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승 고지 오른 이예원, KLPGA의 봄은 또 그에게 향했다

  • 등록 2026.04.26 17:52:45
크게보기

지이코노미 방제일 기자 |  봄바람이 불면 이예원의 이름이 리더보드 위로 떠오른다. 우연처럼 반복되던 장면은 이제 하나의 패턴이 됐다. 4월의 끝자락, 충북 충주 킹스데일 골프클럽에서 열린 KLPGA 투어 덕신EPC 챔피언십. 이예원은 마지막 날 흔들릴 만한 순간마다 버디로 답했고, 추격이 거세질 때마다 퍼터로 승부를 끊었다. 그렇게 그는 시즌 첫 승과 함께 개인 통산 10승 고지를 밟았다. K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달성한 역대 16번째 선수다. 


 

 

최종 스코어는 12언더파 204타. 이예원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고, 2위 박현경을 3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 1억8000만원을 더한 그는 시즌 상금 3억5307만원, 대상 포인트 137점으로 두 부문 모두 1위에 올랐다.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시즌 초반 판도를 다시 자신 쪽으로 끌어당긴 선언이었다. 

 

승부의 출발은 전날이었다. 이예원은 2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몰아치며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웠고,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다. 챔피언조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3번 홀 보기로 초반 흐름이 흔들렸지만, 이예원은 5번 홀 버디로 곧바로 균형을 되찾았다. 그리고 9번 홀부터 11번 홀까지 이어진 3연속 버디. 그 순간 대회 흐름은 이예원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승은 쉽게 닫히지 않았다. 13번 홀 보기로 박현경에게 한 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박현경은 이날 6타를 줄이며 시즌 첫 톱10을 준우승으로 장식할 만큼 뜨거웠다. 흐름이 넘어갈 수도 있는 순간, 이예원은 15번 홀에서 약 6m 버디 퍼트를 떨어뜨렸다. 그리고 17번 홀에서는 9m가 넘는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위기의 순간에 나온 두 번의 장거리 버디는 이번 우승을 설명하는 가장 선명한 장면이었다. 

 

이예원의 10승은 속도감에서도 의미가 크다. 2022년 정규투어에 데뷔한 그는 루키 시즌에는 우승이 없었지만,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 연속 3승씩을 쌓았다. 그리고 2026년 다섯 번째 출전 대회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하며 다시 우승 페이스를 열었다. ‘강자’라는 수식어는 한두 번의 반짝임으로 붙지 않는다. 매년 이기는 선수, 중요한 시기에 다시 올라오는 선수에게만 허락된다. 이예원이 지금 그 자리에 서 있다. 

 

무엇보다 이예원에게는 뚜렷한 계절성이 있다. 그는 앞선 통산 9승 중 대부분을 상반기에 거뒀고, 특히 6월 이전에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올해도 4월이 가기 전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그래서 ‘봄의 여왕’이라는 별명은 단순한 미사여구가 아니다. 시즌 초반 코스 컨디션, 그린 스피드, 체력 관리, 심리적 압박이 뒤섞이는 시점에서 이예원은 유독 빨리 자신의 리듬을 찾는다. 남들이 아직 시즌 감각을 조율할 때, 그는 이미 우승 모드에 들어간다. 

 

이번 우승 뒤 이예원이 꺼낸 말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빠르게 통산 10승을 달성하게 돼 기쁘다”고 했지만, 곧바로 하반기를 언급했다. 매년 시즌 초반에 비해 후반부에 다소 주춤했던 아쉬움을 인정했고, 체력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준비해왔다고 밝혔다. 목표는 시즌 3승. 이 말에는 자신감과 과제가 동시에 담겨 있다. 이예원에게 이제 필요한 것은 봄의 폭발력을 여름과 가을까지 가져가는 일이다.

 

KLPGA 투어의 최근 흐름은 한 명의 장기 독주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박현경, 박민지, 방신실, 유현조 등 우승 경쟁권에 있는 선수층은 두껍고, 매 대회 새로운 이름이 상위권에 등장한다. 이번 대회에서도 박현경이 2위, 유현조·김시현·한진선·유서연이 공동 3위에 올랐고, 김재희·방신실·박민지 등도 톱10 경쟁을 이어갔다. 그만큼 이예원의 10승은 더 값지다. 치열한 시대에 쌓은 두 자릿수 우승이기 때문이다. 

 

통산 10승은 선수 커리어에서 하나의 경계선이다. 유망주와 정상급 선수, 강자와 대표 주자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이예원은 이제 ‘앞으로 우승할 선수’가 아니라 ‘이미 기록을 쌓고 있는 선수’가 됐다. 봄마다 피어나는 우승 본능, 흔들려도 다시 중심을 잡는 경기 운영, 승부처에서 퍼트를 넣는 담대함. 덕신EPC 챔피언십 우승은 그 모든 요소가 압축된 대회였다.

 

이예원의 봄은 다시 시작됐다. 이제 질문은 하나다. 그는 올해도 봄의 여왕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시즌 전체를 지배하는 여왕으로 나아갈 것인가. 이번 10번째 우승은 그 질문에 대한 첫 번째 답이다.

방제일 기자 901fguide@naver.com
Copyright @G.ECONOMY(지이코노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서초구 언남5길 8(양재동, 설빌딩) 2층 | 대표전화 : 02-417-0030 | 팩스 : 02-417-9965 지이코노미(주) G.ECONOMY / 골프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52989 서울, 아52559 | 등록(발행)일 : 2020-04-03 | 발행인·편집인 : 강영자, 회장 : 이성용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방제일) G.ECONOMY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2 G.ECONOMY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0030@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