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생명, 20억 판촉물 수의계약 비리 의혹…직원 가족 업체 일감 몰아주기 논란

  • 등록 2025.10.23 17:18:32
크게보기

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NH농협생명이 20억 원 규모의 판촉물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직원 가족 업체 특혜 △부풀린 단가 △납품 지연 등 복합 비리 의혹에 휩싸였다. 금융감독원은 해당 계약 과정에서 리베이트 조성 정황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전방위 검사에 착수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1일부터 NH농협생명이 지난해 말 체결한 판촉물 수의계약 전반에 대한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 대상에는 계약 적정성뿐 아니라 자금 편취 및 비자금 조성 여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계약은 NH농협생명이 지난해 12월 31일 지역 농·축협 지원 명목으로 핸드크림 3종 세트 10만 개를 총 20억 원에 구매한 건이다. 납품업체로는 삼송유통센터가 선정됐으나, 실제 납품은 여러 단계의 재하청을 거쳐 직원 가족이 운영하는 피부관리업체 ‘지현살롱’이 맡았다.

 

지현살롱은 화장품 유통과 무관한 소규모 미용업체로, 농협생명 직원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곳으로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애초부터 직원 가족이 이익을 챙길 수 있도록 구조를 설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가격 부풀리기 논란도 불거졌다. 농협생명은 “정상가 3만7천 원 상당의 제품을 2만 원에 계약한 합리적 구매”라고 주장했지만, 시중 온라인몰에서는 유사 제품이 1만 원 안팎에 판매되고 있다. 대량 발주 시 원가가 5천 원대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납품 과정 역시 석연치 않다. 계약서상 납품기한은 올해 2월 28일이었지만 실제로는 절반인 5만 세트만 기한 내 들어왔고, 나머지는 내부 감사 착수 직후인 8월 말 뒤늦게 납품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물량 일부를 고의로 지연해 자금을 유용하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계약 결재선에 박병희 당시 NH농협생명 부사장(현 대표이사)이 포함되면서 책임론이 불거졌다. 단순 실무자 전결이 아닌 최고경영진 승인 아래 특혜성 계약이 진행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병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직원 가족 업체와 불투명한 긴급 수의계약, 단가 부풀리기까지 겹친 총체적 부패 사건”이라며 “농협금융 전체 내부통제 문제가 드러난 만큼 금감원은 관련 책임자를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내부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실관계를 소명 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리베이트 및 자금 유출 정황이 확인될 경우 제재를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Copyright @G.ECONOMY(지이코노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서초구 언남5길 8(양재동, 설빌딩) 2층 | 대표전화 : 02-417-0030 | 팩스 : 02-417-9965 지이코노미(주) G.ECONOMY / 골프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52989 서울, 아52559 | 등록(발행)일 : 2020-04-03 | 발행인·편집인 : 강영자, 회장 : 이성용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방제일) G.ECONOMY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2 G.ECONOMY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0030@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