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를 위한 시간 줄이고, 플레이 시간 늘린다” 메이트모빌리티 1인승 카트 ‘싱글’에 꽂힌 이유

2024.04.29 17:00:27

지이코노미 박준영 기자 | 지난 3월 말, 메이트모빌리티가 1인승 골프 카트 ‘싱글’을 선보였다. ‘싱글’은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으면서도 산악지형이 많은 국내 골프장 특성을 고려해 안전성을 챙기며, 노캐디 플레이로 바뀌어 가는 환경에 대비한 캐디 기능까지 탑재한 개인용 카트로 대한민국의 골프 문화를 확 바꾸겠다는 포부로 개발됐다.


33년간 ‘캘러웨이맨’으로 살아온 이상현 대표의 다음 행보이기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는데, 그의 소개말 중 가슴을 울리는 문장이 있었다.
“싱글은 골프장 내 이동 수단을 넘어 플레이를 ‘위한 시간’을 줄이고, 플레이 시간을 늘리는 새로운 골프문화를 제시할 것입니다.”

 

그 말을 듣고 깨달았다. 플레이를 위한 시간이 길다는 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롯이 플레이를 위해 집중할 ‘플레이 시간’. 어쩌면 바로 이게 해외 골프가 더 만족스러운 이유의 본질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이걸 극복할 수 있다면, 해외로 향하는 골퍼들의 발길을 돌릴 수 있지 않을까. 일말의 기대감이 생겼다.

 

‘대한민국 골프 문화는 이래’라고
자부할 만한 골프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이상현 대표

 

‘제대로 된 골프 치고 싶었으면 해외로 나가지 그랬어.’
슬프게도 꽤 많은 골퍼가 이런 자기비하적 핀잔에 공감한다. 해외에 나가 골프를 쳐본 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래, 이게 진짜 골프지”라고 입을 모은다. 엔데믹 이후 항공편이 재개되자마자 골프 여행객이 터지듯 쏟아진 건 예견된 일이었지만, 생각보다 거센 양상이었다. ‘국내 사정상’ 골퍼 대다수가 하는 골프는 ‘진짜 골프’와는 거리가 먼 경우가 많다.


골퍼들의 불만 중에 가장 자주 나오는 얘기는 일명 ‘소몰이’식 진행이다. 페어웨이와 그린 관리, 식음료의 가격대 등은 이래저래 받아들여도 과거보다 월등히 높아진 지출에도 효능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국 ‘시간’이 문제다.

 

골프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도 ‘가격이 오른 데 비해 질은 낮아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너나 할 것 없이 3부제로 운영하면서도 그린은커녕 페어웨이 관리는 도외시하는 것처럼 보이는 곳이 많았다. 내장객이 많아질수록 골퍼들이 그린을 경험하고, 카트를 사용하고, 캐디의 서비스를 받을 시간은 줄어드는데 카트비와 캐디피는 매년 1만 원씩 꼬박꼬박 올랐다.


전반 9홀을 소몰이에 휘둘려 치고 나니 클럽하우스에서 근 1시간을 대기하라고 하니 ‘기왕 비싼 돈 주고 나온 라운드니 기분이라도 내자’며 식음료 비용을 더 쓰게 된다. 그렇게 기분 좀 풀고 후반 9홀을 시작해볼라치면 다시 소몰이가 시작된다.


소몰이 식 운영이 아니더라도 티잉 그라운드는 매트가 대부분이고, 페어웨이는 곳곳이 구멍이거나 흙바닥이다. 골프의 꽃이라 불리는 그린 플레이는 ‘누더기 그린’에서 하기 일쑤다. 퍼트의 ‘롤’을 만들겠다고 백날 연습해봤자 막상 실제 그린에서는 볼이 튀어 다닌다.

 

 

‘대한민국 골프 문화는 이래’
33년간 캘러웨이코리아의 수장으로 일하고 은퇴하려던 이상현 대표가 1인승 카트인 ‘싱글’ 출시에 다시 투신하게 된 이유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한국 골프 산업을 위해 무슨 일을 했는지 자문하곤 한다. 명쾌하게 잡히진 않지만, 언젠가 무엇인가 어딘가에는 일조해야 한다는 절실함을 갖고 있다”고 했었다.


