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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타 차 우승?... 유라브 프렘랄, 기적을 쏘아 올렸다

-무명 선수가 DP 월드 투어에서 역대 2위 기록 수립

 

14타 차 우승? 골프대회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스코어 차이다. 우승자가 2위와 14타 차로 우승한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다. 같은 코스에서 경기를 하는 선수들끼리 이만큼 타수 차가 나는 것은 아주 특별한 경우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유라브 프렘랄(23). 그가 믿기 힘든 14타 차로 DP 월드 투어에서 우승했다. 5월 7~10일 스페인 바로셀로나 레알클럽 데 골프 엘 프라트(파72)에서 열린 ‘에스트렐라 담 카탈루냐 챔피언십(총상금 275만 달러)’에서다.

그는 이 대회 전까지만 해도 남자 골프 세계 랭킹 598위였다. 그아말로 존재감이 없는 선수였다. 그랬던 그가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250위로 348계단이나 수직 상승했다. 한마디로 기적을 쏘아 올린 것이다. 더구나 그가 세운 14타 차 우승은 지난 2000년 타이거 우즈가 US오픈에서 세운 15타 차 우승에 1타가 모자라는 역대 2위 기록이다.

지이코노미 김대진 기자. 사진: DP 월드 투어, 'X' 

 

 

 

 

 

28언더파 260타(70-64-63-63)를 치며 코스레코드까지 세운 유라브 프렘랄. 2위 숀 노리스(14언더파 274타)를 14타 차로 꺾었다

 

유라브 프렘랄의 우승은 전혀 예상 밖이었다. 14타 차 우승은 고사하고 컷 탈락이 걱정될 정도였다. 그는 지난해 선샤인 투어를 통해 이번 시즌 출전권을 획득한 후 올 시즌 DP 월드 투어 12개 대회에 출전해 6개 대회에서 컷 탈락했다. 컷 통과한 대회에서도 성적은 영 신통치 않았다. 공동 22위가 최고 성적이었고, 나머지는 공동 31~공동 61위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첫날은 평범했다. 2언더파 70타를 친 것이다. 마지막 두 홀에서 보기와 더블 보기를 기록하며 선두와 6타 차로 벌어졌다. 1라운드 1위는 같은 남아공의 숀 노리스로 8언더파 64타였다. 그러나 반전은 이튿날부터 일어났다. 그는 2라운드에서 64타를 쳤다. 공동 선두 루카스 비에르가르드와 스테파노 마졸리에 1타 차로 따라 붙으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3라운드와 4라운드는 그야말로 완벽한 경기였다. 3라운드에서 9언더파 63타를 치며 코스 레코드를 기록했다. 5타 차 선두로 올라섰다. 특히 이날은 마지막 3개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내는 맹활약을 펼쳤다. 일요일 최종 4라운드에서도 그는 겁이 없었다. 첫 5개 홀에서 버디 4개를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기록 경신도 가능했다. 그러나 마지막 두 홀에서 버디를 잡고 전날과 같이 63타를 기록하며 14타 차 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아쉽게도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지는 못했다.

그는 최종 합계 28언더파 260타로 2위 숀 노리스(14언더파 274타)를 14타 차로 꺾었다. 그는 경기 후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마침내 그 결실을 보게 되어 너무나 보람이 있다”면서 “정말 너무나 감사하고, 꿈이 이뤄진 것 같다”고 밝혔다.

 

 

DP 월드 투어 29번째 출전 만의 첫 우승. 2028 시즌까지 출전권 확보

 

유라브 프렘랄은 DP 월드 투어 29번째 출전 만에 첫 우승을 이뤄냈다. 우승 상금은 46만9,989달러(약 6억9,000만 원). 이번 대회 우승으로 2028 시즌까지 DP 월드 투어 풀타임 출전권도 확보했다.

그가 이번 대회 이전까지 28회 출전했을 때 기록한 최고 성적은 2024년 알프레드 던힐 챔피언십 공동 19위였다.

그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DP 월드가 발표하는 레이스 투 두바이 랭킹에서 650.06점으로 157위에서 26위로 상승했다. 또 첫 대회 후 유럽 스윙 랭킹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올 시즌 DP 월드 투어에서 처음을 우승을 차지한 여덟 번째 선수가 됐다. 그에 앞서 첫 우승한 선수는 데이비드 푸이그, 라스무스 네르가르드 페터슨, 제이든 샤퍼, 프레디 쇼트, 케이시 자비스, 알렉스 피츠페트릭, 미카엘 린드버그였다. 또 제이든 샤퍼(알프레드 던힐 챔피언십, 아프라시아 뱅크 모리셔스 챔피언십)와 케이시 자비스(앱사 주최 매지컬 케나 오픈, 인베스텍 남아프리카 챔피언십)에 이어 남아공 선수가 올 시즌 레이스 투 두바이에서 거둔 다섯 번째 우승이다.

