽화는 개인의 창작물을 넘어 시민 공동의 역사적 자산으로 볼 필요가 있다. 도시 경쟁력은 높은 건물만이 아니라, 그 도시가 기억을 어떻게 보존하느냐에서도 결정된다는 점을 이번 논란이 보여주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