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미(르꼬끄골프, 27)가 지난 10월에 열린 스탠리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역대 단일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을 갈아 치웠다. 올해 5승을 거두며 시즌 상금 1억7954만66엔(약 17억 원)을 벌었다. 6월 말에는 역대 최단 기간에 시즌 상금 1억 엔을 돌파했다. 일본 지바 현에 머물고 있는 이보미는“신기록으로 내 이름을 새기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 몇 년간 깨지지 않는 기록을 세우고 싶다. 더 잘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했다. 이제 이보미는 또 다른 이정표를 눈앞에 두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 투어에서 모두 상금왕에 오르는 것이다. 201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금 1위를 차지한 뒤 이듬해 JLPGA에 진출한 이보미는 올 시즌 JLPGA투어 상금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7개 대회를 남겨 둔 현재 상금 2위 테레사 루와의 격차가 5000만 엔 이상이어서 사실상 상금왕 타이틀을 굳혔다는 평가다. 사실 이보미가 올해 시즌 내내 고공비행을 했던 건 아니다. 시즌 초반 10개 대회에서 4연속 준우승을 포함해 우승이 없어 애를 태웠다. 지난해 9월 자신에게 처음 골프채를 쥐여 주고, 늘 곁을 지켜주던 아버지가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신 슬픔이 컸기 때문이다. “골프를 할 때나 밥을 먹을 때나 아빠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요즘 골프가 잘되는 걸 보면 아빠가 하늘에서 도와주시고 응원하시는 것 같다. 슬프지만 한 단계 성장한 것 같다. 아빠 유언이 일본에서 상금왕이 되라는 것이었다. 좋은 소식 전해드리고 싶다.” 이보미는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올 시즌 일본 투어에 전념하며 한국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는 한 번도 출전하지 않았다. 한층 성숙해진 이보미는 올해 전성기를 맞은 원동력으로 향상된 퍼팅을 꼽았다. 올 시즌 홀당 평균 퍼팅 수는 1.754개로 1위에 올라 있다. 지난해에는 1.7922개로 16위였다. “퍼팅 성공률이 높아지면서 자신감이 커지다 보니 보기가 줄어들었다.” 퍼팅 잘하는 비결을 묻자 그는 “훈련으로 계속 부족한 부분을 채워 나가고 있다. 매일 10분 정도씩 그린에서 10m와 20m 거리를 홀컵에 가까이 붙이는 연습을 하는데 100개 정도 볼을 굴린다. 거리감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그 다음은 1∼5m 거리의 퍼팅을 집어넣는 연습에 집중한다”고 말했다.
사진_르꼬끄 골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