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홈플러스 점포 폐점, '호남 전체가 마주한 위기'정부와 지역사회가 나서야 한다

  • 등록 2025.08.28 22: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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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미영 마트산업노동조합 광주전라본부장

8월 13일 홈플러스가 15개 점포의 추가 폐점을 공식 발표했다. 이미 회생 이전 폐점이 결정된 7곳을 합하면 전국적으로 22개 매장이 사라진 셈이다. 남는 점포는 102곳에 불과하다. 회사는 이를 ‘긴급 생존 경영’으로 포장하지만, 실상은 대규모 구조조정과 청산 절차의 신호탄이다.

 

호남 지역도 예외가 아니다. 순천 풍덕점은 이미 지난해 부지가 개발사에 매각됐으며, 통상 1~2년 내 영업 종료가 뒤따른다는 보도가 이어진다. 회사 측이 ‘현 부지 재입점’을 내세우지만, 2020년 이후 폐점 점포 중 재입점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이는 단순한 추측이 아닌, 과거 경험에 근거한 합리적 우려다.

 

점포 폐점이 지역에 미치는 충격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연구에 따르면 점포 하나가 닫히면 직접·간접 고용 945명이 줄고, 반경 3km 내 추가 7,898명까지 고용 타격이 확산된다. 연간 사회경제적 손실은 약 2,700억 원, 인근 주택가격은 최대 34%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특정 매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일자리 축소는 상권 침체, 부동산 가치 하락, 지방재정 악화로 이어진다. 순천만의 위기가 아니라 광주, 전주 등 호남 전역이 함께 마주한 현실이다. 실제로 동광주점 매각 보도가 이어지고, 최근 전주 완산점까지 폐점 대상에 포함됐다. 전주 완산점은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이후 매각·재임차한 점포로, 임대료 인상과 매각 논리가 폐점으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

 

법원이 지정한 조사위원(삼일회계법인)은 홈플러스 청산가치(3.7조 원)가 계속기업가치(2.5조 원)보다 높다고 평가했다. 이는 청산이 시장에서 ‘합리적 선택’으로 인식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사모펀드 MBK는 ‘인가 전 M&A’를 내세우지만, 실제 매각이 성사되기 전까지 비용 절감과 폐점 확대는 불가피하며, 지역사회가 그 고통을 떠안게 되는 구조다.

 

순천 풍덕점을 인수한 퍼스트씨엔디는 대전 유성점 부지 용도 변경까지 신청했고, 최근 조건부 수용됐다. 이러한 흐름은 호남 지역 주요 점포에도 확산될 수 있다는 경고다. 순천 풍덕점의 폐점 불안은 곧 조례점, 광주, 전주 등으로 옮겨붙고 있다.

 

대형 유통 거점의 붕괴는 단순히 쇼핑 공간의 상실이 아니다. 생활 인프라가 흔들리고, 도시 경제와 인구 구조, 아이들의 생활반경까지 영향을 받는다. ‘다른 대형마트가 들어서면 된다’는 단순 논리는 상권 축소와 자산가치 하락의 속도와 규모를 과소평가하는 발상이다.

 

이번 사태는 기업 내부의 경영 문제를 넘어, 지역 전체의 사회경제적 재난으로 접근해야 한다. 순천뿐 아니라 호남 전체가 위기에 직면한 지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를 지역경제 위기관리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 일자리, 상권, 부동산, 지방재정을 지켜내는 것은 곧 지역사회의 생존과 직결된 과제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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