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수첩] ‘경쟁력 강화’ 외치는 NH농협은행, 4천억 유상증자에 가려진 민낯

  • 등록 2025.05.23 00:3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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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NH농협은행이 4천억 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공식 설명은 자본비율 개선과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이번 증자는 경영 전략의 실패와 수익성 악화를 은폐하려는 '현금 수혈' 성격이 짙다.

 

 

22일 NH농협은행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전액을 NH농협금융지주(지분 100% 보유)에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신주는 보통주 784만3,137주이며, 발행가액은 주당 5만1천 원이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오는 6월 9일이다.

 

강태영 행장은 임기 초부터 수익성과 효율성 제고를 내세우며 이자이익, 수수료이익, 자금운용 수익 등을 중심으로 한 6개 분과의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왔다. 그러나 수익성 강화 노력의 성과는 가시적이지 않다. 결국 지주사로부터 대규모 자금 지원을 받는 처지에 놓이면서, 내부 성장 기반이 아닌 외부 자금에 의존하는 구조적 한계가 노출됐다.

 

이번 유상증자 시점도 의문을 자아낸다. 최근 NH농협은행은 잇따른 금융사고와 그에 대한 부실 대응, 그리고 언론 대응 태도의 비상식성 등으로 대내외 신뢰를 잃고 있다. 본지와의 통화에서 NH농협 측은 기자의 질문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고, 명함 제공조차 거부하는 등 공공기관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와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사실상 ‘공적 성격’을 지닌 자금으로 경영 부실을 메우는 식의 유상증자는 명분을 갖기 어렵다. 농협금융지주는 사실상 국민의 농협 조합원 기여금과 자산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이다. 조합원의 신뢰와 자산을 기반으로 한 자금 조달이라면, 더욱 투명하고 책임 있는 경영이 우선돼야 한다.

 

유상증자는 단기적 자본 확충 수단일 뿐이다. 진정한 경쟁력은 외부 자금이 아니라, 내부 혁신과 철저한 책임 경영에서 비롯된다. NH농협은행이 진정 ‘범농협의 핵심 역할’을 자처하려면, 지금 필요한 것은 현금이 아니라 뼈를 깎는 자성과 구조 개혁이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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