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되는 계약서나 약정서는 단순한 종이 한 장이 아니다. 누가 어떤 지위에서 무엇을 약속했고 실제 어떤 관계에 있었는지를 재판부가 판단하는 기초자료가 된다. 때문에 문서의 내용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누가 만들었고, 당사자가 실제로 동의했는지 여부다.
본지가 확보한 서울 강북의 한 재개발정비사업 관련 ‘정비사업 기술지원(Construction Management) 약정서’ 두 장에는 쉽게 지나치기 어려운 차이가 있다. 기존 약정서에는 이모 씨가 ‘현. 건국대학교 도시행정연구소 도시정비연구센터 단장’으로 기재돼 있고, 조합에 제공하기로 한 업무는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 검토부터 공정관리, 업체 선정, 도급계약 분석, 하도급 관리, 조합청산까지 모두 10개 항목이다. 문서 하단에는 당사자들의 자필 서명도 들어 있다.
반면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된 것으로 파악되는 약정서는 다르다. 이씨의 직함은 문서 사진상 ‘전 건국대학교 도시행정연구소 도시정비연구센터 단장’으로 바뀌었고, 업무범위는 7개로 재구성돼 있다. 자필 서명 대신 도장이 등장한다.
무엇보다 계약 상대방인 조합장의 설명이 중요하다. 조합장은 본지가 법원 제출본을 보여주자 해당 문서를 작성하거나 그 내용에 합의한 기억이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당시 관련 문서는 도장이 아니라 자필 서명으로 처리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같은 사업과 같은 당사자를 전제로 한 두 약정서에서 직함과 업무범위, 서명·날인 방식이 모두 다르고, 계약 상대방까지 법원 제출본의 작성과 합의를 부인하고 있다면 단순한 ‘문서 버전의 차이’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특히 명의자인 조합장이 작성과 합의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자필 서명 대신 도장이 찍힌 별도의 문서가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됐다면, 해당 문서가 누구에 의해 어떤 경위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위조·변조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형사책임의 성립 여부는 문서 작성 주체와 수정 과정, 당사자의 승낙 여부, 인장 사용 권한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확인된 정황만 놓고 보더라도 이를 단순한 표현 수정이나 서식 차이로 설명하기에는 의문이 적지 않다.
누가 이 문서를 만들었는가. 왜 내용이 달라졌는가. 상대방의 동의는 있었는가. 그리고 왜 기존 약정서와 다른 문서가 법원에 증거로 제출됐는가. 이번 취재는 이 네 가지 질문에서 출발한다.
◇ ‘현→전, 10개→7개, 서명→도장’…문서의 핵심이 달라졌다
두 문서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이씨의 직함이다. 기존 약정서는 이씨를 ‘현 건국대학교 도시행정연구소 도시정비연구센터 단장’으로 적고 있지만, 법원 제출본 하단에는 사진상 ‘전 건국대학교 도시행정연구소 도시정비연구센터 단장’으로 읽히는 표현이 등장한다.
‘현’과 ‘전’은 한 글자 차이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다. 약정 당시 대학 관련 직함을 현직으로 사용했다는 것과 이미 과거의 경력이었다는 것은 이씨가 어떤 지위와 신뢰를 앞세워 조합과 관계를 맺었는지를 판단하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업무범위 변화는 더 크다. 기존 약정서에는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 검토, 사업 수익성 개선, 각종 용역계약 검토, 용역업체 변경 및 신규업체 선정, 이주·공가, 설계도서와 납품도면 검토 및 VE, 착공 이후 공정관리, 시공사 도급계약 분석, 하도급 업체 관리, 마감재 선정, 준공과 조합청산 등 10개 업무가 적혀 있다.
법원 제출본에서는 이를 7개 항목으로 재구성했다. 단순히 세 항목이 빠진 형태가 아니라 일부 업무가 합쳐졌고 표현과 배열도 달라졌다. 기존 문서의 자필 서명 대신 도장이 사용됐다는 점도 차이다.
