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행정은 계획을 세우는 것보다 현장에서 답을 찾을 때 신뢰를 얻는다.
민선9기 출범 후 영암군이 가장 먼저 선택한 장소도 군청 회의실이 아닌 삼호읍이었다. 군정의 방향을 점검하는 업무보고와 군민을 직접 만나는 현장군수실이 같은 공간에서 시작됐고, 이웃의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공동체의 모습까지 이어지며 민선9기 군정이 지향하는 방향을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영암군은 최근 민선9기 첫 군정 주요업무 보고회를 열고 공약과 주요 현안사업의 추진 상황을 종합 점검했다.
이번 보고회는 군청과 삼호읍 행정복지센터에서 진행됐다. 특히 삼호읍에서는 민선9기 핵심 공약인 '군민과 함께, 현장군수실' 운영과 연계해 열리면서 단순한 업무보고를 넘어 생활 현장에서 군정 과제를 살피는 자리로 의미를 넓혔다.
보고회에서는 공약사업 97건, 역점사업 80건, 일반사업 289건 등 모두 466개 사업의 추진 현황을 점검했다. 사업별 추진 과정의 문제점을 살피고 부서 간 협업, 국·도비 확보, 행정절차 이행 등 실행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도 함께 논의했다.
눈길을 끈 것은 업무보고와 동시에 문을 연 현장군수실이었다.
삼호읍 행정복지센터 2층에 마련된 현장군수실은 매주 수요일 군수가 직접 주민을 만나 생활 불편과 지역 현안을 듣는 상설 소통 공간이다. 기관·사회단체·기업과 정책을 논의하고 현장 확인이 필요한 민원도 이곳에서 함께 해결해 나간다.
첫 결재는 '2026년 무화과 판매장 직거래장터 운영계획안'이었다. 전국 최대 무화과 산지인 삼호읍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가 판로를 넓히기 위한 계획으로, 올해는 판매시설을 확대하고 이용 환경도 개선할 예정이다.
또한 4개 국, 2개 실, 3개 소가 순환 참여하는 지원체계를 갖춰 분야별 전문 상담을 실시하고, 접수된 건의사항은 담당 부서가 처리계획 수립부터 결과 안내까지 책임지는 사후관리 시스템도 운영한다.
같은 공간에서는 행정만 움직인 것이 아니었다.
삼호문화의집에서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외국인 주민 가족의 세쌍둥이 첫돌을 축하하는 돌잔치가 열렸다. 병원비와 양육 부담으로 어려움을 겪던 사연이 알려지자 삼호문화의집과 삼호읍지역사회보장협의체, 주민들이 십시일반 힘을 보태 따뜻한 돌잔치를 마련했다.
협의체는 위기가정 희망지원사업으로 100만 원을 지원했고 지역 주민들도 후원금을 전달했다. 주민들과 이주민들은 함께 돌잡이를 하고 전통음식을 나누며 국적을 넘어 이웃으로 연결되는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겼다.
우승희 영암군수는 "공약과 역점사업은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일반사업도 군민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꼼꼼히 챙기겠다"며 "현장군수실이 민원 해결을 넘어 군민의 의견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소통의 공간이 되도록 더욱 가까이에서 군민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민선9기의 첫 장면은 화려한 선언이 아니었다. 군정의 우선순위를 현장에서 다시 확인하고, 주민의 목소리를 행정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실천이었다. 업무보고를 삼호에서 연 것도, 군수실을 주민 곁으로 옮긴 것도, 공동체가 한 아이들의 첫 생일을 함께 축하한 것도 결국 같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 행정은 군민과 가까워질수록 힘을 얻고, 지역은 함께할수록 더 단단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