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을 시작하며】
지난 편에서는 2027 고흥체전이 왜 특별한 체전인지, 그리고 통합특별시 첫 체전이 갖는 의미를 살펴봤다.
이번에는 그 중심에 선 박지성공설운동장을 찾았다. 19년 만에 다시 전남 체육의 주무대로 선택된 이곳은 지금 어떤 변화를 준비하고 있을까.
관중석은 잠시 숨을 고르고 있었고, 붉은 육상트랙 위에는 선수 대신 바람이 스쳐 지나갔다. 하지만 경기장은 멈춰 있는 것이 아니었다. 2027년 봄을 향한 준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조용히 이어지고 있었다.
2008년 전라남도민체육대회를 품었던 박지성공설운동장은 내년 열리는 제1회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체육대회의 주무대로 다시 선택됐다.
체전은 짧은 기간 펼쳐지지만 그 무대는 오랜 준비 끝에 완성된다. 경기장은 선수들을 맞이하고 군민을 하나로 모으며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출발점이다.
지이코노미는 '2027 고흥체전, 만들어지는 시간' 두 번째 이야기로 19년의 시간을 품은 박지성공설운동장을 찾았다. 과거의 함성과 현재의 고요가 만나는 이곳에서 통합특별시 첫 체전을 향한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 19년 만에 다시 서는 주무대…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사진 두 장을 나란히 놓고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달라진 풍경보다 변하지 않은 공간이다.
2008년 전라남도민체육대회 개회식 당시 박지성공설운동장은 선수단과 관중의 함성으로 가득했다. 성화대에는 불꽃이 타올랐고, 전광판에는 새로운 기록이 새겨졌다. 경기장 곳곳은 전남 체육인들의 열기로 가득했고, 고흥은 전남 체육의 중심 무대로 자리했다.
19년이 흐른 지금 같은 장소는 한층 차분하다. 트랙 위에는 선수 대신 바람이 지나고, 관중석도 잠시 숨을 고르고 있다. 그러나 달라진 것은 풍경일 뿐이다.
시간은 경기장의 모습을 바꿨지만, 이곳이 품은 역할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박지성공설운동장은 개회식과 폐회식이 열리는 체전의 상징이자 선수단과 관람객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공간이다. 이곳의 모습은 곧 개최도시 고흥의 첫인상으로 이어진다.
고흥군은 경기시설 정비와 선수 이동 동선 개선, 관람객 편의시설 확충, 장애인 접근성 강화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주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좋은 무대는 화려한 시설보다 보이지 않는 준비에서 완성된다.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 성공적인 체전의 첫걸음이다.
문화체육과와 2027 전남·광주통합특별시체전 TF팀, 고흥군체육회도 경기장 운영과 종목별 준비 상황을 점검하며 손님맞이에 힘을 모으고 있다. 운영평가회를 통해 경기 운영과 시설 전반을 다시 살피며 통합특별시 첫 체전 준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경기장은 선수들의 기록만 남기는 공간이 아니다. 도시가 가장 뜨겁게 하나가 되는 순간을 기억하고, 다시 그 시간을 준비하는 무대이기도 하다.
■ 좋은 기록은 좋은 무대에서 시작된다
체전의 주인공은 선수다.
하지만 최고의 기량은 출발선에 서는 순간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에 걸맞은 무대가 먼저 갖춰질 때 선수들의 실력도 온전히 빛을 발한다.
400m 트랙은 모든 선수에게 같은 출발선을 내어준다. 그러나 그 짧은 승부를 위해 선수들은 수년을 준비하고, 개최도시는 더 긴 시간을 들여 무대를 완성한다. 기록은 선수들이 세우지만, 그 무대는 고흥이 만든다.
고흥군은 선수 중심의 경기 환경 조성과 함께 관람객 편의시설 확충, 경기 운영 여건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공인 규격에 맞춘 시설 정비는 물론 선수 이동 동선과 관람 환경까지 세심하게 살피며 완성도를 높여가고 있다.
운영평가회 이후에는 경기 운영과 시설 관리 전반에서 드러난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보완하고 있다. 눈에 띄는 변화보다 선수와 관람객이 먼저 체감하는 변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흥군 체전 준비 관계자는 "19년 만에 다시 고흥에서 체전이 열리는 만큼 선수들이 최고의 기량을 펼칠 수 있는 경기장을 만드는 데 가장 큰 목표를 두고 있다"며 "시설 정비뿐 아니라 경기 운영과 관람 환경까지 꼼꼼히 살펴 통합특별시 첫 체전에 걸맞은 주무대를 완성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2027 다시 함성으로 채워질 시간
2008년 봄, 박지성공설운동장을 가득 메웠던 함성은 이제 추억이 됐다.
하지만 그 함성은 사라지지 않았다. 경기장을 기억하는 군민들의 마음속에는 선수단 입장과 성화 점화, 관중석을 가득 메웠던 응원의 열기가 여전히 선명하게 남아 있다.
운동장은 조용했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이미 2027년을 향하고 있었다. 주민들에게 이곳은 체육시설을 넘어 지역이 하나 되어 웃고 응원했던 기억을 품은 공간이자, 다시 새로운 함성을 기다리는 무대였다.
19년 전 도민체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던 고흥의 한 주민은 "선수단이 입장하고 성화가 타오르던 순간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19년 만에 다시 고흥에서 체전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그때의 설렘이 다시 떠올랐다. 이번에도 군민 모두가 함께 손님을 맞이하는 축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시간은 흘렀지만 기억은 남았다. 그리고 그 기억은 어느새 통합특별시 첫 체전을 향한 새로운 기대가 되고 있었다.
지금은 비어 있는 관중석도 머지않아 선수들의 함성과 관중의 응원으로 다시 채워질 것이다. 검게 잠든 전광판에는 새로운 기록이 새겨지고, 성화대에는 또 한 번 체전의 불꽃이 타오를 날을 기다리고 있다.
제65회 전라남도체육대회 운영평가회는 2027년 통합특별시 첫 체전을 향한 준비를 점검하는 자리였다. 경기 운영과 숙박·교통, 안전관리, 자원봉사 운영 등을 다시 살피며 성공 개최를 위한 과제를 공유했다.
공영민 군수는 "이번 운영평가회를 계기로 2027년 체전 준비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며 "전남과 광주가 통합한 뒤 처음 열리는 체전인 만큼 양 지역 주민 모두가 화합하고 함께 즐기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준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08년 체전이 고흥을 전남 체육의 중심 무대로 기억하게 했다면, 2027년 체전은 통합특별시 시대를 여는 첫 스포츠 축제로 새로운 역사를 써 내려갈 무대가 된다.
2027년 봄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경기장을 가꾸는 손길과 군민의 기다림, 그리고 체육인들의 땀이 모여 그 봄을 만들어가고 있다.
출발총성은 아직 울리지 않았다. 그러나 가장 긴 레이스는 이미 시작됐다.
2027년 봄, 출발선에 서는 것은 선수들만이 아니다. 박지성공설운동장도, 고흥도 통합특별시 첫 체전과 함께 새로운 역사의 출발선 앞에 선다.
다음편 '2027 고흥체전, 만들어지는 시간③'에서는 경기장을 넘어 도시로 향한다. 통합특별시 첫 체전을 앞두고 도시 전체가 어떻게 하나의 스포츠 무대로 변해가고 있는지 그 현장을 따라가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