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팔봉리 주민들, 한국 조각의 성지로 자립 선언’

  • 등록 2025.07.03 08: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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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복진 조각정신, 문화운동의 새 모델 제시
조각가 김복진의 예술정신을 되살리며 자립 선언
‘건조장 미술관 조각축제’ 기획·운영 성공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우리는 누구의 도움을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문화는, 주민의 의지에서 시작됩니다.”

 

충북 청주시 남이면 팔봉리 주민들이 지역 출신 조각가 김복진의 예술정신을 되살리며 ‘한국 조각의 성지’로 자립을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6월 30일 청주시청과 시의회를 직접 찾아 ‘제1회 김복진 조각 페스타’의 성과와 향후 계획을 공유하며, 문화운동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제도적 협력을 요청했다.

 

이번 행보는 단순한 행사 보고를 넘어, 주민 주도 문화운동의 본보기로 주목받고 있다. 팔봉리는 한국 근대 조각의 선구자 김복진(1901~1940)의 고향이지만, 그의 생가와 묘소는 오랫동안 방치돼 있었다.

 

하지만 침묵을 깬 것은 정부도, 전문가도 아닌 주민들 자신이었다. 팔봉리 주민 7인은 폐가였던 생가를 스스로 정비해 야외무대와 전시장으로 탈바꿈시키고, 조각 전시와 퍼포먼스가 결합된 ‘건조장 미술관 조각축제’를 기획·운영해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번 축제를 계기로 팔봉리는 김복진의 이름을 다시 불러내며, 지역 문화공동체의 상징적인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행정과 문화계도 이 같은 주민 주도의 문화운동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변광섭 대표는 “팔봉리는 문화정책의 방향을 되묻는 중요한 사례”라며, “문화는 제도보다 의지에서 출발한다. 주민참여형 문화사업의 롤모델”이라고 평가했다.

 

청주시의회 박완희 의원은 “이런 사례야말로 시대의 상징이며,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김성택 경제문화위원장은 “지속 가능한 문화는 제도와 주민 실천이 함께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봉리 주민들은 이날 청주시 문화예술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시의회 관계자들을 연이어 방문하며 문화운동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이들은 “단지 우리의 이야기를 직접 전하고 싶었다”며, “문화는 평범한 사람에게도 주어져야 할 권리”라고 입을 모았다.

 

주민 김병기 씨는 “예전엔 ‘김복진이 누구냐’고들 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먼저 그 이름을 부르고 있다”며, 지역민으로서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팔봉리는 이제 단순한 조각가의 고향이 아니다. 김복진의 예술혼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스스로 문화를 창조해가는 살아있는 문화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정길종 기자 gjchung111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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