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문채형 기자 | 서울 송파구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조합장 이영두)을 둘러싸고 조합장과 반대파 주민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했다. 올바른 재건축추진위원회(이하 올재추) 대표 A씨는 지난 3월 1일 단지 내 주차장에서 조합장 이영두 씨가 차량을 이용해 폭력을 행사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9시경 노인정 앞 주차장에서 올재추 관계자들과 함께 조합의 롯데건설과 수의계약 체결에 반대하는 동의서를 받기 위해 텐트 설치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이영두 조합장이 차량으로 접근해 텐트 설치를 방해하고 A씨와 언쟁을 벌인 뒤, 자신의 SUV 차량으로 A씨의 승용차 뒷범퍼를 들이받고 A씨의 허리를 가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이 충돌로 넘어지며 전치 3주의 상해를 입었으며, 이 조합장이 의도적으로 차량을 이용한 폭력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고소장에는 “조합장이 평소 과격한 성향을 지니고 있고, 조합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텐트 설치를 막기 위한 고의적 위력 행사로 보인다”는 내용도 담겼다.
고소인은 당시 현장에 다수의 목격자가 있었고, 단지 내 CCTV와 경찰 출동 기록 등 명확한 증거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조합장이 분노 조절에 어려움을 겪으며, 반대 의견을 억압하려는 반사회적 성향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이 조합장이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수의계약하려는 과정에서 비롯됐다는 게 A씨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영두 조합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최근 제기된 ‘시공사 밀어주기 의혹’에 대해 “롯데건설과 별도의 접촉은 없었으며, 입찰은 투명하게 이사회와 대의원회의 의결 절차를 거쳐 진행 중”이라고 해명했다.
조합장은 “현장설명회에 1차 9개사, 2차 6개사가 참여했으나, 입찰 제안서를 낸 곳은 롯데건설뿐”이라며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등은 내부 사정이나 여건상 입찰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조합원 B씨는 “롯데건설 외 입찰 제안서가 없다는 조합장 주장에 대해 조합장 측 개입과 압박으로 다른 건설사 참여가 원천 차단됐다”며 반박했다. 그는 “조합 내 핵심 실세 몇 명이 입찰 과정과 총회 의사 결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내부 증언도 확보됐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조합원 역시 “이권을 둘러싼 다면적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며, 특정 인사가 조합 운영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해 법률 전문가들은 조합장 개인의 폭력 행위 여부와 별개로, 조합 운영의 투명성 및 의사결정 구조 전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개발 전문 변호사인 나도연 변호사는 “재건축 조합장은 주민의 위임을 받아 공익적 행위를 수행하는 자리인 만큼, 그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이나 위력 행사 등 위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단순한 민·형사 책임을 넘어 조합 전체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며 “특히 조합장 직위를 이용한 폭력이나 업무상 배임·직권남용 등의 가능성은 수사기관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나 변호사는 “입찰 과정이 특정 업체에게 유리하게 설계됐거나, 수의계약을 위한 절차적 장치로 악용됐다면 이는 공정거래법이나 도시정비법상 문제의 소지가 크다”며 “향후 조합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조합 전체가 장기 법적 분쟁에 휘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현재 이 사건은 관할 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락1차현대아파트 재건축을 둘러싼 갈등이 물리적 충돌로까지 번지면서, 수사 결과는 물론 조합 내 갈등 해소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는 추가 취재를 통해 사실관계의 전말을 알릴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