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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별’이 된 골프계의 천사 변현민, 34세로 별세

지난 4월 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을 거둔 변현민 프로가 34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그에 대한 추모 기사를 쓰기 위해 변현민 프로에 대해 자세히 찾아봤다. 아뿔싸, 변현민 프로에 대한 기사를 읽으면서 마음이 너무나 아렸다. 여기에 과거 대회장에서 변현민 프로가 골프가이드 창간을 맞아 축하를 해준 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슬픔은 배가 됐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역경을 극복하며, KLPGA 투어에서 2승을 기록한 변현민 프로. 누구보다 기부에 앞장섰던 변현민 프로의 명복을 빈다.

 

EDITOR 방제일

 

변현민 프로에게 병마가 찾아온 건 지난해 일이다. 그는 뇌종양 수술 후 재활 중 뇌척수막염에 걸렸다. 이후 그는 올해 시력을 잃고 두통에 시달리는 등 힘든 시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 출신인 변현민 프로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골프를 시작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가 간경화로 세상을 떠난 후 어려운 여건에서도 그는 골프를 포기하지 않았다.
 

주니어 시절엔 연습라운드 한 번 하지 못하고 대회에 나가기도 했다. 프로를 꿈꾸기 힘든 환경이었다. 변현민 프로는 포기하지 않았다. 누구보다 열심히 훈련했다. 꾸준히 실력을 쌓아 고등학교 3학년 때 그토록 원하던 KLPGA 정회원 자격을 얻었다. 정회원이 되고 3년 만에 1부 투어에 올라갔고, KLPGA투어 2년 차인 2011년 히든밸리 여자오픈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2013년 에쓰-오일 챔피언십에서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지난 2019년 은퇴하며 선수 생활을 마친 변현민 프로는 이른 나이에 은퇴를 결정했다. 이 결정에 대해 그는 “누구 자리를 빼앗아야 하는 치열한 경쟁에 지쳤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변현민 프로는 골프계에서 인성이 좋기로 유명했다. 아버지가 먼저 떠난 뒤 사실상 가장의 역할을 했다. 언니도 시집 보내고, 엄마와 함께 생활했다. 주변에 적을 만들지 않았다. 인성이 좋은 선수였다. 캐디 비용이 없어 선수 생활 대부분 어머니가 가방을 멨을 정도로 어려웠다. 천사 같은 마음을 지닌 변 프로는 자신처럼 힘든 상황에서 운동하는 후배들을 위해 장학금을 선뜻 내놓았다. 여기에 꾸준히 재능 기부를 했다. 특히, 변현민 프로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들어했던 시기, 기부를 위해 7명의 지인과 뜻을 모아 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경기북부 노인보호전문기관 마스크 2000매를 지정 기탁하기도 했다.

 

많은 기부 활동을 했던 변현민 선수는 아이들과미래재단 홍보대사에 위촉되어 재능기부, 자원봉사, 후원 활동 등 사회참여 등 지속해서 기부를 이어나갔다. 투어에서 싫어하는 선수가 없을 정도로 표정이 밝았다. 그의 지인들은 “꾸준히 열심히 살던 착한 사람이 너무 빨리 갔다”고 아쉬워했다. 골프업계에서는 "일부 선수들은 우승하면 태도가 변하고 스폰서 계약을 하면 그걸로 끝인데 변현민은 우승 후에도 하나도 달라지지 않고 말단 직원에게도 감사 전화를 하던 선수"라고 평했다. 그를 후원했던 야마하 골프의 이동헌 대표는 “회사 일을 마치 자기 일처럼 도와주던 선수”라고 기억했다. 고인과 친분 있는 홍진주 선수는 "투어에서 그를 싫어하는 선수가 거의 없었다. 어렵게 운동했지만, 항상 밝고 당찼으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변현민 프로는 일찍 작별을 고했다. 그러나 그의 활짝 웃는 미소는 골프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다. 부디 고통이 없는 하늘나라에서는 행복한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