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그린란드 관세’ 압박에 달러 흔들…‘셀 아메리카’ 재점화 우려

  • 등록 2026.01.20 06: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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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 합병에 반대하는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 관세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다시 한 번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무역 정책 불확실성이 재부상하자 달러 가치가 약세로 돌아서고, 유럽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린란드 합병에 반대 입장을 보인 유럽 8개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이 여파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나타냈다. 유로화는 달러 대비 0.4% 상승했고, 대표적 안전자산인 스위스 프랑도 달러 대비 0.6%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월 1일부터 영국,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6월 1일부터는 관세율을 25%로 인상하겠다고 예고했다. 그는 해당 조치를 “100% 실행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자산운용 업계는 이번 달러 약세가 단순한 환율 변동이 아니라,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전쟁 재점화 가능성을 시장이 선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미국 자산을 줄이거나 환 헤지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달러 가치를 9% 끌어내렸던 ‘셀 아메리카’ 흐름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스테이트스트리트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알타프 카삼 유럽 투자전략 책임자는 “이번 사안은 미국 제도의 신뢰성을 조금씩 훼손하는 사례”라며 올해 달러 가치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카르미냑의 케빈 토제 투자위원 역시 “달러 노출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며 “법치에 대한 의문이 커지면서 유로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4월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해방의 날’ 상호관세를 선언하고 연방준비제도(Fed)를 공개 비판하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급격히 흔들렸다. S&P500지수는 이틀 만에 12% 급락했고, 미 국채 가격도 동반 하락했다. 이후 증시는 반등했지만 달러 약세 흐름은 장기간 이어졌다.

 

일부 펀드 매니저들은 이번 관세 불확실성이 다시 커질 경우, 미국 자산을 대거 매도하는 ‘셀 아메리카’ 트레이드가 재개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나인티원의 제이슨 보르보라-신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 행정부의 행태가 시장이 미국에 부여해온 특권을 훼손하고 있다는 우려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자금 흐름 변화 조짐도 포착되고 있다. 아문디의 프란체스코 산드리니 멀티에셋 글로벌 총괄은 “최근 덴마크 기관투자가들이 미국 국채를 매도하고 있다”며 “일부 투자자들에게 이 이슈는 점점 정치적·이념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말했다.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의 크리스티안 슐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럽 투자자들이 자금을 본국으로 환류할 경우 유로화가 수혜를 볼 수 있고, 이는 미 국채에도 부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중 하나인 핌코 역시 최근 미국의 정치적 예측 불가능성을 이유로 미국 자산 비중을 장기적으로 분산 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시장의 즉각적인 충격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이날 유럽 증시와 뉴욕 증시 선물은 1% 안팎의 약세를 보였지만, 지난해 4월과 같은 급락세는 나타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발언에서 수위를 조절하거나,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을 계기로 절충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RBC블루베이자산운용의 마크 다우딩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트럼프의 과장된 발언은 과거에도 반복돼 왔다”며 “투자자들은 실제 정책 집행 여부를 지켜보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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