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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 시장·김산 군수, 군공항 이전 비공개 회동…멈춘 협상 다시 잇나

5자 협의체 불참·선정 절차 연기 뒤 만남…3대 선결조건 놓고 의견 교환
반도체 클러스터는 속도, 무안은 실익…김 군수 “협의체 적극 참여”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주 군공항 이전을 놓고 공개석상에서 평행선을 달리던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과 김산 무안군수가 무안의 한 음식점에서 마주 앉았다. 김 군수의 5자 협의체 불참으로 이전후보지 선정 절차까지 미뤄진 가운데 두 단체장이 비공개 대화에 나선 것이다.

 

두 사람이 만난 시점을 앞선 상황과 겹쳐보면 회동의 성격은 한층 선명해진다. 이재명 대통령이 군공항 이전 협의가 늦어지는 상황을 공개적으로 지적한 이튿날 김 군수가 협조 의사를 밝혔고, 다시 사흘 만에 두 단체장의 만남이 이뤄졌다. 공식 협의에 앞서 무안군의 요구를 어디까지, 어떤 순서로 풀어낼 것인지 먼저 의견을 나눌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9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전날 오후 광주 군공항 이전과 무안군의 3대 선결조건, 무안국제공항 재개항 등을 놓고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눴다.

 

무안군이 내건 조건은 ▲광주 민간공항의 무안국제공항 우선 이전 ▲1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 ▲국가산업단지 조성 등 획기적인 인센티브와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다. 군공항 이전 부지를 무안에 마련하려면 지역이 떠안을 부담에 상응하는 발전 대책부터 분명히 해달라는 요구다.

 

이 조건을 둘러싼 신경전은 지난달 말 정점에 이르렀다. 김 군수는 3대 선결조건에 대한 합당한 답변이 없다며 지난달 28일로 예정됐던 5자 협의체에 불참했다. 무안군 참여를 전제로 준비되던 국방부의 제2차 이전후보지 선정위원회도 일정을 미뤘다.

 

대통령실이 주관하는 5자 협의체에는 국방부와 국토교통부, 재정경제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무안군이 참여한다. 통합특별시 출범 전에는 광주시와 전남도가 각각 참여하는 6자 구조였지만 두 시·도가 하나로 합쳐지면서 참여 주체가 하나 줄었다. 형식은 달라졌어도 이전 대상지역인 무안군이 빠진 채 절차를 진척시키기 어렵다는 사정은 그대로였다.

 

이달 들어 협상을 둘러싼 기류는 달라졌다. 무안군은 협조 의사를 내놓으면서도 3대 선결조건은 거두지 않았다. 군공항 이전을 반대하기 위한 장벽이 아니라 군민이 납득할 여건을 마련하기 위한 최소한의 원칙이라는 입장도 유지했다.

 

이번 회동은 공식 협의가 더 늦어지기 전에 두 단체장이 무안군의 요구와 군공항 이전 절차를 직접 조율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회동에서는 현안의 추진 시기와 규모, 속도 등에 원칙적으로 이견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세부 합의까지 이른 것은 아니지만 김 군수가 5자 협의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중단된 공식 논의를 이어갈 여지는 마련됐다.

 

아직 채워야 할 내용도 적지 않다. 1조 원 규모의 재정 지원과 국가산단 조성, 광주 민간공항 이전의 구체적인 시기와 이행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만남에서 확인한 ‘원칙적 공감’이 실제 합의안으로 이어질지는 후속 협의를 지켜봐야 한다.

 

무안국제공항 재개항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공항 운영이 중단된 가운데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연내 정상화를 목표로 국토교통부에 구체적인 재개항 일정을 요구하고 있다. 무안군으로서는 군공항 이전과 함께 지역의 관문인 민간공항 정상화도 풀어야 할 현안이다.

 

여기에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를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입지로 선택하면서 군공항 이전은 국가산업 추진 일정과도 맞물렸다. 군공항이 옮겨가야 기존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만큼 민 시장에게는 무안군과의 직접 대화가 필요했고, 김 군수에게는 3대 선결조건을 지키면서 협의에 참여할 명분이 필요했다.

 

이날 두 사람은 현안 해결의 궁극적인 목적이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공적인 조성이라는 데 뜻을 모으고, 이를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김산 무안군수는 “우리 지역을 획기적으로 발전시킬 국가적 차원의 반도체팹 건설을 크게 환영한다”면서 “향후 군공항 이전을 위한 5자 협의체에도 적극 참여해 무안군의 요청과 국책사업의 상생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은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군공항 이전의 병행 추진이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앞으로도 자주 만나 모두에게 좋은 해법을 찾아가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