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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 피부 속 ‘나노 고속도로’ 열었다… KAIST와 초소형 배달 기술 개발

기존 대비 절반 이하인 20nm 캡슐 구현… 국제 학술지 ‘ACS Nano’ 표지 장식
식물 성분으로 캡슐 벽 강화해 ‘안정성’ 확보… 아이오페·프리메라 제품 적용

지이코노미 양하영 기자 | 화장품의 좋은 성분을 피부 깊숙이 전달하는 일은 마치 좁은 골목길을 통과해 택배를 배달하는 것과 같다. 배달 상자가 작으면 골목(모공) 통과가 쉽지만 상자가 약해지기 쉬운 것이 그간의 난제였다. 아모레퍼시픽은 이 문제를 해결해, 기존보다 훨씬 작으면서도 단단한 ‘나노 배달 캡슐’ 기술을 개발했다.

 

 

■ “작은 게 전부는 아니다”... 20nm 초소형 캡슐의 탄생

 

아모레퍼시픽 R&I 센터는 KAIST 최시영 교수팀과의 협력을 통해 약 20나노미터(nm) 크기의 초소형 나노 전달체(Lipo3Ex) 기술을 구현했다. 1나노미터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10만 분의 1 정도로, 이번에 개발된 전달체는 기존 화장품에 쓰이던 것보다 훨씬 작아 피부 골목 사이사이를 더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다.

 

보통 전달체는 크기가 작아질수록 외부 온도나 환경 변화에 쉽게 무너지는 성질이 있다. 연구진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물 유래 성분인 ‘트리터페노이드’에 주목했다. 이 성분이 캡슐 입자 사이를 촘촘하게 엮어주는 '그물망' 역할을 하여, 초소형 크기임에도 외부 환경에 쉽게 흐트러지지 않는 구조를 갖추게 되었다.

 

■ 피부 깊은 곳까지 균일하게… ‘피부 장수’ 시대 열어

 

실제 인체 적용 실험 결과, 이 초소형 캡슐은 피부 깊은 층까지 고르게 확산되어 유효 성분 전달 효율을 대폭 향상시켰다. 특정 부위에만 머물지 않고 피부 전체에 영양을 골고루 배달함으로써, 피부 건강을 장기적으로 유지하는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피부 장수)’를 가능하게 한다.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나노 과학 학술지 ‘ACS Nano’ 5월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며 과학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감각에 의존하던 화장품 배달 기술을 정교한 과학 데이터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서병휘 아모레퍼시픽 CTO는 “성분의 잠재력을 실제 효능으로 연결하는 전달 기술이 나노 과학과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피부를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차세대 스킨케어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이 기술은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브랜드인 아이오페와 프리메라의 주요 제품에 적용되어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