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티브 시니어를 찾아서] 팔순에 이순의 열정으로 사는 이정애 여사

  • 등록 2025.05.09 09:29:09
크게보기

파크골프와 함께 다시 피어난 내 인생의 봄날
팔순의 나이에 선물같이 찾아온 액티브 스포츠
시니어 모델로도 종횡무진…“열정은 계속된다”

지이코노미 이창호 기자 | ‘액티브 시니어를 찾아서’의 주인공 이정애 파크골프 동호인을 처음 만난 곳은 강남 탄천파크골프장이었다. 취재를 위해 찾아간 강남 탄천파크골프장에서 파크골프 클럽 ‘파수회’는 회원 정기 라운드를 진행하고 있었다. 라운드에 함께한 30여 명이 훌쩍 넘는 회원 중 이정애 동호인은 단연 눈에 띄었다. 탄천 변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벚꽃과 푸른 잔디와 깔 맞춤한 필드 패셔니스타인 데다 동안인 그에게 누구나 깍듯한 존칭을 썼기 때문이었다. 파수회 취재를 마치고, 이정애 동호인에게 촬영을 청했더니 흔쾌하게 “좋아요”라며 활짝 핀 봄꽃 웃음을 지었다. 5월호 액티브 시니어 인터뷰는 이렇게 시작됐다.

 

“파크골프를 즐기는 이유야 저라고 특별할까요. 여러 장점이 있지만, 파크골프를 치면 즐겁고 행복해요. 골프는 꽤 오래전에 치다 수년 전 부상으로 그만뒀어요. 후유증이 심해 골프는 다시 쳐다보지도 않으리라 생각했는데, 지난해 가을 저를 살뜰하게 챙겨주는 동생이 추천하더군요. 마침, 건강증진 효과가 높으면서 꾸준히 즐길 수 있는 운동이 필요했거든요. 체력이 떨어지는 걸 느껴 이거저거 시도해 봤지만 오래 가지 못하더라고요.”

 

 

이정애 동호인은 올해 팔순(46년생)이다. 그동안 취재한 파크골프 동호인 대부분이 나이보다 젊게 보여 웬만해선 놀라지 않는데, 이정애 여사는 팔순의 나이가 도무지 믿기지 않을 만큼 동안이고 활력이 넘쳤다. 기혼 여성을 높여 부르는 말이 여사이니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여사란 호칭으로 진행했다. 자주 듣는 말이겠다 싶어 동안의 비결은 묻지 않았다. 건강 유지를 위해 파크골프 말고 다른 운동이나 취미가 있냐고 물었다.

 

“건강에 좋다는 운동은 여러 가지 많이 했습니다. 집에서 가까운 피트니스센터에 장기 등록하고 유명한 강사에게 PT도 받아봤고요. 함께 사는 딸내미가 워낙 성화라 나름대로 열심히 하려고 했지만, 단조로운 반복운동이라 영 재미가 없어 발걸음이 떼지지 않더라고요. 근력 강화와 유연성을 위해 무용에 가까운 민속 체조와 요가도 배웠어요. 역시 재미가 없어 자주는 안 하고 있어요.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도 맛이 없으면 입에 들어가기 어렵고, 억지로 입에 넣어도 꼭꼭 씹어 목구멍으로 넘기긴 어렵잖아요. 운동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얘기는 다시 파크골프 예찬으로 돌아왔다. 파크골프를 알게 된 이 여사는 곧바로 기본 강습을 받았다. 첫 강습에서 강사는 골프를 몇 년이나 쳤냐, 핸디가 몇이냐고 물었다. 오래전에 치다 그만뒀지만 골프 스윙의 기본자세가 몸에 남은 덕분이었다. 그렇게 한 달여 강습을 받고 이 여사는 열혈 파크골프 동호인이 되었다.

 

“파크골프는 누구나 즐길 수 있지만 특히 우리 시니어들에게 선물 같은 스포츠입니다. 오가는 시간과 돈도 적게 들고 골프의 장점은 고스란히 있는 게 파크골프입니다. 저만해도 어깨에 가벼운 백을 메고 탄천파크골프장까지 3호선 지하철 타고 갑니다. 동호회 회원들과 수다 떨며 9홀을 돌면 그깟 만 보는 금방 넘어갑니다. 더구나 폭신폭신한 잔디를 걸으니 무릎, 발목 아픈 분들에게 이보다 좋은 물리치료가 없습니다. 전략 게임이라 치매 예방에 좋고, 동호인들과의 대화는 정신건강의 명약입니다.”

