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경찰 고위직이 대폭 물갈이됐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 가운데 14명이 교체되고 전체 치안감 직위의 80% 이상이 바뀌면서 경찰 지휘부가 사실상 새 진용을 갖췄다. 당초 치안정감 승진 대상에 포함됐던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은 제주에서 발생한 실종사건 허위 종결 사태의 여파로 최종 승진 명단에서 빠졌다.
경찰청은 1일 치안정감·치안감급 전보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김종철 경남경찰청장은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차장에 임명됐다. 고범석 전남경찰청장은 서울경찰청장을 맡는다. 유승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도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인천경찰청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경찰청장 공석 이후 청장 직무를 대행해 온 유재성 경찰청 차장 체제도 이번 인사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후임 차장에 임명된 김종철 경남청장이 당분간 경찰청장 직무대행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경찰청장 인선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주요 치안 현안과 조직 운영도 당분간 ‘김종철 대행 체제’를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인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고평기 제주경찰청장의 치안정감 승진이 최종 단계에서 무산된 점이다.
고 청장은 당초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에 포함됐지만 최종적으로 승진 임용되지 않아 치안감 계급을 유지하게 됐다. 제주서부경찰서 소속 경찰관이 실종 신고 사건을 허위로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지휘·감독 책임 문제가 불거진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고 청장은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장으로 이동한다.
치안감급 주요 보직도 대거 교체됐다. 김성재 서울경찰청 치안정보부장은 경찰청 대변인으로, 송유철 서울청 경무부장은 경찰청 기획조정관으로 각각 이동한다. 송병선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단장은 서울경찰청 수사차장, 남제현 중앙경찰학교장은 서울경찰청 생활안전차장을 맡는다.
수사 분야에는 전문성을 고려한 인사가 배치됐다. 오승진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은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으로, 김광식 서울관악경찰서장은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으로 이동한다. 경찰은 형사소송법 개정 등에 따른 수사 책임 강화와 현장 대응력을 고려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폭도 이례적으로 크다.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장 가운데 14명, 약 78%가 교체됐고 전체 치안감 직위의 81%가 새 인물로 바뀌었다.
특히 시·도경찰청장 인사에는 출신 지역과 근무 지역을 분리하는 이른바 ‘향피제’가 전면 적용됐다. 특정 지역에서 형성될 수 있는 학연·지연 등 유착 가능성을 차단하고 지휘·감독의 독립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경찰은 이번 인사를 국민 신뢰 회복과 조직 쇄신을 위한 조치로 설명하고 있다. 후속 인사에서도 시·도경찰청 청문감사인권담당관 등 주요 보직까지 향피제 적용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결국 이번 인사는 단순한 고위직 자리 이동보다는 경찰 조직의 책임성과 인사 관행을 동시에 손보겠다는 성격이 강하다. 특히 제주 실종사건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일선 경찰의 부실 대응이 고위 지휘관의 승진 문제로까지 이어졌다는 점에서, 현장 사고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을 인사에 보다 직접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직접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신호로도 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