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전남녹색연합이 섬진강 일대 두꺼비 산란습지 복원을 위해 ‘내집 마련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다압 지역에 위치한 230평 규모의 유수지 매입을 목표로 한 이 운동은, 도시 개발로 인해 끊어진 두꺼비의 산란길을 되살려 생태계 균형을 회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과거 유수지였던 이곳은 3년 전 다압 정담센터 건립으로 우수로 수로관이 설치되면서 물길이 차단돼 산란지가 내륙화됐다. 두꺼비는 연어처럼 태어난 곳으로 돌아와 산란하는 특성이 있어 서식지 훼손은 생존에 치명적이다. 이에 전남녹색연합은 개인 소유인 이 습지가 개발 위기에 놓인 만큼, 모금과 도지사 승인 절차를 거쳐 습지 매입에 나섰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환경미술가 신윤 작가도 재능기부로 힘을 보탰다. 그는 “두꺼비는 한 생물이 아니라 이 땅의 건강성과 생태계 균형을 상징한다”며 “도시 개발에 맞서는 이 프로젝트가 생명 존중의 메시지를 전한다”고 말했다.
전남녹색연합은 2015년부터 두꺼비 로드킬 문제를 지역사회에 알리고 생태통로 조성 등 다양한 활동으로 두꺼비 이동을 돕고 있다. 지금까지 7,324마리의 성체 두꺼비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지원했으며, 3,069마리의 로드킬을 기록하며 지속적으로 개선책을 제안하고 있다.
박발진 상임대표는 “두꺼비 한 종 보호를 넘어 섬진강 일대 야생생물과 서식지를 보전해 생물다양성 감소를 막고 생태계 균형을 지키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핵심”이라며 “습지 매입 후 광양시에 기부채납해 장기적으로 보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수완 사무처장은 “작은 습지라도 이산화탄소 저장과 대기 정화, 기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홍수와 가뭄 완화, 다양한 생물의 서식지로서 생태계 연결과 균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전남녹색연합은 앞으로도 개발 단계에서부터 습지 원형 보전을 위한 법 개정 운동을 추진해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생태계를 지키는 노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내집 마련 프로젝트’가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지역사회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