중요한 것은 변경된 부분들이 이씨의 당시 지위와 정비사업 관여 범위를 판단하는 핵심 요소라는 점이다. 단순한 오탈자나 문장 다듬기의 문제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정상적인 수정이었다면 누가 어느 부분을 수정했고, 상대방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이를 승인했는지를 밝히면 된다. 그러나 조합장이 제출본의 작성과 합의 사실을 부인한 이상 문서 작성자와 수정 과정, 인장 사용 경위가 확인돼야 한다.
◇ “명의자 승낙 없이 중요 부분 바꿔 제출했다면”…법적 쟁점은 작성 권한
법무법인 로앤탑의 전선애 변호사는 두 문서가 다르다는 사실만으로 형사책임이 곧바로 성립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동의 여부가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전 변호사는 “계약이나 약정 내용이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수정됐다면 문서가 달라졌다는 이유만으로 형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반대로 상대방의 동의 없이 상대방 명의의 문서를 새로 작성하거나 기존 문서의 중요한 부분을 변경하고, 이를 실제 당사자가 작성한 문서인 것처럼 법원에 제출했다면 사문서위조·변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죄 성립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행 형법 제231조는 행사할 목적으로 권리·의무 또는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를 위조 또는 변조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제234조는 위조·변조된 문서를 행사한 경우 해당 죄에서 정한 형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전 변호사는 “기존 문서와 법원 제출본 사이에 당사자의 직함과 업무범위, 서명·날인 방식 등 증명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차이가 있고 명의자가 제출본의 작성이나 합의 사실을 부인한다면 누가 언제 어떤 권한으로 문서를 만들었는지, 인장을 누가 사용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용이 사실과 다르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문서를 법원에 제출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사문서위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며 문서 명의자의 승낙과 작성 권한, 실제 작성 과정 등을 구체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사안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은 ‘문서가 다르다’는 결과가 아니라 그 문서를 누가 만들었느냐다. 조합장의 승낙은 있었는지, 도장은 누가 어떤 권한으로 사용했는지, 변경본이 만들어진 경위가 무엇인지가 확인돼야 한다. 특히 이 문서가 개인적으로 보관된 자료가 아니라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됐다는 점에서 문서의 진정성과 작성 경위를 확인할 필요성은 더욱 크다.
◇ ‘무상 기술지원’인데 10개 업무…단순 자문으로 보기 어려운 범위
또 다른 쟁점은 기존 약정서에 적힌 10개 업무의 성격이다. 약정서에는 이씨가 조합에 ‘무상’으로 기술지원을 제공한다고 돼 있지만, 업무범위는 단순히 경험을 바탕으로 몇 가지 의견을 주는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 검토부터 사업 수익성 개선, 각종 용역계약 검토, 업체 변경과 신규업체 선정, 공정관리, 도급계약 분석, 하도급 업체 관리까지 조합 사업의 주요 의사결정 영역이 포함돼 있다.
현행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은 사업성 검토와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시공자 선정 지원, 사업시행계획인가 신청 대행, 관리처분계획 수립 대행 등 법에서 정한 업무를 추진위원회나 사업시행자로부터 위탁받거나 이와 관련한 자문을 하려는 경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등록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무상’이라는 이유나 계약서에 ‘자문’ 또는 ‘기술지원’이라고 적었다는 이유만으로 실제 업무의 법적 성격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기존 약정서의 10개 업무 모두가 등록 대상이거나 법률 위반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결국 어떤 업무를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수행했는지가 중요하다.
법무법인 상림의 정소영 변호사는 “정비사업에서 단순히 개인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것과 조합 등으로부터 일정한 업무를 맡아 지속적으로 검토·지원하는 것은 법적으로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법령이 일정한 자격이나 등록을 전제로 수행하도록 정한 업무의 경우 계약서에 ‘자문’이나 ‘기술지원’이라고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법적 성격까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수를 받지 않는 ‘무상’이라는 점 역시 그것만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며 “실제로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 업체 선정이나 계약 과정에 어느 정도 관여했는지, 조합 의사결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확인해야 할 것은 이씨 또는 당시 이씨가 내세운 조직이 해당 업무를 수행하는 데 필요한 등록이나 자격을 갖추고 있었는지, 실제 어느 범위까지 사업에 관여했느냐다. 이 때문에 법원 제출본에서 업무범위가 10개에서 7개로 바뀐 이유도 중요하다. 합의에 따른 정상적인 수정이었다면 그 경위를 제시하면 된다. 그렇지 않다면 이씨의 실제 정비사업 관여 범위를 보여주는 내용이 법원 제출 과정에서 왜 재구성됐는지 설명이 필요하다.
