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처음으로 석유 분야에 대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발령했다. 에너지 공급 차질 가능성이 커지자 선제 대응에 나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오후 3시를 기해 석유와 가스에 대해 ‘관심’ 단계의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자원안보 위기경보는 ‘관심–주의–경계–심각’의 4단계 체계로, 위기 수준과 국가경제 파급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발령된다. 특히 석유에 대한 위기경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과 이란 간 충돌로 중동 지역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에너지 공급망과 무역 환경 전반의 불확실성이 확대된 데 따른 것이다. 산업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자원산업정책관 주재로 상황판단회의를 매일 개최하며 위기경보 발령 여부를 검토해 왔다.
정부는 석유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운송 차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경보를 발령했다. 가스 역시 주요 생산국의 정치적 불안과 지정학적 갈등이 이어지면서 시장 불안 징후가 나타나자 같은 단계의 경보를 적용했다.
경보 발령에 따라 정부는 원유 수급 위기에 대비해 추가 물량 확보에 나서고 비축유 방출 준비도 진행할 계획이다. 동시에 석유 유통시장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가짜 석유와 정량 미달 판매 등 불법 행위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관계 부처 합동 단속을 통해 폭리 행위를 차단할 방침이다.
또한 상황 악화에 대비해 해외 생산분 도입 확대와 국제 공동비축 구매권 행사, 비축유 방출 시기와 업계 배정 기준 마련 등 추가 대응책도 준비하고 있다.
가스 부문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비해 카타르산 액화천연가스(LNG) 도입 차질을 가정한 대체 수급 방안을 마련 중이다.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공급망을 활용한 현물 구매 전략을 추진하고, 국내 직수입 기업의 잉여 물량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한국가스공사가 지분을 보유한 해외 LNG 사업에서 확보한 물량을 국내에 우선 도입하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중동 사태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에너지 수급과 실물경제 안정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대응하겠다”며 “국민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적시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