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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문장이 국악이 됐다…여수의 기억을 걷는 특별한 무대

- 여수시립국악단, 7월 2일 ‘여수문학기행-음악으로 여수를 걷다’ 개최
- 여순사건·거문도·시민의 삶까지…문학과 역사, 음악으로 만난다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여수의 바다에는 수많은 이야기가 떠다닌다. 거문도를 오가던 뱃사람들의 노랫소리도 있고, 시대의 아픔을 품은 여순사건의 기억도 있다.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일상도 그 안에 함께 흐른다.

 

여수시립국악단이 오는 7월 2일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선보이는 제49회 정기연주회 ‘여수문학기행-음악으로 여수를 걷다’는 바로 그 기억들을 음악으로 풀어내는 무대다. 관객들은 이날 공연장에서 국악 선율을 따라 여수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걷게 된다.

 

이번 공연은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문학세계에서 영감을 얻어 기획됐다. 인간의 상처와 기억, 치유를 깊이 있게 탐구해 온 한강 작가의 시선 위에 여수가 간직한 역사와 정서를 덧입혀 국악관현악과 무용, 영상예술로 재탄생시켰다.

 

공연의 시작은 창작 국악관현악곡 ‘바르도(Bardo)’가 연다. 삶과 죽음, 기억과 치유의 경계를 성찰하는 작품으로 관객들을 여수의 시간 속으로 이끈다. 이어 ‘빛의 메아리’, ‘거문도 뱃노래’ 등이 무대에 올라 전통 국악의 깊이와 현대적 감성을 함께 들려준다.

 

특히 거문도 뱃노래는 민요 재현을 넘어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온 남해안 사람들의 애환과 공동체 정신을 되새기게 한다. 여수가 품고 있는 해양문화의 뿌리를 국악 선율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대목이다.

 

무대는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깊어진다. 여순사건을 소재로 한 국악관현악·무용 작품 ‘영무’가 공연의 중심축을 이룬다. 지역 현대사의 아픈 기억을 예술로 마주하며 상처를 기억하고 화해를 모색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어 여수시립합창단과 협연하는 ‘별’ 4악장이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인간의 삶과 사랑, 희망을 노래하는 작품으로 무대는 아픔의 기억을 넘어 미래를 향한 메시지로 마무리된다.

 

이번 공연에서는 특별 프로그램 ‘여수사랑’도 선보인다. 웅천초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그린 여수의 풍경과 시민 인터뷰 영상이 무대에 함께 오르며 아이들의 눈으로 바라본 여수의 현재와 미래를 관객들과 공유한다.

 

눈길을 끄는 점은 이번 공연이 유명 작가의 작품을 차용한 문화행사에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한강의 문학이 던지는 질문을 출발점 삼아 여순사건과 거문도, 바다와 항구, 그리고 시민들의 일상까지 한 도시가 간직한 기억을 예술로 엮어낸다. 여수를 배경으로 한 하나의 서사시를 국악 무대 위에 펼쳐내는 셈이다.

 

김경수 상임지휘자는 “한강 작가의 문학과 여수의 역사, 그리고 오늘을 살아가는 시민들의 이야기를 음악으로 연결하는 공연”이라며 “잊혀진 시간과 기억을 예술로 되살리고 위로와 희망의 의미를 함께 나누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국악 연주회라기보다 여수라는 도시가 지나온 시간과 기억을 음악으로 기록하는 무대에 가깝다. 관객들은 7월 2일 예울마루에서 한 편의 문학을 읽듯, 한 도시의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국악 선율로 만나게 될 전망이다.

 

공연 입장료는 전석 5000원이며 신기동 청음악기, 학동 비엔나레코드, 여서동 가을문고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여수시 문화예술과 또는 여수시립국악단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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