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0월 23~26일 경기도 고양시 소재 뉴코리아CC에서 열렸던 '한화 라이프플러스 인터내셔널 크라운' 대회 장면. 사진은 칼럼 속 특정 내용과 전혀 관련이 없음
11월은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온몸의 근육과 혈관이 수축하면서 생명까지 위협하는 심장질환(돌연사)에도 적신호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달이다. 기온이 뚝 떨어지면 심근경색 등으로 인한 심장질환 사망자가 증가한다. 그래서 11월을 심장마비 위험의 달이라고도 한다. 기온이 10도 떨어지면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19% 증가한다는 조사 결과(노르웨이 오슬로 대학)도 있다.
지난 10월 25일 오전 7시께 충주의 OO골프장에서 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A모(64.남) 씨가 라운드 중 갑자기 쓰러져 119 구급대에 의해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결국은 뇌사 판정을 받았다.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미 호흡과 맥박이 보이지 않았고 병원 이송 중에도 구급대원이 지속적인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며 병원 측에 인계했지만 결국 의식이 돌아오지 않았다.
지난달 말 새벽 기온이 평시보다 7도나 떨어진 날 가평 OO골프장에서 60대 골퍼가 한 달 전부터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차는 증상에도 별다른 병원 진료없이 골프장을 찾았다. 라운드 중에도 숨 쉴 때마다 목이 아프고 명치 끝이 아주 쓰리고 아픈 것을 참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동반자가 불안한 마음에 직접 119에 신고하여 병원으로 이송시켰다. 관상동맥 세 곳이 막힌 아주 위급한 상태였다. 하지만 다행히 심장질환의 위험한 골든타임 이내에 이송되어 응급 시술로 두 군데는 급히 뚫었고 회복기를 거쳐 나머지 한 곳도 시술해 위험한 고비는 무사히 넘겼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으로 막혀서 심장근육 세포가 죽는 질환이 바로 심근경색질환이다.
돌연사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운동이 골프다. 일본에서는 연간 200명이 라운드 도중 사망한다.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지만 50명 이상이 라운드 도중 또는 이후에 질환으로 입원을 하거나 심한 경우 사망, 또는 뇌사 상태에 빠진다고 한다. 특히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골퍼에게는 더 위험하다. 골프는 한타 한타에 신경을 쓰는 맨탈 게임으로 추운날 혈관이 좁아진 상태에서 긴장감으로 더욱 혈관이 수축하면서 심장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혈압약은 혈압이 높아지지 않도록 하는 잠금장치지만 심장질환으로 보았을 때는 위험에 더욱 노출된 것이다. 혈압약 복용으로 혈압의 향상성을 유지하고자 하는 것이 오히려 순간 혈액순환을 막아 결국 대형 사고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 사망률 1위는 심장질환이다
세계 사망 원인 1위는 급성심장질환이다. 
연간 1,700만 명이 사망하고 2030년에는 2,300만 명 정도로 북한 인구 정도가 사망할 것이라 예상한다. 또한 한국인 사망률 2위 질환으로 이제는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질환 중 하나이다. 심근경색 발생 건수는 10년간 약 54% 증가하였다. 2023년 기준 사망자 3만3,147명으로 발생률은 10만 명당 64.8건으로 남자가 더 많이 발생했다.
매년 9월 29일은 세계심장연맹이 심혈관계 질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인식 증진을 위해 지정한 ‘세계 심장의 날’이다. 심장 질환은 주로 중장년 이후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30대 이하 젊은 층의 증가세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특히 환절기에는 심장 질환의 악화가 빈번하기에 골퍼들도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심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년 152만 여명에서 2022년에는 183만 여명으로 19.9% 증가(건강보험심사평가원)했다. 10~20대 젊은 층의 증가세로 2018년 대비 2022년 환자 증가율이 10대(10~19세)는 40.5%, 20대(20~29세)는 40.9%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의 증가 주원인은 비만과 스트레스다. 자극적인 패스트푸드, 배달음식, 냉동식품, 붉은 육류 위주의 섭취 등 식습관과 학업, 취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비만의 원인이 된다. 특히 젊을수록 심장 질환에 대한 경각심이 낮기 때문에 증상을 오인하거나 방치하다가 심각한 상태에 이를 수 있다. 동맥경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짧은 시간 안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갑자기 낮아진 기온에 혈관이 수축해 새벽에 갑자기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새벽 라운드를 즐기는 시니어 골퍼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돌연사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골프장 몇 번 홀, 어디일까
돌연사 위험이 가장 높은 곳은 ‘1번 홀 드라이버 티샷과 1.5m 내외 퍼팅’(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의 심장혈관외과 의사 아마노 아츠, 준 텐도 대학교수)을 할 때라고 한다. 돌연사의 75%가 퍼팅을 하는 그린에서 발생하고, 15% 정도는 드라이브 티샷을 하는 티잉구역에서 발생한다. 이른 아침 수면 부족 상태에서 준비운동도 없이 갑자기 풀스윙을 하면 심박수가 급격히 오르고 심장 혈관을 수축시켜 발작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수들도 ‘1.5m 내외 퍼팅’을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긴장감과 심리적 압박감으로 인해 평소와는 다른 호흡으로 인해 혈압이 상승하고, 또한 퍼팅할 때 취하는 자세(앞으로 구부리는 자세)도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기 골프를 하거나 음주까지 했다면 돌연사의 확률은 3배 이상 높아진다. 돌연사란 통상 '급성 심장정지로 인한 사망'을 말한다.
