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BNK금융지주가 빈대인 회장을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확정하며 2기 체제 출범을 공식화했다. 지역 기반 금융그룹이 부동산 PF 부실과 경기 침체 여파 속에서 연속성·안정성을 택했다는 평가다. 특히 부산 해양수도 프로젝트라는 국가급 어젠다가 그룹의 핵심 전략으로 부상하면서, 1기 동안 해당 프로젝트를 설계한 빈 회장의 구상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BNK금융 임추위는 8일 심층 면접과 표결을 거쳐 빈 회장을 회장 후보자로 단독 추천했으며, 이사회 역시 이를 최종 의결했다. 임추위는 “PF 부실 리스크가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에서 리스크관리와 조직 안정, 정책 대응력이 인선 핵심 기준이었다”고 밝혔다.
빈 회장은 2023년 취임 이후 경남은행 3,000억대 횡령 사태 수습과 내부통제 재정비를 지휘하며 조직 신뢰 회복에 주력했다. 내부통제 혁신단 확대, 결재 체계 전면 수정, 윤리경영부 신설 등을 단행해 부패 감시 기능의 독립성을 강화했다. 실적도 개선되며 BNK는 올해 8,000억대 역대 최대 순이익 달성 가능성이 점쳐진다. PF 부실 우려 속에서도 선제적 충당금 확보와 NPL 관리가 건전성 유지에 기여했다.
다만 연임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았다. 라이프자산운용 등 일부 주주가 “내부 출신 중심 후보군, 폐쇄적 절차”를 문제 삼으며 외부 검증, 이사회 개편 등을 요구했다. BNK는 이에 향후 경영 전략 설명회와 주주 소통 강화 방침을 내놓으며 수습에 나선 상태다.
빈 회장의 2기 핵심 과제는 ‘비전 2030’ 달성이다. 2030년 총자산 300조원 목표는 유지되지만 단순 외형 확장보다 정부가 요구하는 밸류업·주주가치 제고가 성과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BNK는 총주주환원율 50%(2027년 목표)를 제시했지만 현재는 35%대에 머무는 만큼 비은행 부문 확대가 해법으로 제시된다. BNK캐피탈·BNK투자증권 이익 비중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구조 전환이 가장 현실적 과제로 꼽힌다.
디지털·AI 기반 금융 전환과 글로벌 전략도 본격화된다. AI 신용평가 기반 중소기업 금융 접근성 개선, 지방금융 간 AI 거버넌스 구축 협약, BNK캐피탈 카자흐스탄 법인의 은행업 본인가 추진 등이 예정돼 있다. 이와 맞물려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연계한 해양금융 특화 전략 역시 그룹 핵심 미래 먹거리로 자리 잡았다.
빈 회장은 내년 3월 정기 주총을 거쳐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BNK 측은 “지배구조 개선 요구를 존중하며 주주와 지역사회 신뢰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