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골프 리더 인터뷰] 이현준 경북파크골프협회 회장, “행정가의 통찰로 사람을 잇다

  • 등록 2025.11.10 15:4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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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파크골프의 인기가 가을하늘만큼이나 드높아지고 있다. 푸른 잔디밭 위에서 들려오는 타구음, 서로 인사를 나누며 걷는 풍경 속에는 세대의 벽을 허무는 ‘생활 속 스포츠’의 힘이 깃들어 있다. 경상북도는 파크골프장은 물론 파크골프 인구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대한민국 파크골프 일번지인 경상북도 파크골프협회의 리더인 이현준 회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행정가 출신으로 정책 전문성과 생활체육 지도자의 열정을 모두 지닌 리더다. 행정의 언어를 사람의 언어로 바꾸는 일을 소명으로 삼고, 공직에서 다져온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 생활체육의 새로운 질서를 세워가고 있다. 그는 ‘사람 중심의 협회 운영’으로 경북 파크골프의 패러다임을 조용히 분명하게 바꿔놓고 있다.

 

 

행정 경험에 파크골프 열정 더해

회원 중심으로 경북협회를 새롭게

 

이현준 회장은 도의원과 군수를 지내며 수십 년간 지역 행정의 최전선에서 일했다. 예산과 정책, 기반시설, 복지와 문화—그의 시선은 늘 ‘사람이 모이는 곳’에 머물렀다. 그는 퇴임 후에도 지역의 현장을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행정의 틀을 벗어난 자리에서 더 진심으로 사람들과 마주했다. 그가 처음 파크골프장을 찾은 시기도 이때였다. 누구나 와서 즐기고, 함께 웃을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이 그의 마음을 이끌었다.

그에게 파크골프는 단순한 체육활동이 아닌 공동체의 회복을 상징한다. 사회적 관계가 느슨해지는 시대에 운동을 통해 다시 만나고 서로 인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취임 직후부터 협회의 구조를 재검토하며, ‘행정 중심에서 회원 중심으로’의 전환을 추진했다. 그 변화는 작은 회의부터 시작되어, 지금은 협회의 핵심 운영 철학이 되었다.

 

“파크골프는 단순히 클럽을 휘두르는 운동이 아닙니다. 잔디 위를 걷는 그 시간 속에서 사람을 이해하고, 공동체의 의미를 되찾는 일이죠. 협회의 방향은 제도보다 사람에게 있습니다. 공문서와 절차보다 회원의 목소리를 우선하는 방식으로 협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래에서 위로 향하는 협회 운영

사람이 빛나는 구조로 시스템 변화

 

이현준 회장이 가장 먼저 추진한 일은 협회의 ‘체력’을 기르는 일이었다. 도내 20여 개 시군 지부의 운영 상태를 직접 점검하고, 각 지역의 지도자와 심판, 회원들의 의견을 듣는 현장 간담회를 수차례나 진행했다.

 

그는 협회는 지시로 움직이는 행정조직이 아니고, 사람이 움직이는 조직이라고 말한다. 협회의 성장은 곧 사람의 성숙과 비례한다고 강조한다. 이의 일환으로 협회 내에 ‘생활체육위원회’를 신설해 시군 지부가 자율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예전에는 협회 본부가 결정을 내리고 지부가 이를 따르는 방식이었지만, 이제는 현장에서 먼저 아이디어가 올라오고 협회가 이를 지원하는 체계로 바뀌었다.

 

개혁은 단순한 조직정비에 그치지 않는다. 지도자·심판 교육의 전문화, 예산 투명화, 그리고 지부 간 균형발전이 함께 추진되고 있다. 그는 3년 내 100명 이상의 자격보유 지도자·심판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론·실기·인성교육이 결합한 ‘통합형 커리큘럼’을 도입했다. 교육과정에는 공정성, 스포츠 윤리, 경기 운영 매뉴얼까지 포함돼 있다.

 

“결정권이 아래로 내려가면 협회의 생명력이 위로 올라옵니다. 심판의 자부심과 지도자의 책임감이 협회의 품격을 결정합니다. 시스템의 강화는 결국 사람이 빛나는 구조를 만드는 일이거든요.

