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의회, “현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사업 현장 직접 점검

  • 등록 2025.06.12 20:3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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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동 행정복지센터·잡월드·갯벌치유센터 등 주요 사업지 직접 방문
- 예산 타당성·시민 편의성 따져보며 사전 점검… “현장에 답 있다”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회의실보다 중요한 곳은 현장이다.” 순천시의회가 올해 정례회 기간 중 보여준 움직임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제287회 제1차 정례회를 맞아 순천시의회가 지난 9일과 10일 이틀에 걸쳐 주요 사업 현장을 직접 찾았다. 시의원들은 각 상임위원회별로 나눠 순천시가 추진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굵직한 현안들을 눈으로 보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 방향의 실효성을 점검했다.


보고서가 아닌 사람과 공간, 풍경을 중심에 둔 의정활동. 그 중심에는 “예산을 어떻게 쓸 것인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이 있었다.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장경순)는 공유재산 취득 및 처분 계획안을 심사하기 위해 중앙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한때는 중심지였던 건물은 노후했고, 시민 접근성도 떨어지는 상황. 의원들은 건물 상태와 시설을 일일이 확인하며 “공공청사는 시민의 행정 접근성을 보장하는 기본 장치”라고 강조했다.

 

특히 동청사가 지역에서 가장 가까운 행정 접점인 만큼, 공간 이전을 넘어 그곳을 어떤 가치와 기능을 담은 공간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철학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건물 하나 바꾸는 일이 아니라, 시민과 행정이 만나는 접점을 어떻게 디자인할지 고민해야 한다.”


행정자치위는 향후 청사 건립의 필요성과 입지 타당성을 면밀히 따져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사에 반영할 방침이다.

 

#문화경제위원회(위원장 김미연)는 체험관광, 미래 기술 교육, 산업단지, 치유 관광지 등 4개소를 두루 점검했다.


첫 일정은 순천만잡월드. 지난 5월 재개관했지만 아직 활성화 단계에 있는 이 공간에서 의원들은 운영 현황과 청소년체험관 개관 준비 상태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잡월드가 제대로 기능하려면 피상적인 체험을 넘어, 진로교육과 지역 콘텐츠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모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순천로봇교육과학관에선 로봇 기술 체험 공간을 둘러보며, 아이들과 시민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 확대를 주문했다. 전시 위주의 구성에서 벗어나, 실생활 체험과 미래 산업에 대한 시민 교육 기능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야흥동 도시첨단산업단지는 ‘미분양’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의원들은 현장에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실효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조성비용 대비 경제효과에 대한 재평가 목소리도 나왔다.

 

교량동의 갯벌치유센터 조성 예정지에선 습지 훼손 우려에 대한 의견이 제기됐다. 생태자원 보호와 관광자원 개발 사이의 균형 문제. 의원들은 “갯벌을 관광의 소재로 삼되, 시민과 환경단체 등과의 긴밀한 소통을 전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건설위원회(위원장 이향기)는 실질적인 도시 인프라 사업들을 중심으로 점검했다.

 

미세먼지 안심 어린이 실내 체육관 건립공사 현장에선 기존 시설물과의 단차 문제, 동선 설계 오류 등이 지적됐다. 건물 조성을 넘어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실질적 공공시설이 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강조됐다.

 

특히 주변 산책로 등 외부 환경과의 연결성까지 고려해줄 것을 요청했다. 교량교 재가설 현장은 주민 불편이 장기화된 곳. 의원들은 “예정된 개통일을 반드시 맞춰야 하며, 마무리 공정에서 안전과 품질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선월하이파크단지 조성사업 현장. 예상과 달리 하수처리계획이 변경될 예정이라는 설명이 이어졌고, 이에 대해 의원들은 “절차상 투명성과 주민 의견 수렴이 부족하면 향후 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역민의 참여 보장을 강하게 요구했다.

 

순천시의회가 보여준 이번 현장방문은 그저 일정 소화에 그치지 않았다. 보고서 위에서 검토하는 것과 현장을 밟고 주민 이야기를 듣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이다. 특히 지역 사업은 단위가 작고 복합적인 특성을 갖고 있어, 정책 수립 초기부터 ‘현장감각’이 필수다. 시민의 세금으로 조성되는 예산이 진짜 효과를 내려면, 정책 결정권자들이 먼저 땀 흘려야 한다.


순천시의회는 앞으로도 주요 사업지를 직접 둘러보며, 예산의 타당성, 사업의 실현 가능성, 시민 삶의 접점 등을 입체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현장은 거짓말하지 않는다.” 이 말은 이번에 단지 구호가 아니라, 실제로 움직인 사람들의 방식이었다. 시의회의 이 같은 태도가 계속된다면, 숫자에 머물던 예산이 진짜 시민을 위한 정책으로 바뀔 수 있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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