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지역의 미래는 공장에서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세계 시장을 향해 달리는 첨단기술도 필요하고, 들녘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품종 혁신도 필요하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내놓은 두 사업은 서로 다른 길을 걷는 듯하지만 목적지는 하나였다. 배터리는 국경을 넘어 세계 시장을 향하고, 꿀벌은 농가의 새로운 소득원을 키운다. 산업과 농업을 함께 키우겠다는 통합특별시의 미래 전략이 한 장의 그림으로 이어졌다.
먼저 시선이 향한 곳은 영광에서 인도네시아 발리까지 이어지는 이모빌리티 실증사업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중소벤처기업부 제3차 글로벌혁신 규제자유특구 공모에서 '전남 신재생 BSS 기반 소형 CAV 글로벌혁신특구'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국비 91억 원을 포함한 총 160억 원을 투입해 영광과 인도네시아 발리주에서 전동 농기계와 냉장·청소용 3륜 전기이륜차를 대상으로 배터리 교환형 시스템(BSS)을 실증한다.
충전 시간을 기다리는 대신 배터리를 교체하는 방식이다. 현장에서 성능과 경제성을 검증하는 데 그치지 않고, KS 표준 마련과 가상발전소(VPP) 기반 플랫폼 구축까지 함께 추진해 상용화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실증 무대가 발리인 이유도 분명하다. 인도네시아는 연간 약 600만 대 규모의 이륜차 시장을 갖춘 동남아 핵심 시장이다. 기술을 현지에서 검증하고, 인증과 수출까지 연결하는 것이 이번 특구 사업의 목표다.
첨단산업이 해외 시장을 두드리는 사이 농업 현장에서는 또 다른 변화가 시작됐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농업기술원은 로열젤리 생산에 특화된 꿀벌 신품종 '젤리킹' 132봉군을 22개 시군 59개 양봉농가에 공급했다.
젤리킹은 농촌진흥청이 육성한 품종으로 로열젤리의 핵심 성분인 10-HDA 함량이 높아 고품질 생산에 강점을 지녔다.
최근 이상기후와 밀원 감소로 벌꿀 생산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벌꿀 중심의 양봉에 로열젤리라는 새로운 소득원을 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가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번에 공급된 봉군은 지난해 영광 낙월도 꿀벌자원육성품종 증식장에서 생산됐다. 농업기술원은 현장 기술지도와 생산성 모니터링을 병행하며 품종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배터리 하나는 국경을 넘어 세계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꿀벌 한 마리는 농가의 수익 구조를 바꾸는 씨앗이 된다.
미래 먹거리는 거창한 구호보다 현장에서 시작된다. 해외에서 경쟁력을 증명하는 기술과 농촌에서 소득을 키우는 품종이 함께 성장할 때 지역 산업의 체력도 한층 단단해진다.
이번 두 사업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그리고 있는 미래 산업 지도의 방향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고 있다.
김기홍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전략산업국장은 "글로벌혁신특구 지정은 통합특별시 이모빌리티 산업을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발리주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실증 성과가 수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조자옥 전남광주통합특별시농업기술원 곤충잠업연구소장은 "우수 꿀벌 품종 보급과 기술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양봉농가의 소득 향상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