1979년부터 1984년까지 골프 국가대표 상비군이던 그는 1985년 미국 워싱톤골프에 입사해 일하게 된다. 그러다 1990년, 당시 캘러웨이의 한국 판권을 가지고 있던 워싱톤골프가 동성화학(팬텀)과의 계약을 통해 한국에 진출했고, 이상현 대표가 캘러웨이의 한국 지사장으로 임명됐다.

 

8년 뒤인 1998년 한국캘러웨이골프의 대표를 맡게 된 그는 지난 2023년까지 무려 33년간 ‘캘러웨이맨’으로 활약했고,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결제 관행을 혁신하는 등 사업 전반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실 캘러웨이에서의 여정을 끝내며 쉬고 싶긴 했다”는 이상현 대표는 이번 ‘싱글’의 미디어 행사에서 “‘대한민국 골프 문화는 이렇다’고 자부할 만한 골프 문화를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이 일까지 하고 쉬겠다”고 선언하듯 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성큼 다가온 노캐디 시대, 궁여지책 대신 보완책 고민해야
‘싱글’의 탄생배경에는 이상현 대표가 국내는 물론 다양한 글로벌 골프 시장과 문화, 환경을 이해하고,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한 통찰력이 있다. 메이트모빌리티가 ‘세상에 없던 골프, 이제 시작됩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 수 있었던 건 그런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골프 선진국처럼 노캐디 플레이가 확산할 전망이다. 그러나 노캐디 플레이에 기존의 5인승 카트는 다소 짐이 된다. 최근 여러 골프장에서 골프백만 싣는 전동 핸드 카트 도입을 고민하는 것도 그래서다. 더불어 이미 2021년부터 캐디는 수요 대비 공급이 36% 이상 부족해 전국 200여 개 이상의 골프장이 궁여지책으로 노캐디 플레이를 병행하고 있다.


한편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주 찾는 골프장이 노캐디 구장으로 바뀌어도 이용하겠다’는 응답자 비율은 78.6%에 달했는데, 응답자들이 꼽은 노캐디 시스템의 장점은 단연 ‘비용절감’이었다. 이미 2021년부터 캐디는 수요 대비 공급이 36% 이상 부족해 전국 200여 개 이상의 골프장이 궁여지책으로 노캐디 플레이를 병행하고 있다.


메이트모빌리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현재 1인당 간접비 즉, 캐디피와 카트비를 포함한 비용은 4인 플레이 시 1인당 6만5천 원부터 2인 플레이 시 1인당 13만 원까지 올랐고, 이는 총비용의 27~54%까지 차지한다.

 


‘노캐디 시스템, 개선점은 뭘까?’
이처럼 노캐디 시스템의 필요성에는 이견이 없는 현재, 메이트모빌리티는 현행 노캐디 플레이가 가진 개선점이 무엇인지에 집중했다. 이동을 위한 대기시간이 증가하고, 클럽선택 등 공략 면에서 플레이가 지연됨은 물론 플레이 퀄리티가 낮아지며, 누군가는 카트를 운용해야 하고 함께 이동한다는 점에서 불편이 발생하는 데다 안전사고 위험도 커진다. 90% 이상이 산악형인 국내 환경과 개인 이동 거리를 고려할 때 카트 사용은 필수에 가깝다.


메이트모빌리티에 따르면 현재 18홀 노캐디 플레이 평균 소요시간 4시간 30분 중 온전히 샷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은 1시간 30분 정도다. 반면 플레이를 위한 준비시간이 약 3시간에 달한다. 요컨대 ‘플레이 시간은 점점 줄고 플레이 준비를 위한 시간이 점점 늘어나는 게 현행 시스템’이라는 진단이다.

 


메이트모빌리티가 내놓은 솔루션 ‘싱글’
이러한 진단을 통해 메이트모빌리티가 내놓은 솔루션이 바로 ‘싱글’이다. 이 1인승 초경량 카트는 페어웨이에 진입할 수 있다. 무게를 크게 절감한 덕분이다. 산악지형이 많은 국내 코스지만 독립식 서스펜션을 채택해 경사진 코스에서도 안정적이다. 주요 부품인 구동계와 배터리는 안정성이 검증된 국내 우수 기업 제품을 썼다. 리튬이온 배터리는 교체형으로 효율성과 안전성을 모두 잡았다.


