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월 CPI 예상 하회… 트럼프, 연준에 금리인하 또 압박

  • 등록 2025.06.12 07: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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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낮은 폭으로 상승하면서 물가 오름세가 당초 우려보다 완만하게 나타났다. 특히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가 4개월 연속 예상치를 밑돌면서,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소비자 가격에 적극 전가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향해 또다시 금리 인하 압박을 가했다.

 

 

미 노동부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5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 이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지만 시장 예상치(2.9%)에는 못 미쳤다. 전월 대비로는 0.1% 상승해 전망치(0.2%)를 밑돌았다.

 

근원 CPI 역시 전년 대비 2.8% 상승해 시장 예상(2.9%)을 하회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4개월 연속 예상치를 밑돈 것이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0.1%에 그쳐 예상치(0.3%)를 밑돌았다.

 

품목별로 보면 관세 인상 우려가 제기됐던 신차·중고차 및 의류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으며,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는 0.2% 상승에 그쳤다. 이는 항공권과 호텔 숙박비가 내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난감과 대형 가전 등 일부 품목은 관세 여파로 가격이 큰 폭 상승했다. 장난감 가격은 2023년 이후 최대 폭으로 올랐고, 대형 가전은 5년 만에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식료품 가격은 전달 하락했다가 5월에는 0.3% 상승했다. 주거비는 두 달 연속 0.3% 오르며 안정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번 물가 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 속에 발표됐다. 하지만 수치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관세 영향이 당장 소비자들에게 본격적으로 전가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일부 고율 관세의 유예, 기업들의 재고 확보와 비용 흡수 등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향후 무역 협상이 마무리되고 관세가 본격 적용되면 기업들이 결국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지속된 고물가로 소비자들의 구매력도 약화되고 있어 소비 위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월마트, 타겟, 포드, 스바루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은 향후 가격 인상을 예고한 상황이다.

 

연준이 지난주 발표한 경기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물가는 '완만한 속도'로 상승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앞으로 상당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트럼프의 무역 정책이 "수십 년 된 관행을 깨며 인플레이션 둔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CPI 결과를 두고 "아주 좋은 수치"라며 연준에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라고 압박했다.

 

피치레이팅스의 브라이언 콜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관세 인상 전 확보한 재고가 비용 전가를 지연시켰고,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가격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향후 근원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현재까지 인플레이션이 비교적 안정적이고 고용시장도 견조한 만큼, 연준이 이달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연준 역시 무역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감안해 당분간 신중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물가가 급등하고 고용지표가 둔화될 경우 금리인하 압박이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있다.

 

웰스파고의 마이크 푸글리에세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 입장에서는 시기상조"라며 "최근 몇 달간 너무 많은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한 달치 데이터에 지나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매화 기자 maehwa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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