라운드 중 동반자가 갑자기 가슴 통증을 호소하면서 쓰러진다면
가장 먼저 반응을 확인한다. 동반자의 어
깨를 두드리며 "괜찮으세요?"라고 물어보고, 반응이 없으면 심정지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즉시 캐디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다.
또한 캐디에게 경기진행요원에게 전달하여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즉시 가져와 달라고 요청한다. 그리고 호흡을 확인한다. 호흡이 없으면 즉시 가슴 압박을 실시한다. 가슴뼈 아래쪽 1/2 지점에 손꿈치를 올려 놓고, 팔을 수직으로 뻗은 다음 분당 100회~120회 속도로, 5cm 깊이로 30회를 강하게 압박한다. 기도 확보 후 인공호흡을 2회 실시한다. 입에서 불어넣는 공기가 새지 않도록 곁눈질로 환자의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지 확인하며 1초씩 두 번 숨을 불어넣는다.
119가 도착할 때까지 가슴 압박/인공호흡을 반복한다. 119 도착 전 자동심장충격기가 먼저 도착하면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사용한다. 심장 충격기 덮개를 열고 전원을 켜고 음성 지시에 따른다.
이때 패드 부착 위치 그림에 따라 패드를 붙이고 분석 중이라는 음성메세지에 따라 환자에게서 떨어지도록 한다. 제세동 필요 시 제세동 할 때 주변 사람들이 모두 환자에게서 떨어지도록 한다. 제세동 후 가슴 압박을 119가 올 때까지 계속한다.
지난해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은 3만2,546명으로 생존율은 겨우 9.2%이다. 이중 뇌 기능 회복률(정상적인 활동 가능)은 6.4%로 100명의 심장질환자 중 겨우 여섯 명만 생존한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20명에 비해 초라한 생존율이다. 초기 응급처치 즉 심폐소생술 교육이 활성화되어있다면 누구나 심정지 상태에서 도움을 줄 수 있기때문에 생존률은 높아질 수 있다. 이는 우리 모두 심폐소생술을 배워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심장마비는 대부분 가정에서 발생하지만 의외로 야외 활동 중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심정지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안심할 수 없는 질병으로 인식하여야 한다.
심폐소생술(CPR)은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치료법으로 인공호흡과 심장 압박(심장 마사지)을 동시에 하는 응급처치법이다. 심폐소생술은 단순하게 가슴압박과 인공호흡만이라도 빠르게 시행, 호흡을 유지하고 혈액을 순환시키게 하여 조직으로 산소를 공급해 준다면 주요 장기의 비가역적 손상을 막아주어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심장박동을 회복시켜 심정지 환자를 소생시킬 수 있는 치료기술이다.
골퍼라면 누구나 가슴 압박법과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 Automated External Defibrillator : AED)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심폐소생술을 4분의 기적이라 한다. 라운드 중 심정지가 발생하면 그 시간부터 분당 생존율이 10%씩 줄어들게 되는데 4분 이내에 실시하지 않으면 뇌 손상 가능성이 커지고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생존해도 뇌사상태에 빠질 수 있다. 골프장 현장에서 즉시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지고 4분 이내에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한다면 생존율을 90%까지 높일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2020년 7월 1일부터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개정·시행되면서 전국의 모든 골프장에는 자동제세동기(자동심장충격기)가 의무적으로 비치되어 있다. 이는 골프장 안전문화 정착을 위해 법률까지 개정할 정도로 심각한 수준의 안전사고가 발생하는 곳이 다름 아닌 골프장이기 때문이다.
심장마비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게 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은 것에 비해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따라서 캐디뿐만 아니라 모든 골퍼는 응급환자와 부상자에게 심폐소생술 및 간단한 응급처치 할 수 있도록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최소한 자동심장충격기 정도는 현장에서 간단하게 사용할 정도의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골프를 즐긴다면 골프장 내에 있는 응급 시스템(응급 장비 및 자동심장충격기의 보관 위치) 등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심장질환 예방을 위한 필수 지표 8가지
심장질환(돌연사)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식이요법 등 꾸준한 건강관리와 정기적인 검진을 받도록 한다. 건강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방문하여 전문의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지표 8가지 중 생활 습관에 관한 것은 4가지 요소로 건강한 식단, 신체 활동, 금연, 수면 건강이며, 생체 지표 4가지는 체질량지수(BMI), 콜레스테롤, 혈당, 혈압의 예방이다.
