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박성현 광양시장이 정부 일각에서 거론되는 4대 항만공사 통합 움직임에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항만공사 노동조합과 여수·광양시의회에 이어 광양시까지 반대 목소리를 내면서 통합 논의에 대한 지역사회의 대응도 한층 넓어졌다.
박 시장은 5일 오전 시청 열린홍보방에서 언론인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4대 항만공사의 독립 체제 유지와 항만별 자율성 강화를 촉구하는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번 논의는 지난 3월 재정경제부 회의에서 부산·인천·울산·여수광양항만공사를 가칭 ‘한국항만공사’로 통합하는 방안이 거론되면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통합 대상 기관의 노동조합은 6월 16일 공동성명을 내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지역 정치권의 대응도 뒤따랐다. 여수시의회가 7월 23일 항만공사 통폐합 중단 촉구 건의안을 채택한 데 이어 광양시의회도 7월 28일 강제통합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박 시장의 담화문은 노동계와 지방의회에서 제기된 반대 움직임이 지방정부 차원의 요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광양시가 통합 논의에서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광양항의 투자 주도권이다. 여러 항만의 개발사업과 시설 확충을 단일 조직이 결정하면 물동량과 수익성을 앞세운 특정 항만에 재원이 집중되고, 광양항에 필요한 투자는 전체 사업의 우선순위 경쟁에서 밀릴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영향은 항만 운영에만 머물지 않는다. 광양항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와 여수국가산업단지에 원자재를 공급하고 생산제품의 수출길을 잇는 국가 산업물류의 핵심 거점이다. 항만 시설 투자가 늦어지거나 물류 서비스가 약화하면 철강·석유화학 기업의 물류비 부담이 커지고 수출 경쟁력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여수광양항만공사가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통합 반대의 주요 근거로 제시됐다. 공사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부권에 본사를 둔 유일한 국가 공공기관으로, 광양항 개발과 운영뿐 아니라 지역기업의 항만사업 참여와 연관 산업 육성, 일자리 창출을 연결해 왔다.
공사가 단일 체제로 편입되면 본사 기능과 예산·인사 권한이 다른 지역에 집중되면서 동부권의 정책 결정 기반도 약해질 수 있다. 결국 쟁점은 항만공사 한 곳의 명칭이나 조직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광양항에 필요한 투자와 사업을 누가 어디에서 결정하느냐로 모인다.
시장 대응 속도와 안전관리 역시 따져봐야 할 대목이다. 항만마다 취급 화물과 하역 방식, 작업환경이 다른데도 중앙 중심의 운영체계가 적용되면 선사 유치와 시설 개선에 대한 판단이 늦어질 수 있다. 지역 현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안전관리 체계가 중대재해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담겼다.
광양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5극 3특’ 지역균형성장 정책과 항만공사 통합론 사이에도 간극이 있다고 봤다. 권역별 산업 경쟁력을 키우려면 지역의 핵심 기반시설을 한곳에서 일괄 관리하기보다 현장에 권한과 책임을 부여해야 한다는 논리다.
박 시장은 “항만공사 제도의 본래 목적은 기업적 경영기법과 지역 맞춤형 책임경영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며 “정부의 ‘5극 3특’ 지역균형성장 기조에 부합하는 길 역시 통합이 아니라 지역 항만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인식 아래 지역 산업계와 시민사회단체, 상공인, 15만 광양시민과 힘을 모아 여수광양항만공사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항만공사 노조와 지방의회에 이어 광양시까지 가세한 통합 반대 움직임이 향후 정부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