그는 3라운드에서 세운 63타 코스 레코드로 넥소가 후원하는 5만 달러 코스 레코드 상을 받았다.

 

 

 

 

2000년 US오픈에서 15타 차 우승 세계 신기록을 세운 타이거 우즈

 

2000년 US오픈은 대회 100회를 기념해 캘리포니아 페블비치에서 열렸다. 타이거 우즈에게는 프로로서 딱 100번째 대회였다. 이 대회에서 우즈는 12언더파를 기록했다. 3오버파를 한 공동 2위와 15타 차 우승이었다. 당시 공동 2위는 어니 엘스(남아공)와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였다.

우즈는 이 대회에서 처음부터 완벽했다. 첫날 6언더파 65타로 선두에 나섰다. US오픈이 우승자 스코어가 이븐파 정도가 되도록 어렵게 코스를 세팅하고, 우즈가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인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스코어다. 우즈는 2라운드 후 타수 차를 6, 3라운드 후 10타 차로 벌렸다. 이 모두가 US오픈 기록이었다. 우즈는 4라운드에서도 점수에 연연하지 않았다. 경쟁자들을 무참히 짓밟았다. 우즈에 대한 붉은 색 티셔츠 공포는 이때 시작됐다. 4개 메이저대회 연속 우승을 한 우즈의 ‘타이거 슬램’ 시작이기도 하다.

후에 어니 엘스는 “나가기 전부터 기회가 없다는 것을 알았다. 우즈의 퍼포먼스를 즐겼다”고 했다. 히메네스도 “우즈를 볼 좋은 기회였다”면서 “(우즈는 다른 세상에서 경기했으니) 나와 엘스가 연장전을 해야 한다”고 농담을 할 정도였다.

티잉구역, 페어웨이, 그린 어디에서도 우즈는 완벽했다. 특히 우즈는 3퍼트를 한 번도 하지 않았다. 3m 이내의 퍼트는 모두 성공했다.

페블비치는 그린 잔디가 포아애뉴아다. 울퉁불퉁하다. 그래서 짧은 퍼트가 힘들다. 우즈는 “이 잔디에서 3m 이내 퍼트를 모두 넣은 것은 내가 생각해도 대단하다. 그러나 이를 이룰 수 있게 한 것은 롱게임이다. 항상 오르막 퍼트를 할 수 있도록 아이언 샷을 친 것이 비결”이라고 털어놓았다.

우즈는 “다른 우승은 스윙을 빌려서 했다면 2000년 US오픈과 뒤이은 디 오픈(8타 차 우승)에서는 내가 소유한 스윙으로 우승했다”고 회상했다.

엘스는 당시 “지난 2년 간 우즈를 얘기했는데 앞으로 20년간 그를 더 얘기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미국에서 열린 아마추어 대회에 참가했던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는 TV로 우즈의 경기를 시청하고 “인생에 한 번 나올 대회. 이런 퍼포먼스는 다시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2005년 BMW아시안오픈에서 13타 차로 우승한 어니 엘스

 

유라브 프렘랄 이전에는 남아공의 어니 엘스가 DP 월드 투어 비메이저 대회에서 가장 큰 격차로 우승을 차지한 선수였다. US오픈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DP 월드 투어가 공동 개최하는 메이저 대회다.

어니 엘스는 2005년 BMW아시안오픈에서 13타 차 우승 기록을 세웠다. 2005년 5월 2일 중국 상하이 톰슨 푸동 골프장에서 끝난 이 대회에서 엘스는 합계 26언더파로 사이먼 웨이크필드(잉글랜드)를 13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당시 35세였던 엘스는 2005년 시즌 3월에만 두바이와 카타르에서 연달아 우승한 상태였다. ‘두바이 사막 클래식’과 ‘카타르 마스터스’에서다. 이 두 대회에선 모두 1타 차 우승이었다.

어니 엘스는 중국 대회에선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처음부터 끝까지 선두를 유지하며 최고의 컨디션을 보여줬다. 첫날 67타에 이어 둘째 날 버디 8개와 이글 1개를 기록하며 62타로 4타 차 선두를 굳혔다.

셋째 날 68타로 5타 차까지 벌렸다. 마지막 날 보기 없이 65타를 기록하며 여유로운 경기를 펼치며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는 당시 그의 DP 월드 투어 21번째 우승이었다. 그의 우승은 2000년 조니 워커 클래식부터 2007년 마스터스 토너먼트까지 82개 대회 연속 컷 통과라는 놀라운 기량을 보여주던 시기에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