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광주시가 5일 광산구 동곡동에서 첫 매입을 시작하며 2025년산 공공비축미 수매에 본격 돌입한다.
총 2,513t 규모로 추진되는 이번 매입은 지역 농가의 한 해 농사 결실이 수매 현장에서 평가받는 시기이자, 내년도 쌀 수급 안정의 첫 단추가 되는 만큼 현장의 긴장감도 감돌고 있다.
올해 매입 품종은 ‘신동진’과 ‘새청무’ 두 가지로 한정된다. 지역 RPC 관계자들은 “품종 혼입이 발생하면 농가에도 불이익이 크고, 전체 품질관리 체계에도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품종 순도 유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건조벼 2,060t과 산물벼 238t이 우선 매입되고, 벼 재배면적 조정제 참여 실적에 따라 추가 물량이 동별로 탄력 배정될 예정이라 농가의 관심이 더해지고 있다.
매입 일정은 5일부터 26일까지 21개 동을 순차 방문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는 접수 창구 운영을 넘어 대기 동선 관리, 검사 속도 개선, 농가 편의 지원 등 현장 운영 방식이 한층 세밀해졌다.
매입 현장에서는 40㎏당 4만 원의 중간정산금이 즉시 지급되며, 12월 전국 평균 산지 쌀값을 반영해 최종 정산 금액이 확정된다. 잔금은 연말 이전 지급할 계획으로, 농가의 자금 흐름을 고려한 일정이라는 평가다.
출하 요건도 엄격히 적용된다. 본인이 직접 생산하지 않은 벼를 출하할 경우 올해 매입 계약이 취소되고, 지정 품종 외 품종을 낼 경우 향후 5년간 공공비축미 매입 대상에서 제외된다.
한 마을 영농회 관계자는 “그동안 ‘뭐 그 정도야’ 하던 관행이 통하지 않는 분위기”라며 “품종부터 관리, 건조 상태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귀띔했다.
공공비축미는 평상시에는 안정적으로 보관·관리하다가, 쌀값이 급등하거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하면 방출해 시장 가격을 조절하는 ‘식량안보 장치’다.
가격 안정책의 일환으로 정부는 정부양곡 5만5,000t을 산지 유통업체에 대여 방식으로 공급했으며, 이 중 약 222t이 광주 지역 RPC에 배정돼 시중 공급에 활용되고 있다. “비축미는 저장곡이 아니라 국가의 식탁을 지키는 안전망”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광주시는 현장을 보다 촘촘하게 관리하기 위해 올해 동별 전담 공무원 배치제를 운영한다.
매입장 안전관리, 농가 동선 안내, 민원 응대까지 전담 인력을 둬 사고 예방과 혼선 최소화에 나선다.
배귀숙 농업동물정책과장은 “농관원·농협과 긴밀하게 협력해 수매 과정의 혼란을 줄이고, 농가가 편안하게 출하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쌀 한 알 한 알에 농가의 땀과 한 해의 시간이 담긴 만큼, 내일부터 시작되는 공공비축미 매입 현장에는 기대와 긴장, 그리고 농심(農心)이 함께 모여들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