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업계, 전기차 ‘속도 조절’…보조금 종료·수요 둔화 직격탄

  • 등록 2025.12.28 09: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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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 전기차 시장이 뚜렷한 둔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사업 전략 전반을 다시 짜고 있다. 연방정부의 보조금 종료와 소비 둔화가 맞물리며 전기차 중심 성장 전략에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다.

 

 

26일(현지시간) 경제전문매체 CNBC가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국 내 전기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9월 신차 시장의 10.3%로 정점을 찍은 뒤 4분기에는 5.2%(잠정치) 수준으로 반 토막이 났다. 이는 연방정부의 세액공제 종료 시점을 앞두고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린 뒤 급격히 식은 결과로 분석된다.

 

콕스오토모티브의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 산업 인사이트 담당이사는 “전동화라는 큰 흐름은 분명하지만, 그 속도와 일정은 조정되고 있다”며 “완성차 업체들은 당분간 소비자 수요에 맞춰 하이브리드 모델 확대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전기차 시장의 초기 성장을 이끈 테슬라와 달리, 다수의 전통 완성차 업체들은 유사한 성공 공식을 재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S&P 글로벌 모빌리티의 스테파니 브린리 부국장은 “테슬라는 전기차 시장을 만든 것이 아니라 ‘테슬라라는 브랜드의 시장’을 창출했다”며 “기술 중심 이미지와 충성도 높은 고객층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분석했다.

 

콕스의 제러미 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방 인센티브 종료 직전 수요가 일시적으로 폭증했지만 이후 신차 판매와 생산 증가세가 동시에 둔화됐다”며 “내년은 전기차 산업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분기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기차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식자 완성차 업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수십억 달러가 투입된 상황에서 업체들은 수익성이 높은 대형 트럭과 SUV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모습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2035년까지 전 차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기존 목표를 사실상 철회했다. 전기차 사업 축소로 3분기에만 약 16억 달러의 손상차손을 반영했으며, 4분기에도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 GM은 기존 전기차 모델은 유지하되 대규모 증설은 중단하고, 향후에는 대형 트럭과 SUV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 출시 방침도 밝혔다.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규제 환경에 맞춰 투자했지만 시장 환경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보조금 종료 이후 실제 수요가 어떻게 형성될지는 앞으로 6개월 정도 지나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포드 역시 사업 우선순위를 재조정하고 있다. 전기차 투자 축소와 관련해 약 195억 달러 규모의 비용을 반영할 예정이며, 대형 전기 트럭 개발을 중단하는 대신 소형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모델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우리는 시장이 아니라 실제 고객이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밝혔다.

 

스텔란티스 또한 미국 시장 회복을 위해 지프 브랜드를 포함한 전기차 전략의 우선순위를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반면 현대자동차는 다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 전기차 판매를 유지하면서도 신규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며, 동시에 하이브리드 비중을 확대한다.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76억 달러 규모의 신공장에서는 현대차와 기아 차량을 생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1년간 GM과 포드 등 대규모 투자 기업들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미국 전기차 시장의 향방을 가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한편 PwC는 전기차 시장이 2030년에 가까워질수록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2030년에는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시장의 약 19%를 차지할 것이란 분석이다. PwC의 C.J. 핀 미국 자동차산업 책임자는 “여러 완성차 업체가 수요와 인프라 여건보다 앞서 나간 측면이 있었다”며 “일정 수준의 비용 부담을 감수한 조정 국면을 거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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