 

 

어르신들의 최애 인기 스포츠로 떠오른 파크골프의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은 배우기 쉽다는 것이다. 골프처럼 레슨프로에게 값비싼 강습을 받고, 인도어골프연습장을 거쳐야 이른바 머리를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 고가의 클럽이 아니어도 좋고, 드라이브 샷 장타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전국 시군구 파크골프협회나 동호회에 등록해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신입회원 교육만 받아도 필드에 나갈 수 있다. 취미가 서로 다른 친구들과 가족들이 실력 따지지 않고 다 함께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제가 파크골프를 시작한 지 채 반년도 안됐지만, 스윙 폼이 프로급이라는 칭찬을 자주 듣습니다. 그만큼 힘을 빼고 힘을 안 들이고 쳐도 되니까 그렇지 싶습니다. 골프를 안 쳐봤어도 상관없습니다. 한두 달만 배우면 곧바로 필드에 나갈 수 있고, 6개월 정도 부지런히 훈련하면 경기 출전도 가능합니다. 상대적으로 오비와 훅이 쉬 나지 않는 방향성에 헤드 무게만 이용해 툭툭 쳐도 버디 기회를 잡습니다. 체력적으로 무리가 없고, 팔꿈치에도 전혀 부담이 없습니다. 파크골프는 안치면 손해입니다. 늦게 안 게 속상할 정도입니다.”

 

이 여사는 10여 년 전까지 묘목 회사를 경영한 사업가였다. 전주에서 양조장 사업을 하던 아버지 슬하에서 유복하게 자랐고, 호남의 명문 전주여고를 나와 대학에서는 사학을 전공한 재원이다. 여고 시절 춘향제에 참가했고, 대학에서는 여왕선발대회에 나갈 정도로 빼어난 미모에 활달한 성격이다. 하지만, 엄격한 아버지의 바람에 따라 결혼과 함께 30여 년을 주부로 살았다. 그러다 이순의 나이에 무역업을 크게 하던 딸의 권유로 묘목 사업에 뛰어들어 열정적으로 사업을 일궜다. 이 여사는 파크골프 덕분에 사업을 하던 시절의 열정이 되살아났다고 활짝 웃으며 인터뷰를 이어갔다.

 

“우리나라에 최초로 키위를 보급한 딸이 꼬드겼어요. 엄마는 할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가 있고 사업가 자질도 있으니 충분히 해낼 거라고 용기를 주었습니다. 묘목 사업이었는데, 지금 명품 사과로 꼽히는 엔비(ENVY) 사과 묘목을 뉴질랜드에서 들여와 국내 과수 농가에 보급했습니다. 엔비사과는 풍부한 과즙과 높은 당도, 아삭한 식감, 독특한 향이 좋은 프리미엄 품종입니다. 농가에 묘목을 보급하고, 수확한 사과는 유통업을 하는 딸이 판매를 책임졌습니다. 지금은 국내 시장에서 엔비 사과가 대세가 되었으니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함께 사는 딸에게도 고맙고요.”

 

 

이 여사가 파크골프 못지않게 공을 들이는 활동 무대는 강남 시니어프라자 공간이다. 강남 시니어프라자 1호 홍보대사를 맡아 활약했고, 패션모델 워킹에도 적극적이다. 시니어프라자에서 함께 활동하던 회원 상당수가 ‘파수회’ 회원이니 그녀에서 시니어프라자와 파크골프는 인생 2막을 동행하는 알파이자 오메가인 셈이다.

 

인터뷰 끝에 또래의 분들에게 해주고 싶거나, 평소 주변에 파크골프를 권유하며 하시는 말씀이 있냐고 묻자, 이 여사는 노인건강과 장수비결을 꺼내 들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의 개념을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한 상태라고 정의한다. 이 중 하나라도 부족한 상태로 오래 사는 것 자체가 재앙일 만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조화는 매우 중요하다. 팔순의 나이에 이순의 삶을 살아가는 이 여사는 장수비결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인간의 건강을 오래 연구한 분들이 꼽는 첫 번째 장수비결은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와 낙천적인 사고입니다. 두 번째는 지루하지 않게 멈추지 않는 목표 설정입니다. 세 번째는 정기적으로 햇볕 쬐기입니다. 마지막으로 심장을 뛰게 하는 운동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장수비결입니다. 어떤가요? 파크골프의 에티켓은 동반자에 대한 배려와 낙천적인 사고에서 나오고, 타수에 대한 목표가 있으니 지루하지 않고, 햇볕을 쬐어가며 즐기는 운동이 바로 파크골프입니다. 지금 시작하세요. 즐겁게 행복하게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입니다.”

이창호 기자 golf0030@daum.net
Copyright @G.ECONOMY(지이코노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서초구 언남5길 8(양재동, 설빌딩) 2층 | 대표전화 : 02-417-0030 | 팩스 : 02-417-9965 지이코노미(주) G.ECONOMY / 골프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52989 서울, 아52559 | 등록(발행)일 : 2020-04-03 | 발행인·편집인 : 강영자, 회장 : 이성용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방제일) G.ECONOMY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2 G.ECONOMY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0030@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