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ㅣ HD현대가 미국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와 손잡고 미국 내 상선 건조에 본격 나선다. 앞서 미국 최대 방산 조선사 헌팅턴 잉걸스(HII)와 협력 의지를 밝힌 데 이은 두 번째 북미 공략 행보다.

HD현대는 1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ECO 본사에서 LNG 이중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공동 건조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에는 HD한국조선해양 최한내 기획부문장과 ECO 디노 슈에스트 대표가 참석했다.
양사는 2028년까지 중형급 컨테이너선을 미국 현지에서 공동 건조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 상세설계 확정 ▲2026년 기자재 조달 및 블록 제작 ▲2027년 본격 건조 ▲2028년 선박 인도 순으로 추진된다.
HD현대는 설계, 기자재 구매대행, 건조기술 지원은 물론 일부 블록 제작까지 맡는다. 향후 기술 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를 병행하며 협력 폭을 넓힐 계획이다.
ECO는 미국 내 5개의 상선 조선소를 보유한 그룹으로, 300여 척의 해양지원선(OSV)을 자체 건조해 운용 중이다. 북미 OSV 시장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갖춘 업체로 꼽힌다.
ECO의 이번 파트너십 요청은 사실상 ‘기술 수혈’에 가깝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미국 조선사가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3600TEU급 3척에 불과하다. HD현대의 친환경 연료 및 설계 기술이 미국 조선업 회복의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HD현대는 이번 협약을 계기로 향후 드라이벌크, 유조선 등 다양한 선종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항만 크레인 등 안보 민감 분야까지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HD현대는 미국 내 존재감을 지속 확대 중이다. 지난 4월 HII, 방산 기자재 기업 페어뱅크스 모스 디펜스와의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지난해에는 서울대-미시간대와 조선산업 인재 육성 MOU도 맺었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은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이자 안보적 동반자”라며 “ECO와의 협력을 시작으로 미국 조선업 재건과 산업안보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