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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K COLUMN]인터내셔널팀은 미국팀을 영원히 꺾을 수 없는가

 

골프 역사상 가장 외롭고도 불리한 전쟁을 꼽으라면 단연 프레지던츠컵(의 인터내셔널팀(International Team)일 것이다. 유럽을 제외한 전 세계 대륙이 모였다고는 하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언어도, 문화도, 성장 배경도 제각각인 ‘연합군’에 가깝다. 반면 그들이 상대하는 미국팀은 단일 시스템과 문화, 그리고 전 세계 최고 리그(PGA 투어)를 안방처럼 써온 강력한 단일 제국이다.

이번 2026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메디나에서도 잔인한 평행이론은 반복되었다. 금요일 포섬 경기에서 5-0 완승을 거두고 일요일 싱글 매치 플레이 전까지 10.5대 7.5로 3점 차 리드를 지켜낼 때만 해도, 마침내 28년 만의 기적이 일어나는 듯했다.

인터내셔널팀은 1998년 처음으로 딱 한번 미국팀을 꺾은 적이 있다. 2003년에는 양 팀이 비겼다. 하지만 싱글 매치에 나선 미국팀 선수들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포섬과 포볼 경기 때 모습과는 완전히 달랐다. 미국팀은 압도적인 우위를 보이며 인터내셔널팀의 거센 파도를 잠재웠다.

12개 싱글 매치 플레이에서 미국팀은 9개 경기를 이기고 2개 경기는 패했다. 1개 경기에선 비겼다. 9.5대 2.5. 일방적인 결과였다. 결국 올해 프레지던츠컵도 미국팀의 17대 13으로 압도적인 승리였다. 인터내셔널팀은 이번 패배로 역대 전적에서도 1승 1무 14패. 그 숫자는 거침없이 차갑고 초라하다.

 

왜 인터내셔널팀은 번번이 무너지는가?

첫째는 ‘구심점의 차이’다. 라이더컵의 유럽팀은 '유럽'이라는 명확한 연대감과 정체성이 존재한다. 반면 인터내셔널팀은 한국, 호주, 일본, 남아프리카공화국, 캐나다, 콜롬비아 등의 선수들이 모인다. 각국 언어와 소통 방식이 다르고, 단 며칠 만에 화합과 조화를 만들기어 내기에는 역부족이다.

둘째는 ‘시스템과 선수층의 두께’다. 미국은 세계 랭킹 1위부터 20위까지를 도배하다시피 하는 절대적 선수층을 보유하고 있다. 인터내셔널팀의 주전 4, 5명이 아무리 세계 최고 수준이라 해도, 팀원 12명 전체의 평균 전력은 미국팀에 비해 절대 열세이다. 미국팀은 세계 랭킹 10위 이내 선수 7명이 포진했고, 12명의 평균 세계 랭킹이 16위인 반면 인터내셔널팀은 48위로 비교 불가이다. 동료와 힘을 합칠 수 있는 팀 경기에선 이 격차를 메웠지만 혼자 싸워야 하는 싱글 매치에서는 전력차가 그대로 드러났다. 

 

 

그럼에도 '영원한 패배'는 없다

그렇다면 인터내셔널팀은 미국을 영원히 넘지 못할 통곡의 벽인가? 단언컨대 그렇지 않다. 비록 패배로 끝났지만, 최근 프레지던츠컵이 보여주는 양상은 과거의 '일방적인 굴욕'과는 확연히 다르다.

인터내셔널팀의 체질 변화는 '아시아 골프, 특히 한국 선수들의 부상'과 궤를 같이한다. 그동안 프레지던츠컵에 나섰던 임성재, 김시우, 안병훈, 김주형 등 한국 선수들은 더 이상 이 대회에서 들러리가 아니다. 뜨거운 승부욕과 결정적인 순간에 터지는 에너지, 그리고 특유의 파이팅으로 팀 전체의 분위기를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되었다.

또한 이번 대회 인터내셔널팀 캡틴 제프 오길비가 보여준 데이터 기반의 팀 매칭과 체계적인 조별 전략은 라이벌전으로서의 프레지던츠컵 가치를 크게 끌어올렸다. 매치플레이의 특성상 차이는 아주 미세한 한두 홀의 퍼팅에서 갈린다. 스코티 세플러를 압박하고, 마지막 18번 홀까지 미국팀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것은 이미 전력의 격차가 종이 한 장 차이로 줄어들었음을 증명한다.

 

다윗의 돌멩이는 이미 장전되었다

스포츠가 아름다운 이유는 절대적인 우위가 영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1980년대까지 라이더컵을 독식하던 미국이 유럽의 단합된 힘에 주춤했던 것처럼, 프레지던츠컵의 인터내셔널팀 역시 잔혹사를 끊어낼 골든 타임을 향해 가고 있다.

1승 1무 14패라는 기록은 부끄러운 상처가 아니라, 언젠가 터져 나올 위대한 서사의 밑거름이다. 국적도 언어도 다른 이들이 가슴에 '인터내셔널 쉴드(Shield)' 로고 하나를 달고 세계 최강의 거함 미국에 맞서는 도전. 메디나의 눈물은 끝이 아니다. 가장 어두운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듯, 그들의 첫 승리가 터지는 그날 프레지던츠컵 역사상 가장 찬란한 감동이 완성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