 

그는 협회의 예산과 집행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각 지부에 균등하게 지원금을 배분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 작은 변화는 협회 내 신뢰를 키우고, 회원 간 결속을 단단히 하는 계기가 됐다.

 

 

경북도민체전 정식종목 등록과

관광형 생활체육 모델 구체화 추진

이현준 회장의 중장기 목표는 파크골프를 경북도민체전의 정식종목으로 만드는 것이다. 생활체육이 제도권 안에 편입되어야 선수층이 안정되고, 종목의 위상도 높아진다는 확신에서 비롯됐다.

 

그는 협회의 경기 규정과 심판 기준을 표준화하고, 안전관리 매뉴얼을 정비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오랜 행정 경험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 체육회, 지자체, 교육청 등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직접 이끌며, 파크골프의 공정성과 경기 운영 체계를 명문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협회 내에는 별도의 공정위원회를 설치해 대회 운영의 투명성을 높였다.

 

“협회의 규정 표준화와 매뉴얼 정비의 첫 번째 기준은 사람입니다. 규정이 사람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보호해야 하니까요. 역점 사업 중의 하나인 파크골프 도민체전 등록은 그저 상징이 아니라, 생활체육이 제도적으로 인정받는 출발점입니다.”

그는 파크골프를 지역 관광과 연결하려는 ‘관광형 생활체육 모델’을 구체화하고 있다. 경북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관광 인프라를 활용해 체류형 파크골프 대회를 열고, 지역축제와 연계하는 방식이다. 특히 울릉도에는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친환경 국제규격 코스 건립을 검토 중이다. 운동과 여행의 만남을 파크골프의 새로운 가치로 구현하려는 의지이다.

그의 비전은 단순히 경기장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예천·문경·영천을 잇는 ‘파크골프 관광벨트’를 조성해, 대회·숙박·체험이 함께 이루어지는 복합형 스포츠 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이 모델이 실현되면, 파크골프는 지역 경제를 살리고 지역민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잡게 된다.

 

 

사람 중심 리더십의 핵심

지시보다 경청, 통제보다 설득

이현준 회장의 리더십은 늘 ‘사람’에서 출발한다. 그는 회의 때마다 “누구를 위한 협회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협회의 모든 정책과 사업이 결국 회원으로 향해야 한다는 신념 때문이다. 그는 지시보다 경청을, 통제보다 설득을 택한다.

 

그의 협회 운영은 권위보다 신뢰를 우선시한다. 공직에서 익힌 행정 언어를 내려놓고, 이제는 동호인과 같은 눈높이에서 현장을 바라본다. 그는 회원과 함께 스윙하고, 대회장을 돌며 귀를 크게 열어 직접 목소리를 듣는다. 그런 소통의 방식은 협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 바꾸어 놓았다.

 

경북협회는 세대 간의 경계를 허무는 파크골프를 지향한다. 청소년 대상 체험교실, 직장인 리그, 가족대회 등 세대 통합형 프로그램을 잇달아 기획하며, 젊은 층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드론 중계, 경기 앱, SNS 챌린지 등 디지털 요소를 접목해 파크골프를 ‘보고 즐기는 스포츠’로 발전시키려는 아이디어도 내놨다.

 

그가 꿈꾸는 협회의 미래는 화려하지 않다. 파크골프는 세대를 잇는 가장 평화로운 운동이란 그의 말에는 세대를 향한 포용과 확신이 묻어 있다. 그는 ‘지속 가능한 공동체’를 되뇌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회원님이 편안하게 운동하고,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모든 사업의 끝은 결국 사람입니다. 협회가 회원을 위한 공간이 되고, 그 회원들이 다시 지역을 즐겁고 풍요롭게 만드는 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그것이 저의 존재 이유이고, 제가 바라는 협회의 모습입니다.”

 

부드러운 가을 햇살이 예천의 잔디밭 위로 흩어졌다. 그 빛처럼 잔잔하면서도 단단한 이현준 회장의 신념은 오늘도 협회의 곳곳에 스며들며, 경상북도 파크골프의 내일을 뚜렷하게 밝히고 있다.

 

이창호 기자 golf0030@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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