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LH 이한준 사장, 리더십 위기, 누구를 위한 조직인가’

  • 등록 2025.07.11 16: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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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성향은 개인 문제’라는 말의 허상
갈등의 본질은 ‘정치’가 아니라 ‘리더십’

지이코노미 정길종 기자 |정권은 바뀌었지만, 조직은 제자리에 멈춰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한준 사장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치적 편향성 논란, 조직 내부 불화, 노조의 극한 갈등, 반복되는 법정기구 불참과 과태료 처분까지, 지금의 LH는 정책 추진의 선봉장이 아닌 정치적 불확실성의 표류선처럼 보인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지만, LH의 중심은 여전히 ‘전 정권의 인사’라는 불신 위에 놓여 있다. 물론 공공기관장이 정권마다 교체되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공공기관장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정치적 중립성과 조직 내 신뢰 형성이다. 그 균형이 무너졌을 때, 조직은 스스로 제 기능을 상실한다.

 

일각에서는 "사장의 정치 성향은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고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 성향이 공공기관의 리더십 행위로 이어지는 순간, 문제는 개인을 넘어서 조직 전체의 신뢰와 정책 추진력으로 확대된다.

 

실제로 이한준 사장은 과거에도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력이 있고, 최근에는 대선 기간 중 특정 후보를 사실상 비판하거나, 자신이 지지하지 않는 후보가 당선되면 물러나겠다고 말하는 등 중립적이지 않은 발언으로 내부 혼란을 자초했다.

 

그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LH 구성원들에게는 신호로 작용한다. 더 이상 공정한 조직 운영이 이뤄지고 있는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이제는 구성원조차 의심하기 시작했다.

 

노동조합은 사장 퇴진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 배경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있다고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갈등의 본질은 정치가 아니다. 그것은 리더십의 부재이며, 소통의 단절, 그리고 조직 내 신뢰의 무너짐이다.

 

이는 노사협의체 불참,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미개최, 조합과의 대화 회피 등을 문제 삼아왔다. 이는 단순한 행정 미비를 넘어, 공공조직의 책임성과 내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다는 신호로 읽힌다.

 

사실상 조직의 절대 다수 구성원이 신뢰하지 않는 수장이 정책을 진두지휘한다는 건, 조직이 자발적으로 움직일 수 없음을 의미한다. 현장 정책의 적기 집행은 물론, 정부가 강조하는 ‘민생 회복’도 공허한 구호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리더는 자리를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그 자리를 ‘정상화’시키는 사람이다.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에서 리더의 책임은 더욱 막중하다. 특히, 수장 한 사람의 결정이 부동산 시장, 국민의 주거 안정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LH는 예외가 될 수 없다.

 

이한준 사장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 공공기관장은 말로 신뢰를 쌓는 사람이 아니다. 행동과 결과로 증명해야 하는 자리다.

 

지금 LH에는 정책보다 정치가 앞서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제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조직의 안정과 내부 신뢰 회복이 선결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시작은 리더의 ‘선택’에서 비롯된다.

 

정치는 물러나야 한다. 남아야 할 것은 공정성과 책임, 그리고 국민을 향한 조직의 기능이다. LH가 과연 국민의 공공기관인지, 특정 정치권력의 연장이 되어가는 것인지, 그 갈림길에 있다.

정길종 기자 gjchung111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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