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빠르게, 가깝게, 확실하게.”
보성군이 민선 8기 3주년을 맞으며 꺼내든 핵심 키워드다. 다소 간결한 문장이지만, 그 안에는 지난 3년간의 실질적 변화와 향후 1년의 군정 방향이 담겨 있다. 보성군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2026년까지 완성을 향해 가는 ‘진행형 행정’의 구체적 전략으로 ‘3·3·3’을 제시했다. 3대 SOC, 3가지 보성형 군정 모델, 365일 군민 체감이라는 이 전략은 보성의 구조를 바꾸고, 일상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SOC(Social Overhead Capital)는 사회간접자본이라는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기반시설이다. 그런데 지금의 보성은 SOC부터 ‘눈에 띄게’ 바뀌고 있다.
먼저 철도. 보성에서 서울까지 2시간 30분, 부산까지 2시간이 걸리는 ‘전국 반나절 생활권’이 현실이 된다. 경전선 전철화, 남해선 전철화 사업이 마무리되면 수도권과 영남권으로의 접근성은 획기적으로 개선된다. KTX-이음이 보성과 벌교에 정차하는 것은 속도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역 정주 여건, 물류 네트워크, 청년 유입, 관광산업까지 판도를 흔들 수 있는 메가 프로젝트다.
생활SOC도 격을 달리하고 있다. 수영장, 볼링장, 영화관, 키즈카페, 공동육아나눔터, 작은 도서관 등이 모두 한 공간에 들어설 ‘보성복합커뮤니티센터’가 올해 10월 완공을 앞두고 있고, 벌교문화복합센터도 속도감 있게 진행 중이다. 단순 편의시설이 아니라, 지역민의 문화·복지·여가를 함께 품은 ‘생활복합 공간’이라는 점에서 지역의 삶 자체를 바꾸는 핵심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산업SOC도 빠질 수 없다. 제2조성농공단지 신규 조성, 조성·미력농공단지 패키지 지원, 벌교농공단지 내 청년문화센터 구축은 일자리 기반을 확장하며 청년 정착과 지역 산업 활성화에 물꼬를 틀 것으로 보인다.
보성군은 군정 철학을 세 가지 방향으로 구체화했다. ‘완성형’은 민선 7기에서 기획한 사업들의 성과를 수확하는 단계, ‘미래형’은 장기 비전을 중심으로 기반을 다지는 단계, ‘현장형’은 군민의 일상에 직접 들어가 답을 찾는 행정을 뜻한다.

완성형 군정의 대표 사례는 단연 복합커뮤니티센터와 전철화 사업이다. 이미 공사가 본격화되거나 개통이 가시화되면서, 사업들이 실질적인 생활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이외에도 도시가스 공급, 하수도 정비, 교통 인프라 개편 등도 일상에서 체감 가능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미래형 군정은 더 멀리 내다본다. 가장 주목되는 사업은 ‘율포해양복합센터’다. 총 484억 원이 투입돼 회천면 율포 일원에 지상 4층 규모로 조성 중인 이 센터는 스킨스쿠버 다이빙풀(국내 최장 41.5m), 실내 서핑장, 수중 스튜디오 등 독창적인 콘텐츠를 갖춘 해양레저 허브다. 2026년 완공 시점에 맞춰 보성은 남해안 해양관광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보성·벌교 갯벌 생태탐방로드, 율포항 어촌신활력증진, 여자만 해양테마공원, 벌교갯벌 복원 등 연계 사업도 병행돼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현장형 군정은 말 그대로 '현장'이 중심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군수가 직접 문자로 민원을 접수받고 48시간 내 답변을 주는 ‘소통600’ 시스템. 2024년 7월 기준으로 총 691건의 민원이 처리됐다. 백내장 수술비, 예방접종, 100원 버스, 장애인 콜택시, 보훈수당 확대, 경로당 입식 테이블 지원 등 군민 일상에 맞닿은 정책들도 빠르게 실행되고 있다.

보성600은 형식이 아닌 본질을 담은 주민 참여 행정의 상징이다.
600개 마을을 직접 찾아가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행정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소통600, 문화600, 민생600, 복지600, 의료600 등 행정 전 분야로 확장되며 보성군만의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문화600을 통해 75세 이상 어르신들의 삶을 담은 ‘인생 한 컷’ 전시회가 열렸고, 민생600은 재정안정화기금으로 군민 1인당 30만 원씩 지역사랑상품권을 지급해 지역경제 회복에 힘을 보탰다. 복지600은 마을 단위 복지 실현, 의료600은 백일해 예방접종, 청장년 건강검진 등 생애 맞춤형 건강 지원으로 이어졌다.
5대 공약도 구체화됐다. 복지행정, 농림축산어업, 문화관광, 안전지역경제, 권역별 정주여건으로 세분화돼 추진되고 있으며, 복지행정 분야는 기초생활보장 우수기관, 건강증진사업 평가 우수기관 선정 등으로 성과를 인정받았다.
총 157건, 2,680억 원 규모의 공모사업 성과는 재정 안정성과 성장동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성은 지리적 특성과 산업 기반을 고려한 권역별 발전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보성강 권역은 철도 전철화와 물류 교통의 중심축, 벌교권은 문화와 생태 인프라 중심지로 전환 중이며, 주암호 권역은 에코힐링과 환경 인프라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득량만 권역은 해양레저, 교육, 어촌 신활력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며 지역 균형발전의 모범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
보성군이 내세운 "나, 보성 살아요"라는 말이 자부심으로 느껴지는 도시, 삶이 바뀌는 행정. 이제 그 슬로건이 현실이 되고 있다.
김철우 군수는 “지금껏 군민과 함께 쉼 없이 달려왔고, 앞으로도 한 사람 한 사람의 일상 곁에서 흔들림 없이 걸어가겠다”며 “보성의 내일은 더 완성된 모습으로 군민 곁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