1. 건강한 식단관리이다. 통곡물, 과일과 채소, 살코기, 견과류, 씨앗류를 많이 섭취하고, 올리브유와 카놀라유 등을 섭취하는 것이다. 라운드 중이라도 간식으로도 견과류를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 건강한 신체 활동이다. 1주일에 2시간 30분 정도의 중강도 신체 활동 또는 75분의 격렬한 신체 활동을 권장한다. 특히 AHA의 연구 결과, 뛰기는 심장질환 위험을 4.5% 감소시킨 반면, 걷기는 9.3%까지 감소시켰다.
걷기 운동의 긍정적 효과는 7,500보를 기준으로 더 증가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1만 보라는 숫자에 집착하는 것보다 단 15분이라도 빠르게 걷는 것이 사망 위험을 줄이는 것으로 하루에 30분씩만 빠른 걸음을 걸어도 중분하다. 골프 라운드 도중 드라이브 티샷 후 다음 샷을 위해 페어웨이에서 빠른 걸음으로 걷는 것이 골프에서는 최상의 효과가 나타나는 걸음이다.
3. 무조건 흡연을 금지한다. 일반 담배, 전자담배, 베이핑을 포함한 흡입형 니코틴 제품 등 모든 형태의 흡연을 금지하도록 한다.
4. 건강한 수면이다. 매일 밤 7~9시간 양질의 잠을 자도록 한다. 특히 겨울철 새벽 라운드는 가능하면 피한다.
5. 적절한 체중을 유지한다. 체질량지수는 몸무게(kg)를 키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적정 체중을 위해 체질량지수는 18.5~25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한다. 쉽게 생각하면 20대의 체중으로 돌아가도록 한다.
6. 콜레스테롤 수치를 유지한다. 총콜레스테롤 수치로 200㎎/㎗ 미만으로 유지한다. 몸에 나쁜 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은 130㎎/㎗ 이하로 유지하고, 몸에 좋은 고밀도(HDL)콜레스테롤을 60㎎/㎗ 이상으로 유지한다.
7. 혈당을 관리한다. 혈당 관리를 알려주는 당화혈색소(HbA1c)를 측정하여, 정상치인 6.5% 이하로 유지한다.
8. 혈압을 관리한다. 수축기120(mmHg), 이완기 80(mmHg)으로 유지한다. 수축기가 130대로 올라가거나, 이완기가 80대이어도 고혈압으로 인식해야 한다.
골프장에서 돌연사 예방 방법
라운드 도중 심근경색 증상이 오면 즉시 119에 신고한 후 골든타임 2시간 이내에 병원에 도착하여 막힌 혈관을 뚫어주면 정상 회복이 가능하다. 갑자기 가슴을 쥐어짜는 통증이 계속되었을 때 기다리거나 라운드 후 병원을 간다는 생각을 하다가 쓰러지면 골든타임(4분)이 줄어들기 때문에 생존 가능성도 줄어든다.
고혈압과 당뇨 같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시니어 골퍼라면 가슴 통증 대신 두통에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계속되는 것도 심근경색의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무조건 병원에 가도록 한다. 특히 당뇨 환자는 심근경색 사망 위험이 55% 더 높으므로 라운드 전 미리 병원을 방문하여 환절기에 따른 혈관의 건강 상태를 미리 확인하도록 한다.
실제 상황에서 골프장에서 심폐소생술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현장에서 적절한 응급처치가 되지 않으면 생존의 가능성 더욱 줄어든다. 지금은 119시스템이 영상통화가 가능할 정도로 발전하여 방법을 모르는 동반자도 119 신고 후 영상으로 지시되는 행동만 따라 하여도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은 응급환자에게 선의(善意)의 의료행위를 한 사람은 민사와 형사상 책임을 면제 또는 감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법적으로도 피해 보장을 받을 수 있도록 하였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3시간 정도면 다 배울 수 있다.(교육단체 대한인명구조협회 02-975-1339)
심폐소생술은 내 가족과 동반자의 생명을 구하는 기술로 누구에게나 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다면 내가 돌연사 상태에 빠졌을 때 다른 누군가가 나를 구해 줄 수 있을 것이다. 골프장에서 발생하는 심장질환(돌연사)은 사고 후 조치보다 사고 예방이 우선이다. 심폐소생술 교육은 골프장 안전요원이나 캐디에게만 필요한 교육이 아니라 모든 골퍼에게 꼭 필요한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기술이다.
이원태 프로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