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최근 국내 언론에 자주 오르면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까지 PGA 투어에서 뛰던 안병훈이 지난달 중순 LIV 골프로 이적한다는 소식이 기폭제가 됐다.
안병훈은 한·중 부부인 탁구 레전드 안재형과 자오즈민의 아들이다. 스포츠 스타 부모의 DNA를 타고나서인지 안병훈은 골프에서 어릴 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9년 만 17세에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그는 2011년 프로가 됐고, 2015년에는 유러피언 투어(현 DP 월드 투어) ‘BMW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왕에 오르기도 했다. 아시아인 최초였다.
그 이후 PGA 투어에서 활동하며 통산 상금으로 2,153만 달러(약 317억5,000만 원)를 벌었다. ‘우승이 없는 선수 중 역대 최다 상금’을 기록한 선수라는 꼬리표도 붙었다. 그는 PGA 투어 228 경기에서 톱10에 서른 번 진입했다. 연장전 세 번을 포함해 준우승만 5회, 3위도 4회나 기록했다. 미국과 인터내셔널 팀 간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에도 출전했고, 올림픽 국가대표로도 활약했다.
그런 그가 LIV 골프로 전격 이적한 것이다. 그가 왜 PGA 투어를 떠나 LIV 골프로 옮겨갔는지는 상세히 알려진 바 없다. 하지만 그가 앞으로 LIV 골프에서 잘 적응해 더 훌륭한 선수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안병훈과 함께 LIV 골프에서 한 팀으로 활동할 선수도 모습을 드러냈다. 그와 동갑내기인 송영한을 비롯해 김민규, 대니 리가 그들이다. 대니 리는 과거 ‘아이언 헤드 GC’의 멤버였다.
‘아이언 헤드 GC’는 재미 교포 케빈 나(본명 나상욱)가 캡틴이었고, 팀원은 장유빈과 대니 리, 코즈마 진이치로였다. 장유빈은 2024년 KPGA 투어에서 대상을 받고 지난해 LIV 골프에 깜짝 등장했으나 의욕만 넘쳤을 뿐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올해 다시 KPGA 투어로 복귀했다.
‘아이언 헤드 GC’가 해체되고 등장한 팀이 ‘코리안 골프 클럽’이다. 캡틴 안병훈과 송영한, 김민규, 대니 리가 ‘코리안 GC’라는 팀명으로 하나로 뭉쳤다. 코리안 GC는 백호(흰범)와 무궁화를 로고로 선택했다. 백호는 한국의 역사와 민속에서 존경을 받아온 존재다. ‘수호자’이자 ‘보호자’로서 팀과 대한민국이 지닌 강인함과 끈기를 상징한다. 무궁화는 한국의 강인한 정신과 지속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LIV 골프에는 이들 외에도 그동안 KPGA 투어에서 주로 뛰었던 캐나다 교포 이태훈도 합류한다. 그는 지난달 중순 미국 플로리다주 리칸토의 블랙 다이아몬드 랜치에서 열린 LIV 골프 프로모션에서 당당히 우승을 차지했다. 이태훈과 비욘 헬그렌, 미국 교포 앤서니 김이 차례로 1, 2, 3위를 차지해 상위 3명에게 주어지는 LIV 골프 출전권을 따냈다.
이 프로모션에는 한국의 김재호, 김홍택, 박성국, 왕정훈, 이수민, 전가람 등이 도전했으나 성적 미달로 상위 3명 안에는 들지 못했다.
LIV 골프는 2022년 출범 때부터 화제를 모았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가 돈을 내 창설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막대한 상금을 내걸고 세계적인 선수들을 영입해왔다. 유명 선수들을 데려오기 위해 엄청난 돈과 정성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가운데 LIV 골프에서 뛰던 브룩스 켑카가 올들어 PGA 투어로 복귀하면서 다시 LIV 골프와 PGA 투어 간 신경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브룩스 켑카는 ‘메이저 사냥꾼’으로 알려진 스타 선수로 PGA 투어에서 9승을 거뒀다. 그가 PGA 투어로 돌아오면서 LIV 골프에서 뛰는 브라이슨 디샘보와 욘 람, 캐머런 스미스 등 메이저 대회 우승자들이 PGA 투어로 복귀하느냐가 한때 관심사였다.
PGA 투어는 이들의 복귀를 위해 한시적으로 ‘복귀 회원 프로그램’까지 신설하며 이들을 기다렸다. 그러나 이들은 PGA 투어 복귀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었다.
어떻든 이제 LIV 골프와 PGA 투어 간 신경전은 일단 수면 위로 가라앉은 듯한 분위기다. LIV 골프는 올해부터 모든 경기를 나흘 간 72홀 경기로 치른다. 종전 사흘 간 54홀 경기를 하루 더 늘린 것이다. 또 다른 대회와 달리 샷 건(Shoot-gun) 방식으로 대회가 열린다. 1팀 당 4명, 13팀의 52명 선수 외에 5명의 와일드 카드 선수를 합해 57명의 선수가 연간 14개 대회를 소화한다.
모든 경기에서 선수 개인과 팀은 성적에 따라 정해진 포인트를 받는다. 개인은 상위 24명, 팀은 상위 8개팀만 점수를 얻을 수 있다. 이 점수를 합산해 연간 합산 점수에 따라 계약을 연장하거나 리그를 떠날 선수 등이 가려진다. 철저한 성적 위주 리그라고 보면 된다.
올 연말 안병훈과 송영한, 김민규, 대니 리가 어떤 성적을 거둘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코리안 골프 클럽’이란 팀명이 1년 만에 사라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주면 좋겠다. 그들의 건투를 빈다.
김대진 편집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