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11월 단풍·예술·사색이 머무는 도시로 물든다

  • 등록 2025.11.03 01:31:37
크게보기

- 무등산·광주호·영산강 따라 늦가을 정취 만끽
- 월봉서원·휴심정·양림동 등 사색형 감성 코스 확산
- 충장로 홍콩골목·대인예술야시장, 도심 감성 여행지로 각광

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11월의 광주는 한 장의 가을 엽서 같다.

 

무등산 자락에 내려앉은 단풍, 도시 속에서 은근하게 스며드는 예술, 골목마다 번지는 감성까지 어우러지며, ‘걸으며 쉬어가는 여행’의 매력을 선사하고 있다.

 

붉고 노란 색채가 빛고을을 물들이는 시기, 광주시는 자연과 문화가 만나는 길 위로 관광객을 초대했다.

▶가을빛이 가장 진하게 번지는 곳은 역시 무등산이다.

 

입석대와 서석대를 잇는 능선은 붉은 단풍과 은빛 억새가 겹겹이 드리워져 마치 가을의 마지막 장을 넘기는 듯한 풍경을 펼친다.

 

주상절리의 묵직한 기세와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가 한 화면에 잡히면서, 등산객들은 발걸음을 늦추고 사진에 손이 간다.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광주호호수생태원과 청풍쉼터도 좋다.

 

호수 위로 비친 단풍빛, 한눈에 담기는 무등산과 광주호 풍경은 가만히 앉아 바라보기만 해도 마음이 청량해진다. 피크닉 담요와 따뜻한 음료 한 잔이면 충분하다.

▶영산강 서창억새밭은 ‘바람 따라 걷는 여행자’들을 위한 코스다.

 

자전거 페달을 살짝 밟으면 바람에 밀린 억새가 은빛 파도처럼 일렁인다. 중간 전망 포인트마다 영산강과 억새밭이 수채화처럼 펼쳐져, 누구나 한 번쯤은 멈춰서 카메라를 들게 된다.

 

서창감성조망대에 오르면 풍경은 더욱 짙어진다. 해가 기울며 노을빛이 강과 억새 위로 번지면, 여행객들은 조용히 그 색의 변화를 바라보게 된다.

 

영산강자전거길안내센터에서 무료로 공유자전거를 빌릴 수 있어 가볍게 떠나기 좋고, 코스도 완만해 가족 단위나 초보자도 무리 없다. 자전거 대신 천천히 걸으며 억새길을 즐기는 이들도 많다.

 

노을 무렵 조망대 주변은 은은한 조명이 더해져 감성이 살아난다. 누구는 사진으로, 누구는 메모로, 누구는 그저 바라보는 눈빛으로 이곳의 가을을 담으며 조용히 머문다.

▶도심 속 사색 공간도 풍성하다.

 

북구 중외공원 일대는 가을 산책의 정취와 문화 향기가 자연스럽게 맞닿아 있는 곳이다.

 

푸른 수목원 산책길을 따라 걷다 보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어린이문화원, 시립미술관, 문화예술회관, 빛고을시민문화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이 이어져 있어, 걸음 속도에 맞춰 전시·공연 관람까지 곁들일 수 있다.

 

잔잔한 연못 위로 낙엽이 떨어지고, 벤치마다 책을 읽거나 스케치를 하는 시민들이 보여 공원 자체가 하나의 열린 문화 공간처럼 느껴진다.

▶조금 더 색다른 가을 풍경을 원한다면 지산유원지도 잘 어울린다.

 

모노레일이나 리프트에 몸을 싣는 순간, 도심에서 보기 드문 높이에서 광주의 가을빛이 펼쳐진다.

 

단풍이 번진 산자락과 주택가, 그 사이로 이어진 골목길, 멀리 무등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면서 색다른 조망이 선사된다. 나무 위를 미끄러지듯 지나가는 짧은 구간이지만, 공중에서 바라보는 단풍은 산길에서 보는 풍경과 결이 다르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공원 놀이터와 잔디광장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고, 공원 주변 카페에 들러 따뜻한 차 한 잔으로 쉬어가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산책·전시·체험까지 한 번에 누릴 수 있어 ‘걸을수록 즐길 거리’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걷는 동안 계획하지 않았던 발견들이 여행의 재미를 더한다.

 

길모퉁이에서 만난 버스킹 공연, 공원 한쪽에서 열리는 플리마켓, 미술관 앞 잔디에 펼쳐진 체험 부스 등 예상 밖의 장면들이 발걸음을 붙들고, 잠시 들른 산책이 반나절 머무는 일정으로 바뀌기도 한다.

▶조용히 마음 정돈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월봉서원이 권할 만하다.

 

고봉 기대승 선생의 정신이 깃든 공간답게, 서원 특유의 고즈넉함 속에서 선비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도심 속 민간정원 휴심정은 이름처럼 ‘쉼’을 주제로 꾸며져 있다. 사계절 꽃과 정원 요소들이 자연스럽게 배치돼, 잠시 머물기만 해도 일상 속 긴장이 풀리는 느낌을 준다.

 

▶전일빌딩245에서는 ‘리포즈(Re;Pause)- 하지 않아도 괜찮은 것들’ 전시가 열리고 있다.

 

멈춰 서는 행위 자체를 존중하는 이 전시는, 바쁘게만 살아온 일상에 조용히 쉼표 하나를 찍어준다. 양림동의 이이남 미디어아트 스튜디오도 놓치지 말 만한 곳이다.

 

과거와 현재, 예술과 기술이 한 공간에서 고요하게 만나는 경험이 색다르다.

 

▶감성이 살아나는 야간 여행지도 있다.

 

지난달 문을 연 ‘충장로 홍콩골목’은 네온사인 아래 홍콩식 포장마차, 향신 냄새 가득한 거리 음식이 더해져 도심 속 짧은 여행을 완성한다.

 

한 블록만 걸어도 외국에 온 듯한 분위기가 연출돼, 젊은 층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8일 동명동 카페거리에서는 ‘동명커피산책’이 열린다.

 

향 좋은 커피와 작은 공연, 소규모 플리마켓이 어우러지며 하루 동안 동명동 골목이 산뜻한 감성으로 채워질 예정이다.

 

대인예술야시장은 11월 매주 토요일 밤을 책임진다. 시장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음악과 퍼포먼스, 공방 체험, 다양한 먹거리가 여행자들의 감각을 깨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은 개관 10주년을 맞아 13~15일 ‘리맵핑 아시아(Remapping Asia)’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한국·대만·태국 연출진이 함께 만든 프로그램으로, 아시아라는 공간을 새롭게 읽는 문화적 시도를 담는다. 공연과 토크, 체험형 콘텐츠를 통해 색다른 관람 경험을 제공한다.

 

광주시 관계자는 “11월 광주는 자연과 문화, 사색과 휴식이 함께 있는 여행지”라며 “도시의 속도를 잠시 늦추고 걷는 여행으로 깊어가는 계절을 느껴보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정훈 기자 jhk7111@naver.com
Copyright @G.ECONOMY(지이코노미) Corp. All rights reserved.













서울특별시 서초구 언남5길 8(양재동, 설빌딩) 2층 | 대표전화 : 02-417-0030 | 팩스 : 02-417-9965 지이코노미(주) G.ECONOMY / 골프가이드 | 등록번호 : 서울, 아52989 서울, 아52559 | 등록(발행)일 : 2020-04-03 | 발행인·편집인 : 강영자, 회장 : 이성용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 방제일) G.ECONOMY의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 2022 G.ECONOMY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olf0030@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