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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배 시장, SK하이닉스 이천 생산라인 찾았다…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실행 채비’

- 곽노정 대표이사와 첫 팹 착공·국가산단 확장·기반시설 협의
- “기업보다 한발 앞서 준비”…부지·전력·용수 확보 속도
- 무등산 주상절리와 HBM 적층구조 연결한 도자기 선물 눈길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SK하이닉스의 광주 투자를 뒷받침할 행정 준비가 속도를 내고 있다. 기업 경영진이 광주 군공항 일원을 여러 차례 둘러본 데 이어 이번에는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이천 생산현장을 찾았다. 투자 협의의 무게중심이 유치 선언에서 첫 팹 착공과 생산기반 구축으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민형배 시장은 1일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방문해 곽노정 대표이사와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7~8월 SK하이닉스 경영진이 광주 군공항 일원을 직접 살핀 데 따른 답방이다. 기업은 투자 대상지를 확인하고, 행정은 기존 생산거점에서 실제 팹 운영에 필요한 조건을 점검했다. 양측이 서로 현장을 오가며 협의의 밀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날 면담의 핵심은 ‘어떻게 짓고, 어떻게 가동할 것인가’에 맞춰졌다.

 

민 시장과 곽 대표는 호남권 생산거점이 맡을 중장기 역할을 비롯해 향후 공장 증설까지 고려한 국가산단 조성, 첫 팹 착공에 필요한 입지 여건, 장기 협력체계 등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반도체 생산시설은 넓은 부지만으로 들어설 수 없다. 하루도 끊겨서는 안 되는 전력과 막대한 산업용수, 폐수처리시설, 물류망, 전문인력이 생활할 정주 여건까지 함께 갖춰야 한다. 산단 계획이 기업의 투자 일정과 어긋나면 첫 삽을 뜨는 시기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기업보다 한발 앞선 준비’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민 시장은 면담을 마친 뒤 이천캠퍼스 M14를 방문해 대규모 클린룸과 자동화 생산라인을 살펴봤다. 반도체가 생산되는 현장에서 팹 운영 방식과 제조공정을 확인하고, 호남권 생산거점에 필요한 기반시설과 행정지원 과제를 직접 짚어보려는 일정이었다.

 

곽노정 대표이사는 “이처럼 큰 프로젝트는 기업 혼자만의 힘으로 추진할 수 없다”며 “과거 경험을 통해 지자체의 지원이 절실한 부분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SK하이닉스가 한마음으로 힘과 뜻을 모아 성공적으로 추진했으면 한다”고 협력을 당부했다.

 

민형배 시장은 “SK하이닉스의 광주 투자는 호남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대규모 산업투자”라며 “지역의 새로운 변화를 여는 역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민 시장은 특히 행정의 속도를 강조했다.

 

그는 “기업이 움직이는 것보다 행정이 뒤처지거나 뒤따라가면서 기업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원칙을 세웠다”며 “SK하이닉스가 어떻게 일하는지 직접 보고 배우기 위해 이천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최선을 다하겠다”며 “훗날 SK하이닉스가 ‘광주에 투자하길 정말 잘했다’고 평가하도록 만들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무등산과 첨단 메모리 기술을 연결한 선물도 눈길을 끌었다.

 

민 시장은 곽 대표에게 무등산 주상절리를 본뜬 ‘무등절리 잔과 접시 세트’를 전달했다. 수직으로 층층이 쌓인 주상절리 모습이 여러 개의 D램을 겹쳐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이는 SK하이닉스의 대표 인공지능 메모리 HBM과 닮았다는 의미를 담았다. SK하이닉스도 이천의 지역색을 살린 도자기로 화답했다.

 

민 시장은 “‘무등’은 등급을 매길 수 없을 만큼 비할 데 없다는 뜻”이라며 “기술의 한계를 계속 넘어서는 SK하이닉스와 잘 어울린다”고 말했다. 이어 “주상절리처럼 전남광주와 SK하이닉스의 인연도 하나하나 단단하게 쌓여 오래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앞으로 SK하이닉스와 실무 협의를 이어가며 부지와 전력·용수 등 핵심 기반시설을 준비할 계획이다. 기업이 실제 공장을 짓고 운영하는 데 필요한 조건도 국가산단 조성계획에 반영한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성패는 투자 규모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첫 팹 착공에 필요한 기반시설을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갖추느냐가 관건이다. 이천 생산현장까지 찾아간 민 시장의 행보도 이제 행정이 그 속도를 입증해야 할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으로 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