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지이코노미의 청호나이스(회장 이경은) 렌탈·채권추심 논란 보도 이후, 청호나이스가 보인 후속 대응이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내부적으로 사태 파악과 논의가 이뤄졌을 것이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회사는 위약금 없이 회수하겠다는 제안을 했다가 고객이 그 이유를 묻자 이를 철회하고 ‘고객 거부’로 처리했다. 이후 불과 하루 만에 ‘고객 요청으로 서비스 처리 불가’라는 안내 메시지까지 발송되면서, 오락가락하는 무원칙 대응이라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 “위약금 없이 반환”…보도 직후 걸려온 전화
지이코노미가 확보한 통화 녹취에 따르면, 청호나이스 평창 고객센터 직원은 지난 26일 고객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영업장 폐쇄와 관련해 정수기 반환 요청이 접수돼 있다”며 “최종적으로는 위약금 없이 반환을 진행하는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청호나이스는 A씨에게 수차례 “폐업은 계약 해지 사유가 아니다”, “회수 전까지 렌탈료는 정상 발생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그런 회사가 별도의 사과나 공식 설명 없이 돌연 태도를 바꾼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 1차 보도 이후 두 달 넘게 아무 조치도 없다가, 이번 단독 보도 직후 연락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상담원은 “위약금 때문에 회수가 지연되고 있어 고객 입장에서도, 회사 입장에서도 빨리 정리하는 게 낫다”며 “그게 고객에게도 좋고 회사에도 좋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왜 기존 방침이 달라졌는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없었다.
■ “왜 태도가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답은 없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고객은 단순히 “왜 갑자기 태도가 바뀌었느냐”고 물었다. 내부적으로 어떤 판단이나 논의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려는 정당한 질문이었다.
하지만 상담원의 답변은 명확하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그런 얘기가 있었던 건 아니다”는 말이 전부였다. 고객이 “그렇다면 태도가 바뀔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재차 묻자, 상담원의 태도는 급변했다.
상담원은 “그럼 그렇게 진행을 안 해드리면 괜찮으시냐”고 되물었고, 결국 “고객이 거부한 것으로 기재하겠다”며 통화를 마무리했다. 위약금 없이 회수하겠다고 먼저 제안해 놓고, 그 배경을 묻자 제안을 철회한 뒤 책임을 고객에게 돌린 셈이다.
■ 다음 날 도착한 카톡…“서비스 처리 불가, 고객 요청”
더 논란이 된 장면은 그 다음 날 벌어졌다. 그동안 반환·회수 문제에 대해서는 유독 더디던 청호나이스가, 이번에는 카카오톡 메시지로 ‘서비스 처리 불가’ 안내를 즉시 발송했다. 불가 사유는 다름 아닌 ‘고객 요청’으로 기재돼 있었다.
고객은 “회수를 거부한 적도, 서비스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적도 없다”며 “이유를 묻자 ‘거부로 처리하겠다’더니 실제 내부 기록도 그렇게 남긴 것 같다”고 말했다.
■ 기준도, 설명도, 책임도 없다
이번 후속 사례는 청호나이스의 구조적 문제를 더욱 선명하게 드러낸다. 일관된 기준은 없고, 설명은 부족하며, 불리한 국면에서는 ‘고객 요청’이라는 표현으로 책임을 정리하는 방식만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기업이 먼저 제안한 해결책을 고객이 질문했다는 이유로 철회하고, 이를 거부로 기록하는 것은 정상적인 분쟁 조정 과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이는 문제 해결이 아니라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형식적 처리에 가깝다”고 말했다.
앞선 보도에서 지적됐던 채권추심, 자동결제, 서비스 미이행 요금 청구 문제에 이어, 이번에는 사후 대응 과정마저 신뢰를 훼손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후속보도 계속…책임 구조 정조준
지이코노미는 이번 통화 녹취와 서비스 처리 기록을 토대로, 청호나이스의 렌탈 종료·회수 판단 기준과 내부 기록 방식, 그리고 보도 이후 대응 과정에서 어떤 판단이 이뤄졌는지를 추가로 점검할 예정이다. 특히 위약금 면제 제안 → 철회 → 고객 거부 처리로 이어진 의사 결정 구조에 대해서는 후속 보도를 통해 책임 소재를 구체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본지는 청호나이스 렌탈 계약과 관련해 △태도 번복 △일방적 처리 기록 △고객 책임 전가 △보도 이후 형식적·보복성 대응 등의 피해 사례 제보를 접수한다. 제보는 사실 확인을 거쳐 연속 보도로 이어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