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오명숙 기자 |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5월의 한가운데, 전남 화순에서 시와 사람이 만나는 특별한 자리가 펼쳐진다.
오는 5월 15일(목) 오후 5시, 시집 전문 독립서점 ‘산아래 詩 만연책방’에서 열리는 북토크는 단순한 문학 행사를 넘어, 시를 매개로 지역과 예술이 교감하는 살아 있는 현장이 될 예정이다.
이번 북토크의 제목은 ‘산아래서 詩 누리기’. 말 그대로 시를 누리고 나누는 시간이다. 정연우 시인의 신작 시집 '만약 당신이' 출판기념회를 시작으로, 박상봉, 김우태, 박은선 시인이 함께하는 詩토크가 이어진다. 시인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 시 낭송과 작품 해설은 시집을 읽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동을 전할 것이다.
1부에서는 정연우 시인이 자신의 시집을 통해 건네는 언어의 결, 감정의 잔결을 관객들과 공유한다. 시 한 편이 담아낸 고요한 울림이 시인을 거쳐 독자의 일상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이어 2부에서는 각자의 시집으로 독자와 꾸준히 만나온 박상봉 '물속에 두고 온 귀', 김우태 '비 갠 아침', 박은선 '갈비뼈에 부는 청초한 바람' 시인이 무대에 오른다. 각자의 시 세계를 들려주고, 독자들과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는 자리다.
행사는 화순인문학교육협회, 복합문화공간 ‘터(ground 2)’, 인문살롱 ‘詩인과 촌장’이 공동 주최하고, 몽리브 북카페가 후원한다. 문학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책방을 찾는 이들에게는 시낭송과 함께 작가 사인회라는 특별한 선물도 기다리고 있다.
이번 행사의 주 무대인 ‘산아래 詩 만연책방’은 시집만을 전문으로 다루는 국내에서도 드문 독립서점이다.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지역 작가와 독자가 서로의 온기를 나누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김광남 책방 대표는 “이곳이 시가 일상 속에 머무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지역 문화 생태계에 꼭 필요한 디딤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산아래 詩’는 2년 전 대구에서 처음 문을 연 이후, 마포·기장·양평·봉화 등으로 자매점이 확산되며 전국적인 시집 네트워크를 만들어가고 있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을 위한 시집전문 독립책방 창업교실도 함께 운영 중이다.
화순 ‘산아래 詩 만연책방’은 이번 북토크를 시작으로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정기 인문학 행사, 문학 프로그램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시가 일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마을과 사람 속에서 숨 쉬며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 작은 책방이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