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장성군의 군정은 요즘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서 힘을 쓴다. 화려한 선언보다, 시간이 지나야 의미가 드러나는 선택들에 가깝다. 나라꽃 무궁화를 지역의 얼굴로 키우는 일도 그렇고, 농업과 축산 현장을 하나씩 점검하는 행보도 마찬가지다. 서로 다른 분야처럼 보이지만, 장성군이 쌓아온 결은 하나로 이어진다.
그 흐름은 최근 정부대전청사에서 열린 산림청 ‘국가 상징(무궁화) 선양 정부포상 전수식’에서 또 한 번 확인됐다. 장성군은 이날 행정안전부 장관 기관 표창을 받았다. 무궁화 보급과 관리, 교육과 홍보에 이르기까지 국가 상징을 생활 속으로 끌어온 점이 평가받았다.
이번 수상은 단기간 성과라기보다, 몇 해에 걸쳐 이어진 준비의 결과에 가깝다. 장성군은 무궁화를 단순히 ‘심는 꽃’이 아니라, 지역 정체성을 설명하는 언어로 다뤄왔다. 그 상징이 가장 또렷하게 드러나는 공간이 장성무궁화공원이다.
장성무궁화공원은 2021년 장성군과 두산그룹이 함께 조성했다. 9500㎡ 부지에 46개 품종, 1만 2000여 주의 무궁화가 식재돼 있다. 국내에서 관리·유통되는 거의 모든 품종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공간이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품종마다 다른 색과 형태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교육 공간이자 전시 공간, 동시에 일상의 쉼터 역할을 한다.
이 공원은 조성 이후 여러 차례 외부 평가에서도 이름을 올렸다. 2022년 산림청 나라꽃 무궁화 명소 최우수상, 2024년 전라남도 친환경 디자인 최우수상이 대표적이다.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넘어, 관리와 활용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같은 기반 위에서 지난해 8월 ‘제1회 나라꽃 무궁화 장성대축제’가 열렸다. 8월 7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축제에는 전라남도 무궁화 우수분화 품평회, 무궁화 묘목 나눔, 공연과 버스킹, 체험 프로그램 등이 어우러졌다. 무궁화를 전면에 내세운 축제는 흔치 않았지만, 2000여 명이 현장을 찾으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장성군은 이 축제를 통해 무궁화를 ‘보는 대상’에서 ‘경험하는 상징’으로 바꿨다. 아이들은 꽃을 직접 만지고, 어른들은 무궁화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다시 짚었다. 축제 이후에도 공원은 일상적인 방문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김한종 장성군수는 “나라꽃 무궁화는 상징성이 크지만, 정작 일상에서는 멀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며 “무궁화를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화와 상징 행정이 한 축이라면, 다른 한쪽에는 농업과 축산 현장이 있다. 장성군은 올해도 농업 기반을 다지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그중 하나가 ‘2026년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사업’이다.
군은 2월 11일까지 사업 신청을 받는다. 대상은 18세 이상 50세 미만으로, 영농 경력 10년 미만의 농업경영인과 예비 농업인이다. 선정되면 연리 1.5%, 5년 거치 20년 원금균등분할상환 조건으로 최대 5억 원까지 자금을 융자받을 수 있다. 자금 지원과 함께 영농 설계, 경영 안정화를 돕는 상담과 교육도 병행된다.
장성군은 이 사업을 통해 단순히 농업인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에 오래 머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청년층의 농촌 정착과 세대 교체를 동시에 염두에 둔 선택이다.
축산 분야에서도 비슷한 접근이 이어진다. 장성군은 이달 23일까지 축산분야 보조사업 신청을 받는다. 올해 추진되는 사업은 모두 31개로, 축종별 여건을 세분화해 구성됐다. 악취 저감제 지원, 한우 증체율 향상, 양돈 사양 관리 개선, 가금류 칼슘 첨가제, 꿀벌 기자재 지원 등이 포함된다.
보조사업은 읍·면 행정복지센터를 통해 접수되며, 2월 중 심의를 거쳐 대상 농가가 확정된다. 이후 교부와 사업 추진, 연말 정산까지 단계적으로 관리된다.
김 군수는 “환경 부담을 줄이면서도 축산물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실제 도움이 되는 사업이 되도록 살피겠다”고 말했다.
시설원예 농가를 위한 현장 기술 지원도 병행된다. 장성군은 2월 말까지 현장기술지원단을 운영하며 시설하우스 농가를 직접 찾아간다. 겨울철 온도 관리와 난방 효율은 작물 생육과 직결되는 만큼, 현장 점검의 비중이 크다.
지원단은 난방기기 작동 상태와 보온재·피복재 파손 여부, 환기창 개폐 상태를 점검한다. 결로와 과습, 수막시설 작동 여부도 함께 살핀다. 여기에 작물 생육 단계에 맞는 적정 온도 제시와 난방비 절감 기술 상담도 이뤄진다.
장성군은 무궁화 확산과 국가 상징 선양을 비롯해 농업·축산 분야 지원, 시설원예 현장 기술지원까지 군정 전반에서 현장 중심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상징 행정과 농업 기반 강화가 함께 진행되는 가운데, 군은 군민 생활과 맞닿은 분야를 중심으로 행정 지원을 지속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