◇ ‘무상 지원’으로 시작해 업체 선정까지…약정서 밖 발언도 의문 키워
기존 약정서의 업무범위는 이씨가 주변에 했다는 설명과 맞물리면서 ‘무상 기술지원’의 실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을 키운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씨는 처음에는 돈을 받지 않고 조합을 도와준 뒤 사업이 진행되면 자신이 추천하는 업체를 선정하도록 한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기존 약정서에도 ‘용역업체 변경 및 신규업체 선정 가이드라인 제시 및 기술지원’이 명시돼 있고, 시공사 도급계약 분석과 하도급 업체 관리까지 업무에 포함돼 있다.
약정서에 적힌 업무범위와 이씨가 주변에 했다는 발언을 함께 놓고 보면 처음부터 단순한 무상 자문을 넘어 향후 업체 선정이나 계약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문이 제기된다. 적어도 ‘대가 없이 몇 가지 조언만 했다’는 설명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는 대목이다.
본지가 확보한 동대문구 한 재개발조합 관련 통화 녹취에도 조합장을 설득하고 일정한 계약 구조를 통해 조합 자금 5억원을 외부로 조성할 수 있다는 취지로 들리는 이씨의 발언이 담겨 있다.
해당 발언이 실제 계약이나 자금 집행으로 이어졌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다만 약정서에 명시된 업체 선정·도급계약·하도급 관리 업무와 함께 놓고 보면 이씨가 말한 ‘무상 기술지원’이 실제 어떤 역할을 염두에 둔 것이었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 앞선 5억원 보도에서도 달라졌던 ‘문서 속 관계’
이번 약정서의 차이가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씨와 관련한 앞선 취재에서도 처음 설명된 사실관계와 이후 등장한 문서의 법률관계가 달라진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본지는 앞서 송모 씨가 이씨를 믿고 투자한 돈이라고 설명했던 5억원이 이후 작성된 차용증과 사실확인서에서는 강모 씨가 송씨에게 빌린 돈으로 기재된 사실을 보도했다. 당시 쟁점은 ‘이씨에게 투자한 돈’이라는 최초 설명과 ‘강씨가 차용한 돈’이라는 이후 문서 사이에 생긴 차이였다.
이번 약정서 사건과 5억원 사건을 같은 사안으로 볼 수는 없다. 다만 법적 분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새롭게 등장한 문서가 당초 알려진 당사자의 역할이나 법률관계를 다르게 설명한 사례가 있었다는 점은 이번 약정서의 작성 경위를 더 엄격하게 확인해야 할 이유가 된다.
여기서 겹치는 것은 결론이 아니라 질문이다. 처음 설명된 사실과 이후 등장한 문서가 왜 달라졌는지, 누가 작성했고 당사자는 실제로 그 내용에 동의했는지다.
◇ 이문1·장위15·아차산…관계가 틀어진 뒤 달라진 ‘자신의 역할’
이문1구역과 장위15구역 사례 역시 이번 약정서와 직접적인 법률관계가 있는 사건은 아니다. 다만 이씨가 재개발 현장에 관여한 뒤 관계가 틀어지는 과정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어떻게 설명했는지는 이번 연재가 계속 확인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문1구역에서는 이씨가 조합 관련 문제를 기자에게 설명하고 자료를 제공한 뒤 조합장과의 갈등이 고소·고발과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G사가 조합을 상대로 약 115억5000만원 규모의 용역비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고, 복수의 관계자는 이씨가 해당 소송을 마치 자신이 거액을 받을 수 있는 사건인 것처럼 주변에 설명했다고 전한다.
장위15구역에서도 이씨는 일부 자료와 정보를 기자에게 제공하고 비대위 인사들을 연결했다. 이후 주요 취재는 비대위를 포함한 복수의 취재원으로부터 자료를 확보하고 별도의 사실확인을 거쳐 진행됐다.