특히 노캐디 플레이에서 가장 우려되는 안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오펜싱’이라는 정밀 기술을 적용했다. 쉽게 말하면 로봇청소기처럼 진입 금지 구역을 미리 설정하는 기술이다. 중앙 관제 시스템을 통해 원격으로 차량의 모니터링과 통제도 가능하다.


소프트웨어적으로는 ‘메이트시스템’을 탑재한다. 캐디와 대화하듯 플레이에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 대화형으로 주고받을 수 있다. 홀까지의 거리나 슬로프를 적용한 거리, 해저드 등의 위험 구역 안내는 기본이고, 이상적인 코스 매니지먼트 제안도 해준다.


동반자와의 실시간 화상 대화도 가능하다. 특정 동반자에게 방해될 상황일 때는 다른 동반자를 선택해서 따로 대화할 수도 있다. 개별 카트를 타고 다닌다고 해서 1인 조인처럼 고립될 일은 없다는 뜻이다.


‘호황 끝?’ 먼 쪽부터 시작되는 불황의 기억
지난 2023년 말, 그간의 호황이 끝나간다고 말하는 자료들이 발표됐다. (사)한국골프장경영협회가 2023년 7월 28일부터 8월 10일까지 전국 18홀 이상 골프장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3년 상반기 전국 골프장 내장객 수는 514만9197명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약 37만 명 감소했다.

특히 호남지역 골프장 5곳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내장객이 약 10% 줄었고, 이는 전국 평균 중 두 번째로 높은 감소율이었다. 감소율이 가장 높았던 건 –17.8%를 기록한 제주다. 순이익은 전년도 상반기보다 114.8% 줄었다.


다만 어쩌면 당연한 것이 ‘7말 8초’로 불리는 한창 더운 여름에 조사된 결과인 만큼 제주로 골프를 치러 갈 시즌이 아니었고, 가족 단위 여행이 잦은 휴가철이기도 했다. 또 엔데믹 후 고금리와 경기침체도 한몫했다.


‘그래도 전보다 커진 파이’ 어떻게 잡을 것인가
그러나 이런 통계가 아니었더라도 업계의 체감은 그보다 먼저 시작됐다. 수도권 골프장은 사실 향후로도 큰 걱정까지는 없지만,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부터 영호남 지역에서는 이미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여긴다. 골프장이 줄줄이 도산하고 건설사가 대금 대신 골프장을 떠안던 게 불과 5년 전 일이다. 골프장 업계가 이를 잊었을 리 없다.


호황기를 거치며 투자 여력을 마련한 골프장 중 일부는 일찌감치 대응에 나선 모양새다. AI 로봇 캐디를 도입해 비용 절감은 물론 ‘진짜 골프’를 표방하고 나선 파인비치 골프링크스가 좋은 사례다. 올해 개장한 음성 힐데스하임은 아예 ‘노캐디 구장’을 선언하며 개장했고, 시즌 초반 골퍼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건 카트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다
지금은 노캐디 문화를 어떻게 만들지 고민할 때


최근 붐이 죽었다곤 해도 코로나19 시기 커진 파이가 한순간에 사라지진 않을 것 같다. 그간 확보한 골퍼들을 어떻게 해외 대신 지방 골프장으로 오게 할 것이냐는 고민을 할 때다. 요컨대 골퍼들에게 어떤 메리트를 줄 수 있느냐는 것이고, 이런 타이밍에 공개된 메이트모빌리티의 ‘싱글’이 그 ‘메리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골프장들의 고민도 메이트모빌리티의 포부도 결국 ‘우리나라 골프업계의 지속 가능성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가’에 관한 이야기다. 아니, 그런 이야기여야 한다. 골퍼들은 이미 노캐디를 부르짖고, 현실도 그렇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 지금은 노캐디를 ‘어떻게’ 할지 고민할 때다.

 

메이트모빌리티의 '싱글'에 꽂히게(?) 된 이유도 바로 이 지점 때문이다.

 

박준영 기자 901fguid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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