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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가 바뀐다①]관람보다 참여…대한민국 스포츠의 새 공식

- 생활체육 참여율 63%…'보는 스포츠'에서 '하는 스포츠'로 중심축 이동
- 건강·커뮤니티·소비문화까지…참여형 스포츠가 일상을 바꾸다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스포츠가 바뀐다'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새로운 흐름과 생활 속 변화를 조명하는 연재입니다. 매주 금요일 독자를 찾아갑니다. <편집자주>

 

퇴근 무렵 공원에는 달리는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주말이면 풋살장은 빈 시간을 찾기 어렵고, 테니스 코트에는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선다. 야구장과 축구장에서 응원하던 사람들은 이제 직접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선다. 대한민국 스포츠의 중심이 경기장에서 일상으로 옮겨가고 있다.

 

달라진 것은 운동 종목이 아니다. 스포츠를 즐기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뛰는 선수와 응원하는 관중의 경계가 분명했다면 이제는 누구나 운동의 주인공이 된다. 스포츠는 관람하는 콘텐츠를 넘어 건강과 여가, 관계를 함께 만드는 생활문화로 자리를 넓혀가고 있다.

 

그 배경에는 건강을 바라보는 인식의 변화가 자리한다. 오래 사는 삶보다 건강하게 살아가는 삶에 관심이 커지면서 운동은 특별한 계획이 아닌 일상의 습관이 됐다. 여기에 건강과 즐거움을 함께 추구하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문화가 확산되면서 운동은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여가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실제 수치도 이런 변화를 뒷받침한다.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일상으로 스며든 참여형 스포츠 열풍'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국내 생활체육 참여율은 63%를 기록했다. 국민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참여형 스포츠 열풍의 중심에는 러닝이 있다. 시간과 장소의 제약이 적고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러닝의 인기 비결은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있다. 혼자 기록을 쌓던 운동이 러닝크루를 통해 함께 달리고 소통하는 문화로 확장되면서 운동의 의미 자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러닝이 문을 열자 다른 생활체육도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풋살과 테니스, 골프는 꾸준히 참여층을 넓혀가고 있으며, 파크골프와 피클볼도 새로운 생활 스포츠로 관심을 끌고 있다. 종목은 다양해졌지만 공통점은 같다. 얼마나 잘하느냐보다 얼마나 즐기느냐가 스포츠를 선택하는 새로운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운동을 통해 맺는 관계도 이전과는 다르다. 러닝크루와 풋살팀, 테니스 동호회는 운동만 하는 모임이 아니다. 함께 목표를 세우고, 서로를 응원하며, 일상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로 성장하고 있다. 스포츠가 체력을 기르는 활동을 넘어 사람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MZ세대가 있다. 이들에게 스포츠는 승패를 겨루는 무대보다 경험을 쌓는 라이프스타일에 가깝다. 러닝대회에서 완주를 즐기고, 스포츠 브랜드가 마련한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공연과 이벤트까지 함께 경험한다. 최근 러닝대회가 체험과 공연을 결합한 '런터테인먼트(Run+Entertainment)'로 진화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참여형 스포츠는 소비시장에도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러닝화와 기능성 의류, 스마트워치 판매가 늘고 있으며, 레슨과 대회 참가, 스포츠 여행까지 하나의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운동이 끝나는 순간 소비도 끝나는 시대는 지났다. 스포츠는 건강과 여가, 소비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생활 생태계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스포츠는 경기장 안에서 소비되는 콘텐츠를 넘어 운동 참여와 커뮤니티 활동, 다양한 소비가 결합된 생활밀착형 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향후 스포츠 시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쉽고 재미있는 참여 경험을 제공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최희재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참여형 스포츠는 장소 예약과 장비 구매, 레슨, 대회 참가, 여행, 식음료 소비 등 다양한 경제활동으로 이어지며 하나의 생활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람 문화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스포츠의 무게중심은 분명 달라지고 있다. 응원하는 즐거움에 직접 참여하는 경험이 더해지면서 스포츠는 경기장 안을 넘어 우리의 하루 속으로 들어왔다. 이제 대한민국 스포츠는 기록을 겨루는 시대를 넘어, 일상을 함께 만드는 시대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다음 편에서는 '러닝 인구 1000만 시대'를 조명합니다. 달리기는 어떻게 가장 대중적인 생활 스포츠가 됐고, 러닝크루는 왜 새로운 커뮤니티 문화로 성장했는지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스포츠가 바뀐다'는 매주 금요일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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