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주시가 현수막 하나로 시민들과 마음을 잇고 있다. ‘당신이 일어설 날입니다’, ‘투표가 힘입니다’, ‘한강 고맙다’ 같은 짧고 강렬한 문구들이 시 전역에 걸려 시민들의 마음속에 잔잔한 울림을 전한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감성 행정’은 정책 전달을 넘어서, 시민 개개인이 느끼는 시대의 무게와 희망을 함께 담아내는 소통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설 명절을 앞두고 내걸린 ‘당신이 일어설 날입니다’는 정치적 혼란과 사회적 아픔 속에서 힘겨워하는 시민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건넸고,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지금, ‘투표가 힘입니다’라는 메시지는 시민들에게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되새기게 한다. 지난해에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을 기리는 문구로 5·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미를 전 세계에 알리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나누는 데 힘썼다.
올해 오월주간에는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속 문장을 인용해 ‘당신이 나를 밝은 쪽으로, 빛이 비치는 쪽으로, 꽃이 핀 쪽으로, 끌고 가기를 바랍니다’라는 글귀를 내걸었다. 5·18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동시에 어둠을 넘어 미래로 나아가고자 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았다.
박광석 광주시 대변인은 “현수막은 시민과 가장 가까운 소통 창구”라며 “단순 정보 전달을 넘어 시대정신을 담은 메시지로 시민에게 울림을 주고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담은 다양한 메시지로 적극 소통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광주시는 딱딱한 행정 홍보 틀을 깨고, 현수막을 통해 시민과 깊은 공감을 이끌어내며 새로운 행정의 길을 걷고 있다. 감성으로 다가가 시대정신을 전하는 이 작은 소통 창구가 시민들에게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광주는 매일 새롭게 증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