그러나 이씨와 기자의 관계가 틀어진 뒤에는 자신이 오히려 기자에게 관련 기사를 쓰지 말라고 했다는 취지의 설명을 지 조합장 측과 가까운 인사에게 한 것으로 본지가 확보한 관계자 설명과 통화 정황에서 파악됐다.
현재까지의 자료만으로 이씨가 처음부터 언론이나 비대위를 의도적으로 이용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관계가 좋았을 때와 갈등이 시작된 뒤 자신의 역할을 다르게 설명했다면 그 이유는 검증해야 한다.
최근에는 아차산주택조합과 관련해서도 이씨가 직접 전면에 나서기보다 비대위 측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취지의 제보가 들어왔다. 아직은 제보 단계인 만큼 본지는 이씨가 해당 사업과 실제 어떤 접점이 있었는지 추가 확인하고 있다.
서로 다른 사업장을 하나의 패턴으로 미리 묶을 수는 없다. 그러나 여러 사업장에서 관계 형성과 갈등 전후 이씨가 설명하는 자신의 위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시간순으로 확인하는 것은 필요하다.
◇ 별건 위증 혐의 재판과는 별개…이번 약정서는 문서 자체로 판단해야
이씨가 정금식 조합장과 관련한 별도의 형사사건에서 위증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은 이번 약정서 사안과 엄격하게 구분해야 한다.
위증 혐의 사건과 이번 약정서가 제출된 사건은 서로 다른 사건이다. 위증 혐의로 기소됐다는 사실이 이번 약정서의 위조·변조 여부를 입증하는 것도 아니며, 기소 자체가 유죄 확정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번 약정서 문제는 별개의 자료와 사실관계를 통해 판단해야 한다.
다만 또 다른 법원에 제출된 문서가 기존 약정서와 다르고, 계약 상대방이 제출본의 작성과 합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가볍지 않다. 조합장의 부인만으로 형사책임을 확정할 수는 없지만, 이제는 문서 작성자와 작성 경위, 인장 사용 과정, 당사자의 승낙 여부를 객관적인 자료로 밝혀야 할 단계다.
법원은 제출된 자료를 토대로 과거의 사실관계를 판단한다. 그렇기 때문에 법원에 제출되는 증거는 누가, 어떤 경위로 만들었는지가 분명해야 한다.
◇ 결국 남는 것은 두 장의 약정서…“법원에 제출된 문서는 누구의 것인가”
이번 기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5억원도, 이문1구역도, 장위15구역도 아니다. 이들 사례는 이씨의 설명과 이후 등장한 문서 또는 관계 변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여주는 보조적인 정황일 뿐이다.
핵심은 두 장의 약정서다. 기존 문서에는 ‘현 건국대 단장’이라는 직함과 10개의 업무범위, 당사자의 자필 서명이 있다. 법원 제출본에는 ‘전 단장’으로 읽히는 표현이 등장하고 업무는 7개로 재구성돼 있으며 자필 서명 대신 도장이 찍혀 있다.
그리고 계약 상대방인 조합장은 제출본을 작성하거나 그 내용에 합의한 기억이 없다고 말한다.
정상적인 수정이었다면 확인 방법은 명확하다. 누가 무엇을 수정했고 왜 수정했는지, 계약 상대방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동의했는지 설명하면 된다.
그 설명이 없다면 질문은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왜 기존 약정서와 다른 문서가 만들어졌는가. 이씨의 직함은 왜 ‘현’에서 ‘전’으로 바뀌었는가. 10개의 업무는 왜 7개로 재구성됐는가. 자필 서명은 왜 사라지고 도장이 등장했으며, 그 도장은 누가 어떤 권한으로 사용했는가.
그리고 무엇보다 왜 그 문서가 법원에 증거자료로 제출됐는가.
이번 연재가 확인하려는 것은 단순히 문서 한 장의 진위만이 아니다. ‘자문’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발 현장에 들어온 외부인이 어떤 자격과 역할로 조합의 계약과 업체 선정에 접근했는지, 관계가 틀어진 뒤 자신의 위치를 어떻게 설명했는지, 그 과정에서 법적 절차에 어떤 자료가 제출됐는지를 확인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 ⑨편에서 다른 모든 질문에 앞서 답해야 할 것은 하나다.
법원에 증거로 제출된 그 약정서는 과연 누구의 문서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