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강매화 기자 |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이 은 가격이 향후 3개월 안에 온스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은 시장이 다시 한 번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은값이 이미 50% 가까이 급등한 가운데, 씨티는 중국발 수요 확대와 구조적인 공급 제약을 근거로 “상승 흐름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27일(현지시간)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은은 금보다 훨씬 증폭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기존 보유 물량이 시장에 나오기 위해서는 더 높은 가격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 내 실물 소비와 투자 수요가 동시에 늘고 있으며, 시장 규모가 작은 은 특성상 수급 변화가 가격에 즉각 반영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씨티는 금·은 가격 비율에도 주목했다. 해당 비율이 2011년 저점 수준인 32대 1까지 하락할 경우, 이론적으로 은 가격은 온스당 170달러까지 도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최근의 급등세가 단기 투기보다는 구조적 수급 변화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은 가격은 최근 장중 한때 117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루 변동폭 역시 금융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다. 씨티는 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음에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실물 시장의 수요 압력이 매우 강하다”고 판단했다.
은값 상승의 핵심 배경으로는 산업 수요 확대가 꼽힌다. 은은 전자기기, 전기차, 태양광 패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전반에 필수 소재로 사용된다. 시장조사업체 메탈스포커스에 따르면 산업용 수요는 전체 은 수요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다.
공급 측면에서는 구조적인 제약이 지속되고 있다. 은의 약 75%는 다른 금속 채굴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산돼 가격이 올라도 공급이 빠르게 늘어나기 어렵다. 글로벌 은 수요는 2018년 이후 공급을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으며, 지난해 공급 부족률은 약 18%에 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과열을 경계하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기술적 지표상 은 가격은 이미 200일 이동평균선의 두 배를 웃돌고 있으며, 금·은 가격 비율도 10여 년 만의 최저 수준이다. 네드데이비스리서치는 현재 은 시장을 “극단적인 과매수 국면”으로 평가했다.
정책 변수도 남아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가능성에 대비해 한때 런던에서 뉴욕으로 이동했던 은 물량이, 관세 부과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 확인되면서 다시 런던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회복되며 가격 압력이 일부 완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산운용업계는 신중론에 무게를 두고 있다. U.S.뱅크의 롭 호워스 전략가는 “은은 금보다 시장 규모가 작아 투기적 변동성이 훨씬 크다”며 “급등 이후에는 급락도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즈덤트리의 니테시 샤 전략가 역시 단기 과열을 지적하며 연말 목표가를 88달러로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