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배움은 장성에서, 문화는 일상 속에서.”
김한종 장성군수가 내세운 도시 비전이 현실로 옮겨지고 있다. 한때 ‘문불여장성(文不如長城)’이라 불리던 배움의 고장이 이제는 교육과 문화, 예술이 함께 숨 쉬는 ‘살고 싶은 도시’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장성군은 전국에서 보기 드문 대학생 전 학년 등록금 전액 지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학기당 최대 200만 원, 최대 8학기까지 등록금을 실비로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로, 전남에서는 처음 시행됐다. 작은 농촌 군이지만 교육에 있어서는 ‘가장 큰 군’으로 불릴 만큼 과감한 투자다. 한 대학생은 “부모님 부담이 줄어 마음 편히 공부할 수 있게 됐다”며 “고향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교육 지원은 이뿐만이 아니다. 초·중·고 신입생에게는 각각 10만~30만 원 상당의 장성사랑상품권을 입학축하금으로 지급하고, 9세부터 18세 청소년에게는 ‘꿈키움 바우처’를 통해 연령별 포인트(7만~10만 원)를 제공한다. 군은 이를 통해 ‘태어나서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이어지는 교육 복지’를 실현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해 7월 장성군이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으로 선정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았다. 장성군은 지역 돌봄 책임제, 공동교육과정, 문무(文武) 인재 육성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추진하며, 군과 교육기관, 기업이 함께하는 지역 교육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김 군수는 “배움이 지역을 바꾸고, 교육이 곧 지역의 미래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배움의 열기가 이어지는 곳에는 ‘장성아카데미’가 있다. 1994년부터 한 주도 빠짐없이 열려온 이 프로그램은 세계에서 가장 오랫동안 운영된 정기 사회교육 프로그램으로, 한국기록원과 EU 오피셜월드레코드(EU QWR) 인증을 동시에 받았다. 지금까지 1,200회가 넘는 강연이 진행됐고, 누적 수강 인원은 무려 53만 명에 달한다. 이재명 대통령, 법륜 스님, 김제동, 이어령 선생 등 국내외 명사들이 강연자로 섰고, 군민에게 ‘삶의 자극’을 선사했다.

지난 9월 15일에는 ‘장성아카데미 30주년 기념 포럼’이 열렸다. ‘지속 가능한 평생학습, 장성의 내일을 그리다’를 주제로 열린 이 자리에서 군민들은 “30년의 역사가 한 지역을 바꿨다”며 큰 자부심을 드러냈다.
장성군은 교육을 넘어, 문화와 예술로 도시의 숨결을 넓히고 있다.
세계유산 필암서원 선비문화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집성관과 유물전시관의 개·보수를 마치고 이달 말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군은 11월 1일 역사 스토리텔러 썬킴의 인문학 토크와 22일 선비문화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유산의 가치를 현대적으로 되살릴 예정이다. 내년에는 ‘선비문화 아카데미’를 통해 지역민이 직접 참여하는 인문 콘텐츠를 확대한다.

한편 장성문화예술회관은 군민의 일상 속 문화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684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소공연장을 갖춘 회관에서는 매년 기획 공연, 어린이 뮤지컬, 영화 상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알리X노을 가을 콘서트’가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화제가 됐다. 군은 관람객과 공연자 모두가 안심할 수 있도록 중대재해 예방체계를 정비하고, 안전 점검을 상시 운영 중이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문화교육과를 신설한 뒤, 교육과 문화, 예술이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엮여 시너지 내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며 “군민 모두가 배우고 즐기며 풍요롭게 살아가는 도시, 바로 그것이 ‘살고 싶은 장성’의 진짜 의미”라고 밝혔다.
‘문불여장성’이라는 옛 명성이 이제 과거의 문장이 아닌, 현재의 도시 정체성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장성은 오늘도 ‘배움’과 ‘문화’가 공존하는 땅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