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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논쟁, 왜 지역 혐오로 번졌나…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호남 향한 조직적 비하 멈춰야"

- 온라인 혐오 확산에 성명 발표… "정책 검증은 필요하지만 지역 차별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어"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를 둘러싼 논쟁이 산업정책을 넘어 지역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가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고 나섰다.

 

국책사업을 둘러싼 찬반 논의는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특정 지역과 지역민을 향한 혐오와 조롱까지 확산되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라는 판단에서다.

 

최근 온라인 공간에서는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를 둘러싼 토론보다 호남 전체를 겨냥한 비하와 왜곡,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퍼지면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의원 일동은 13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정책에 대한 비판과 특정 지역에 대한 혐오는 전혀 다른 문제"라며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지역 차별과 편견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의회는 최근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중심으로 지역의 산업 기반과 인프라를 왜곡하는 허위 정보가 확산되고, 심지어 기업 주가 하락까지 호남과 연결 짓는 근거 없는 주장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언론 역시 이러한 갈등을 정치적 대립 구도로 소비하면서 혐오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책사업은 충분한 검증과 토론을 거쳐야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의 입지 타당성과 산업정책 방향을 둘러싼 비판은 존중하지만, 정책 논쟁이 특정 지역민을 향한 공격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회가 특히 심각하게 바라본 부분은 혐오 표현이 청소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현실이다.

 

성명에는 광주의 한 고등학생이 "내가 어떻게 살아도 평생 '전라도'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것 같다"고 토로한 사례가 담겼다. 또 5·18기념재단 조사 결과 최근 2년 동안 온라인 공간에서 확인된 호남 관련 혐오·왜곡 게시글이 9천54건에 달한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의회는 "아이들이 자신의 고향을 자랑하기보다 먼저 변명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며 이는 특정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다음 세대에 어떤 공동체를 남길 것인지에 관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주요 포털과 온라인 플랫폼에는 지역 혐오 게시물에 대한 모니터링과 신고·제재 체계 강화를, 언론에는 정책 검증과 지역 비하를 혼동하지 않는 사실 중심의 균형 보도를 촉구했다.

 

관계 당국에도 허위사실 유포와 지역 혐오 표현에 대해 현행 법령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고 관련 제도가 실효성 있게 집행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해 줄 것을 요구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는 "320만 시민을 대표하는 의회로서 어떠한 형태의 지역 혐오와 차별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균형발전이라는 국가적 과제가 지역감정으로 훼손되지 않도록 지역 간 상생과 국민 통합의 가치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