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이코노미 양하영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의 급격한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설계와 건설 방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하면서, 아시아 태평양(APAC) 지역 내 국가별 건설 비용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Cushman & Wakefield)가 최근 발표한 ‘아시아 태평양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 가이드 2026’에 따르면, 조달 전략과 인건비, 공급망 제약 등의 영향으로 지역 내 건설 비용 편차가 최대 2.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일본·싱가포르 ‘최고가’ vs 대만 ‘최저가’… 시장별 양극화 뚜렷
현재 APAC 전역의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은 MW(메가와트)당 최소 790만 달러에서 최대 1,920만 달러 사이를 기록하고 있다.
일본은 MW당 1,920만 달러로 지역 내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시장 지위를 유지했으며, 싱가포르(1,790만 달러)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대만은 MW당 790만 달러로 가장 저렴한 시장으로 조사됐다. 이는 동일한 데이터센터를 짓더라도 지역에 따라 개발 경제학이 전혀 다르게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 AI가 바꾼 데이터센터 표준… “더 높고, 더 차갑고, 더 단단하게”
비용 상승의 핵심 동력은 단연 AI다. 앤드류 그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APAC 데이터센터 그룹 책임자는 “AI가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요구 사항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더 높은 전력 밀도와 복잡한 냉각 시스템, 강력한 구조적 복원력이 차세대 시설의 표준이 되면서 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시설 설계는 과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새로운 하드웨어 수용을 위해 ‘셸 앤 코어(shell and core)’ 수준에서부터 고사양화가 진행 중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시장이 미래 디지털 인프라 투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 전력 수급 및 조달 여건이 프로젝트 성패 갈라
도쿄, 싱가포르, 시드니 등 기존 허브 지역에서는 전력 공급이 가능한 부지 확보 경쟁과 전력망 용량 제약이 프로젝트의 리스크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과 비중국 공급업체 간의 장비 가격 격차 확대, 조립식·모듈식 건축 방식의 채택 증가 등이 예산 변동성을 키우는 구조적 요인으로 지목됐다.
샘 애셔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APAC 프로젝트 및 개발 서비스 부문 책임자는 “이제 전력 공급 준비 상태와 조달 결정이 프로젝트 타당성 평가의 핵심”이라며 “고밀도 인프라와 빠른 구축 일정이 요구되는 AI 중심 프로젝트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