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김정훈 기자 | 서남해안의 수많은 섬을 하나의 문화 네트워크로 엮어보자는 구상이 해남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섬의 풍경과 삶, 문화 자산을 예술로 연결해 새로운 문화 지도를 그려보자는 이른바 ‘섬 아트벨트’ 구상이다.
해남군과 한국섬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W.I.N.(World Island Net) 포럼이 지난 13일 해남126 오시아노호텔에서 열렸다.
해남군에 따르면 이번 포럼에는 해남군을 비롯해 목포·완도·신안·진도 등 서남해안 5개 시·군 관계자와 주민 등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현장과 온라인을 병행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섬 정책과 문화·관광 분야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해 섬을 매개로 한 문화예술 전략을 공유했다.
W.I.N. 포럼은 지난 2020년 시작됐다. 섬이 가진 자연과 문화의 가치를 다시 들여다보고 지속 가능한 발전 방향을 찾기 위해 서남해안 5개 시·군이 협력해 이어오고 있는 교류 행사다. 섬 정책과 관광, 문화콘텐츠를 연결하는 협력 플랫폼 역할을 하며 해마다 논의의 폭을 넓혀왔다.
올해로 여섯 번째 열린 이번 포럼의 화두는 ‘섬, 예술로 잇다: 서남해안 섬벨트와 트리엔날레’다. 각 지자체 단위를 넘어 ‘섬벨트’라는 광역적 시각에서 국제 예술행사를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특히 포럼에서는 2030년 서남해안 섬벨트 트리엔날레 개최를 목표로 섬의 자연환경과 역사, 어촌문화 등을 예술 콘텐츠로 확장하는 전략이 공유됐다. 섬 곳곳을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국제 미술 축제를 통해 관광과 문화,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는 모델을 구상하는 데 의견이 모였다.
행사는 일본 세토우치 국제예술제 관계자의 기조 발제로 시작됐다. 세토우치 국제예술제는 일본 나오시마와 인근 섬을 중심으로 열리는 세계적인 섬 예술 축제로, 섬의 자연환경과 예술을 결합해 지역 경제와 관광을 동시에 활성화시킨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어 ▲서남해안 섬벨트 트리엔날레 추진 방향 ▲5개 지자체 매력 자원 발굴 및 적용 방안 ▲정부 부처와 전문가 토론 등이 이어지며 섬을 연결하는 문화관광 생태계 구축 가능성이 논의됐다.
토론에서는 각 지자체가 보유한 섬 자원을 어떻게 문화 콘텐츠로 풀어낼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도 나왔다. 목포는 근대역사문화와 해양관광 자원을, 완도는 청정 해양환경과 수산문화, 신안은 다도해 풍경과 섬 문화유산, 진도는 전통예술과 민속문화를 중심으로 한 예술 콘텐츠 활용 가능성이 제시됐다. 해남 역시 땅끝 관광자원과 오시아노 관광단지, 해양경관 등을 연결한 문화관광 프로그램 확대 필요성이 언급됐다.
또 섬 지역이 겪고 있는 인구 감소와 지역 활력 저하 문제를 문화예술을 통해 풀어가야 한다는 의견도 이어졌다. 섬을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문화 창작 공간으로 활용하면 예술가와 방문객이 함께 찾는 새로운 문화 거점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참석자들은 서남해안 일대가 수천 개의 섬과 다양한 어촌 문화, 풍부한 해양 경관을 품고 있는 만큼 이를 예술과 결합하면 세계적인 해양문화 콘텐츠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데 공감했다. 동시에 지자체 간 협력과 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해남군 관계자는 “W.I.N. 포럼은 섬의 고유한 매력에 예술이라는 활력을 더하는 협력의 출발점”이라며 “서남해안 5개 시·군이 힘을 모아 섬의 가치를 넓히고 지역 발전의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W.I.N. 포럼은 서남해안 섬 지역의 문화와 관광, 정책 협력을 확대하기 위한 정기 교류 행사로 자리 잡고 있으며, 앞으로도 섬 문화 네트워크 구축과 공동 프로젝트 발굴을 위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