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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사’ TG-C, 위약보다 못한 통증지표…12월 2차 임상에 쏠린 눈

1차 美 임상 3상서 주요 평가지표 통계적 유의성 확보 실패
VAS 통증 감소폭은 오히려 위약군이 TG-C 투여군보다 커
골관절염 특유의 높은 위약 반응 가능성…임상 변수 분석 필요
성분 오류·허가 취소 전력까지…2차 임상 결과가 신뢰 회복 분수령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코오롱티슈진의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TG-C(옛 인보사)가 미국 1차 임상 3상에서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면서 그 배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골관절염 임상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위약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임상 설계와 환자 관리 과정에서 치료 효과를 흐릴 만한 변수가 있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TG-C는 과거 국내에서 ‘인보사’라는 이름으로 판매됐다가 허가 당시 신고된 것과 다른 성분이 확인돼 2019년 품목허가가 취소된 전력이 있다. 오는 12월 공개될 예정인 미국 2차 임상 3상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27일 제약·바이오업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TG-C 임상 결과를 둘러싼 핵심 쟁점은 시험약의 통증 개선 효과 자체보다 위약군과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TG-C 미국 1차 임상 3상은 무릎 골관절염 환자의 관절강에 TG-C 또는 위약을 투여한 뒤 통증과 신체 기능 변화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요 평가지표에는 시각통증척도(VAS)와 골관절염 증상평가지수(WOMAC)가 사용됐다.

 

VAS는 환자가 자신이 느끼는 통증 정도를 평가하고, WOMAC는 통증과 관절 기능 등을 설문을 통해 측정하는 지표다.

 

코오롱티슈진이 지난달 공개한 결과를 보면 TG-C 투여군의 VAS 변화량은 -38.7, WOMAC는 -27.61이었다. 위약군은 각각 -39.2와 -26.54를 기록했다.

 

두 집단 간 격차가 사실상 거의 나타나지 않은 셈이다. 특히 VAS에서는 위약군의 통증 감소 폭이 TG-C 투여군보다 소폭 크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TG-C가 위약보다 우월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는 점을 통계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

 

◇‘가짜약’인데 왜 통증이 줄었나

 

다만 위약군에서 상당한 통증 개선이 나타났다는 사실만으로 TG-C 자체에 치료 효과가 없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통증이나 신체 기능처럼 환자의 주관적인 평가가 주요 지표로 사용되는 임상에서는 위약 반응이 비교적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증은 단순히 관절의 물리적인 손상 정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신체에서 발생한 신경생물학적 신호를 뇌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체감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 환자가 치료 효과를 강하게 기대하거나 과거 치료를 통해 증상이 호전된 경험이 있는 경우 실제 약효와 별개로 통증을 덜 느끼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골관절염 자체의 특성도 변수다. 골관절염 통증은 일정한 수준으로 지속되기보다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통증이 심해진 시점에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의 증상이 자연스럽게 완화됐다면 실제 치료제 투여 여부와 관계없이 통증이 줄어든 것으로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임상시험에 참여해 의료진의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를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환자의 행동이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이른바 ‘호손 효과’도 변수로 꼽힌다.

 

실제 골관절염 신약 개발 과정에서 높은 위약 반응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2023년 국제학술지 ‘네이처 리뷰 류마톨로지’에도 골관절염 임상에서 나타나는 높은 위약 반응이 신약의 실제 치료 효과를 가려내는 데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게재됐다.

 

◇다른 골관절염 신약도 ‘위약의 벽’

 

다른 골관절염 치료제 개발 과정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미국 오가노제네시스가 개발한 골관절염 주사제는 임상 3상에서 시험약뿐 아니라 위약 투여 환자에서도 통증 감소가 나타났다. 바이오스플라이스의 주사제 역시 높은 위약 반응 등으로 유효성 입증에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플렉시온의 골관절염 치료제 ‘질레타’는 위약군에서도 통증 개선 효과가 나타났지만 시험약의 개선 폭이 이를 넘어 최종적으로 허가를 받았다.

 

결국 신약 개발에서 중요한 것은 위약군의 증상이 좋아졌느냐가 아니라 시험약이 위약과 비교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를 만들어냈느냐는 점이다.

 

이 때문에 TG-C 역시 ‘위약 효과가 너무 컸다’는 설명만으로는 이번 결과를 충분히 해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2년 지나도 차이 없었다면…임상 과정도 들여다봐야

 

전문가들은 환자의 진통제 사용 여부나 생활습관 변화, 치료 순응도 등 임상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교란 변수를 면밀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과거 국내 인보사 임상에 참여했던 한 정형외과 전문의는 위약 반응 자체는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면서도 장기간 시험에서도 두 집단 사이의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부분에는 의문을 제기했다.

 

통상 시간이 지나면서 위약군의 효과가 감소하고 실제 치료 효과가 있는 환자군과 차이가 벌어지는 양상을 기대할 수 있는데, 장기간 관찰에서도 차별성이 확인되지 않았다면 위약 반응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취지다.

 

따라서 향후 추가 분석에서는 어떤 환자군에서 위약 반응이 크게 나타났는지, 진통제 사용이나 환자 관리 방식 등이 결과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확인하는 작업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12월 2차 임상 3상, TG-C 운명 가를 시험대

 

시선은 오는 12월로 향하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은 1차 임상 3상과 같은 방식으로 다른 환자군을 대상으로 진행한 2차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두 번째 임상에서도 위약 대비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TG-C의 치료 효과에 대한 시장의 의문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명확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한다면 1차 임상에서 나타난 높은 위약 반응의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과 함께 향후 개발 전략을 다시 세울 근거를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결과가 특히 중요한 이유는 TG-C가 일반적인 신약 후보물질과 다른 이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인보사로 허가·판매됐다가 주성분 문제로 2019년 허가가 취소됐고 당시 진행 중이던 미국 임상시험도 일시 중단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결국 오는 12월 발표될 2차 임상 3상은 단순히 하나의 임상시험 결과를 추가하는 차원을 넘어선다. TG-C가 위약을 넘어서는 치료 효과를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할 수 있는지, 그리고 한 차례 크게 흔들렸던 신뢰를 다시 세울 수 있는지를 동시에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코오롱티슈진 관계자는 “위약 반응의 규모와 배경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