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칼럼] 대한파크골프협회의 클럽 공인은 ‘시대착오’

  • 등록 2025.06.24 12:2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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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크골프는 이제 단순한 노년층의 여가활동을 넘어, 전국적으로 수십만 명이 즐기는 생활체육으로 자리 잡았다. 파크골프의 급성장에는 국내 최대 단체인 (사)대한파크골프협회가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 이면에 ‘용구 독점’, ‘기술 배척’, ‘사용자 배제’라는 그늘이 드리우고 있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에두르지 말고 바로 가자. 대한파크골프협회(이하 협회)는 성능, 가격, 내구성이 월등한 메탈헤드 파크골프채의 공인을 불허하고 있다. 최근 전재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협회로부터 받은 공문에, 협회는 메탈헤드를 배제하는 세 가지 이유를 적었다. 세 가지는 “일본 규정에 따름”, “메탈은 비거리가 과함”, “목재 업계 반발”이었다. 어떤가? 이게 고개를 끄덕일 만큼 타당한가. 오히려 구시대적 제도, 기득권 보호, 기술 차별이라는 비판을 자초한 거 아닌가. 이참에 따져보자.

 

첫째, ‘일본을 따라야 한다’라는 건 현실을 외면한 구시대적 논리이다. 협회는 일본이 목재 채만 인정하기에 한국도 목재만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는 40년 전 일본 체형과 9홀 기준 500m 코스 규격에 맞춰 만든, 시대적 한계가 뻔한 규정이다. 한국은 이미 790m로 규격을 상향했으며, 자체적인 기준을 따르고 있다. 즉, 일본 규정을 따를 의무도, 실익도 없는 데다 현실적이지도 않다. 더욱이 국내 최초의 파크골프 전국 단체인 대한파크골프연맹은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에 ‘목재 및 신소재 병행 허용’ 규정을 공식 보고했고, 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협회 측의 경직성과 고립성을 드러내는 단면이다.

 

둘째, ‘비거리 차이’라는데 도대체 과학적 검증은 없다. 협회는 메탈헤드가 반발계수가 높아 거리가 지나치게 멀리 나간다고 주장한다. 이는 객관적 실증이 없는 감정적 추론에 불과하다. 메탈헤드든 목재든, 타구면은 카본 소재로 동일하며, 두께는 8mm 이하로 규격화돼 있다. 실제 거리의 차이는 주로 샤프트 길이, 타구 기술, 구장 상태에 따른 변수에 기인한다. 골프 업계에서 오랜 기간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USGA)의 승인을 받아온 전문가들에게 물어보라. 반발계수를 핑계로 기술 발전을 외면하는 협회의 태도는, 결국 자기 기준을 절대화하는 폐쇄성을 보여준다.

 

셋째, 목재 업계가 반발한다고? ‘규제 카르텔’을 자초하는 주장 아닌가. 협회의 마지막 이유인 ‘목재 업계의 반발’은 턱없다. 현재 국내 목재 파크골프채 직접 제조업체는 서너 개에 불과하며, 일부 수입업자는 목재 헤드에 금을 넣어 250만 원짜리 클럽을 판매하기도 한다. 반면, 메탈헤드 채는 더 나은 내구성과 저렴한 제조비용을 기반으로 일반 동호인에게 합리적 대안을 제시한다. 그럼에도 협회는 고가 목재 업자들의 이해를 반영한 듯한 입장만 고수한다. 이로써 “목재 업자, 우드헤드 제조업체와 협회 간의 사실상 용구 독점형 카르텔”이란 지적이 나온다.

 

 

한 발 더 들어가 보자. 파크골프 산업계에서는 협회의 ‘인증 장사’란 불만이 공공연하다. 협회는 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안전·성능 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해 수백만 원의 인증료를 매년 요구한다. 별다른 제한 없이 내주는 고가 우드헤드 채 공인이 협회의 상당한 수입원인 셈이다. 협회는 수십억 원에 달할 거로 추산되는 정부 보조금과 회원 회비도 받는다. 협회 수입이 회원 선택권보다 우선인가. 회원의 용구 선택권을 가로막는 공인 규정은 만고불변인가.

 

이쯤에서 공정과 기술혁신, 회원의 용구 선택 권리를 향한 협회의 입장을 묻지 않을 수 없다. 협회가 정말로 파크골프의 대중화와 저변확대를 고민한다면, 그 출발은 기술의 포용과 선택의 자유 보장이어야 한다. 메탈헤드를 사용하고 원하는 많은 동호인의 선택권과 글로벌 시장에서 검증(북미파크골프협회와 세계협회 공인)된 제조업체의 권리를 무시한 채, 과거의 규정과 협소한 이해관계에만 머무르는 협회의 태도는 시대착오적이다.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하는 게 동서고금의 순리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목재만이 정답’이라는 낡은 신앙과 카르텔 보호가 아니다. 폐쇄적 공인이 아니라 혁신 기술과 선택의 자유를 수용하는 열린 경쟁이 필요한 때다. 인구 100만 시대를 꿈꾸는 파크골프가 진정한 국민스포츠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협회가 회원의 선택 폭을 넓히고 선택을 존중하는 길을 열어야 한다. 그것이 순리다.

 

홍순앙 파크골프 선수

 

* 위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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